무려 33만부. 아리스토텔레스와 칸트, 밀, 롤스 등의 철학세계를 오고가며 도덕과 정의의 문제를 다룬 ‘재미없는’ 인문과학 서적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하버드대 마이클 센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다. 이명박 대통령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통독했다고 알려지면서 더 화제가 된 이 책위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도덕에 기초하는 정치는 회피하는 정치보다 시민의 사기 진작에 더 도움이 된다. 더불어 정의로운 사회 건설에 더 희망찬 기반을 제공한다.”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단계다. 대체적인 평가는 ‘실망’이다. ‘험악한’ 국민정서를 읽은 듯 청문회 대상자들도 ‘발빠른 사과’를 연발하고 있다.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를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오죽하면 ‘죄송 청문회’라는 신조어까지 떠돌까.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다. 사회 지도층의 ‘책임’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돈 몇푼 내놓으면 그만’이라는 기부 쯤으로 치부하는 한국사회에서 ‘도덕적 의무’를 환기시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는 생각도 들지만 이제 대한민국은 G20 의장국이다. 국무총리와 장관이라는 ‘영광’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희생’과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자녀교육을 위한 것이라면…”이라며 너그럽게 받아들여달라는 ‘사과’는 매년 수천명에 달하는 ‘위장전입 피의자’에게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뿐이다. 정당한 민원조차 거절당하는 서민들은 친밀함의 표현과 특권을 구별하지 못하는 청문회 대상자들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사과’가 잘못을 인정한 첫 단추라면 ‘책임’은 지도층으로 인정받기 위한 마지막 단추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더 나쁘긴 하지만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도 모든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더 따뜻한 나라, 더 큰 나라’의 도덕적 기반은 ‘낯 뜨겁지 않은 대한민국’이 아닐까.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에게 정의가 무엇일지 ‘정말’ 궁금하다.
정치팀 허신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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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에 기초하는 정치는 회피하는 정치보다 시민의 사기 진작에 더 도움이 된다. 더불어 정의로운 사회 건설에 더 희망찬 기반을 제공한다.”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단계다. 대체적인 평가는 ‘실망’이다. ‘험악한’ 국민정서를 읽은 듯 청문회 대상자들도 ‘발빠른 사과’를 연발하고 있다.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를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오죽하면 ‘죄송 청문회’라는 신조어까지 떠돌까.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다. 사회 지도층의 ‘책임’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돈 몇푼 내놓으면 그만’이라는 기부 쯤으로 치부하는 한국사회에서 ‘도덕적 의무’를 환기시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는 생각도 들지만 이제 대한민국은 G20 의장국이다. 국무총리와 장관이라는 ‘영광’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희생’과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자녀교육을 위한 것이라면…”이라며 너그럽게 받아들여달라는 ‘사과’는 매년 수천명에 달하는 ‘위장전입 피의자’에게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뿐이다. 정당한 민원조차 거절당하는 서민들은 친밀함의 표현과 특권을 구별하지 못하는 청문회 대상자들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사과’가 잘못을 인정한 첫 단추라면 ‘책임’은 지도층으로 인정받기 위한 마지막 단추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더 나쁘긴 하지만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도 모든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더 따뜻한 나라, 더 큰 나라’의 도덕적 기반은 ‘낯 뜨겁지 않은 대한민국’이 아닐까.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에게 정의가 무엇일지 ‘정말’ 궁금하다.
정치팀 허신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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