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
“SH공사와 손잡고 공영개발 추진”
북한산 일대를 현대사교육장으로 … 친환경무상급식, 농업구조혁명으로 이어질 것
“지금까지는 거의 재건축·재개발 민원입니다. 내용도 대동소이합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사진)은 “10월 1일부터 공공관리제가 시작된다지만 도시·주거환경정비법이 바뀌지 않는 한 여전히 주민만 교체하는 재개발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임한지 두달. 박 구청장은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구청장실을 개방했다. 주민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겠다는 취지였다. 아침이면 우이천이나 동네 공원 등 주민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가 주민들 얘기를 들었다. 예상했던 대로 주민들이 가장 빈번하게 얘기하는 부분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었다.
◆주민 삶의 질 높이는 재개발 =
원주민이 재입주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재건축·재개발. 지금 자치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반대하는 주민이 있어도 사업추진은 가능하다. 개발이익은 특정집단에게 돌아간다. 박 구청장은 그 해결책 중 ‘기본’으로 투명성을 들었다.
“주민들에게 사업추진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주민들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전에는 사전설명회를 열 작정이다. 인근지역 정비사업 현황과 진행절차 그리고 공공관리자제도에 대한 설명이 주가 될 것이다. 현행 법령체계와 그에 따른 한계점 등도 빼놓아서는 안되는 정보다. 그 다음단계는 설문조사. 지역 주민들이 해당 지역이 재개발·재건축 기본계획에 반영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묻는 과정이다.
동시에 대안을 궁리할 참이다. 주민들 의견을 듣는 일도 그 준비과정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부에 정책변화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는 것이다. 현 단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주민과 SH공사가 함께 하는 공영개발이다.
박 구청장은 “SH공사는 사기업이 아닌 공기업”이라며 “공영개발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집문제 해결이라는 공사 본래의 업무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SH공사와 손잡고 공영개발을 성공시킨 ‘전력’도 있다. 1995년 시의원으로 활동할 때 수유리의 한 연립단지 재건축을 추진했고 원래 주민이 100% 재입주했다.
◆2011년 초등학생부터 무상급식 =
교육과 복지 개발. 박겸수 구청장이 지역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꼽는 3개의 기본 축이다. ‘서울시 친환경무상급식추진운동본부 민주당 강북갑 추진본부장’ ‘민주당 서울시당 공교육정상화특별위원장’이라는 긴 직함이 말하듯 그 중 최우선 과제는 교육이다. 당장 내년 초등학생을 시작으로 2012년이면 고등학생까지 친환경무상급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교육청 지원금을 고려하더라도 초등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하는데 10억~12억원이 필요합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내년 사업예산을 해부해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예산은 다 끌어모을 겁니다.”
그러나 내심 국비지원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6·2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 쟁점이 됐듯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는 각 후보들이 ‘친환경’을 공약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이들 먹을거리에서 비롯된 친환경식자재가 농법부터 공급 유통 등 농업 전반 구조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그 과정에서 다량의 일자리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저소득층과 우수 학생을 위한 장학재단, 지역 내 고등학교 건립 등 초·중·고교생을 위한 교육정책의 다른 한 축은 시민을 위한 평생교육이다. 풀뿌리도서관과 도서관 연계망 구축 외에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주민을 위한 인문학교실인 ‘다산아카데미’다. 한양대에서 진행중인 강좌를 구청에서 개설, 다산의 사상과 철학 등에 대한 강의와 함께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 것이다.
◆한국현대사박물관 건립 추진 =
“얼마 전 이 준 열사 104주년 추념식에 다녀왔습니다. 제상에 과일조차 없는 쓸쓸한 행사를 보며 울컥해졌어요. 현재 묘소에 있는 독립운동가들이라도 후손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강북이 가진 주요한 자산 중 하나, 한국 현대사의 발자취다. 이 준 열사 묘역을 비롯해 3·1운동의 시발지인 봉황각, 국립4·19묘지를 비롯해 손병희·여운형 선생 묘소, 그리고 문익환 생가까지. 독립 민주화 통일이라는 현대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박 구청장은 관련 유물을 발굴·수집하는 한편 한국현대사박물관을 건립해 강북을 현대사교육장으로 만들 구상을 밝혔다. 당장 내년부터 지역 교육청과 연계해 글쓰기나 그림 대회를 여는 등 실질적인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북한산둘레길 북한산성 등 문화·역사 자원과 우이동 등 자연 자원, 현대사박물관을 연계하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겁니다.”
이 모든 일은 함께 하는 이들은 ‘1100명에 달하는 강북구청장’ 즉 직원들이다. 박 구청장은 “직원들은 구청장보다 훨씬 자주 주민들을 만난다”며 “공무원들이 ‘일할 맛나는’ 조직과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사와 평가 과정을 공무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직원들과 마음을 하나로 섞는다는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중순 이후에는 팀장급 이하 전체 직원들과 팀단위로 점심을 함께 할 겁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SH공사와 손잡고 공영개발 추진”
북한산 일대를 현대사교육장으로 … 친환경무상급식, 농업구조혁명으로 이어질 것
“지금까지는 거의 재건축·재개발 민원입니다. 내용도 대동소이합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사진)은 “10월 1일부터 공공관리제가 시작된다지만 도시·주거환경정비법이 바뀌지 않는 한 여전히 주민만 교체하는 재개발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임한지 두달. 박 구청장은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구청장실을 개방했다. 주민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겠다는 취지였다. 아침이면 우이천이나 동네 공원 등 주민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가 주민들 얘기를 들었다. 예상했던 대로 주민들이 가장 빈번하게 얘기하는 부분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었다.
◆주민 삶의 질 높이는 재개발 =
원주민이 재입주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재건축·재개발. 지금 자치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반대하는 주민이 있어도 사업추진은 가능하다. 개발이익은 특정집단에게 돌아간다. 박 구청장은 그 해결책 중 ‘기본’으로 투명성을 들었다.
“주민들에게 사업추진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주민들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전에는 사전설명회를 열 작정이다. 인근지역 정비사업 현황과 진행절차 그리고 공공관리자제도에 대한 설명이 주가 될 것이다. 현행 법령체계와 그에 따른 한계점 등도 빼놓아서는 안되는 정보다. 그 다음단계는 설문조사. 지역 주민들이 해당 지역이 재개발·재건축 기본계획에 반영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묻는 과정이다.
동시에 대안을 궁리할 참이다. 주민들 의견을 듣는 일도 그 준비과정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부에 정책변화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는 것이다. 현 단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주민과 SH공사가 함께 하는 공영개발이다.
박 구청장은 “SH공사는 사기업이 아닌 공기업”이라며 “공영개발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집문제 해결이라는 공사 본래의 업무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SH공사와 손잡고 공영개발을 성공시킨 ‘전력’도 있다. 1995년 시의원으로 활동할 때 수유리의 한 연립단지 재건축을 추진했고 원래 주민이 100% 재입주했다.
◆2011년 초등학생부터 무상급식 =
교육과 복지 개발. 박겸수 구청장이 지역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꼽는 3개의 기본 축이다. ‘서울시 친환경무상급식추진운동본부 민주당 강북갑 추진본부장’ ‘민주당 서울시당 공교육정상화특별위원장’이라는 긴 직함이 말하듯 그 중 최우선 과제는 교육이다. 당장 내년 초등학생을 시작으로 2012년이면 고등학생까지 친환경무상급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교육청 지원금을 고려하더라도 초등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하는데 10억~12억원이 필요합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내년 사업예산을 해부해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예산은 다 끌어모을 겁니다.”
그러나 내심 국비지원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6·2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 쟁점이 됐듯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는 각 후보들이 ‘친환경’을 공약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이들 먹을거리에서 비롯된 친환경식자재가 농법부터 공급 유통 등 농업 전반 구조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그 과정에서 다량의 일자리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저소득층과 우수 학생을 위한 장학재단, 지역 내 고등학교 건립 등 초·중·고교생을 위한 교육정책의 다른 한 축은 시민을 위한 평생교육이다. 풀뿌리도서관과 도서관 연계망 구축 외에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주민을 위한 인문학교실인 ‘다산아카데미’다. 한양대에서 진행중인 강좌를 구청에서 개설, 다산의 사상과 철학 등에 대한 강의와 함께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 것이다.
◆한국현대사박물관 건립 추진 =
“얼마 전 이 준 열사 104주년 추념식에 다녀왔습니다. 제상에 과일조차 없는 쓸쓸한 행사를 보며 울컥해졌어요. 현재 묘소에 있는 독립운동가들이라도 후손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강북이 가진 주요한 자산 중 하나, 한국 현대사의 발자취다. 이 준 열사 묘역을 비롯해 3·1운동의 시발지인 봉황각, 국립4·19묘지를 비롯해 손병희·여운형 선생 묘소, 그리고 문익환 생가까지. 독립 민주화 통일이라는 현대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박 구청장은 관련 유물을 발굴·수집하는 한편 한국현대사박물관을 건립해 강북을 현대사교육장으로 만들 구상을 밝혔다. 당장 내년부터 지역 교육청과 연계해 글쓰기나 그림 대회를 여는 등 실질적인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북한산둘레길 북한산성 등 문화·역사 자원과 우이동 등 자연 자원, 현대사박물관을 연계하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겁니다.”
이 모든 일은 함께 하는 이들은 ‘1100명에 달하는 강북구청장’ 즉 직원들이다. 박 구청장은 “직원들은 구청장보다 훨씬 자주 주민들을 만난다”며 “공무원들이 ‘일할 맛나는’ 조직과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사와 평가 과정을 공무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직원들과 마음을 하나로 섞는다는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중순 이후에는 팀장급 이하 전체 직원들과 팀단위로 점심을 함께 할 겁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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