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지난 3일로 독일이 통일된 지 20년이 됐다. 20년에 맞춰 언론에서 독일 통일 이후를 되짚어보고 세미나도 열었다. 한반도 통일의 문제들을 내다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것은 통일 문제의 중요성이나 현실적 필요성에 비춰 지극히 미미한 것이었다. 더구나 일반 국민들은 독일 통일에 어떤 감동도 한반도 통일의 절실함도 있는 것 같지 않았다.
한반도 통일의 진짜 문제는 한국에서 통일 문제가 이처럼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통일세 문제를 제기해도 국회에서조차 후속논의가 시도되지 않았다.
왜 이런 것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 문제, 천안함사태 같은 일들이 계속되고 있고 한쪽에서는 때아닌 한미동맹 강화론이 기세를 펴고 있다. 이런 수상한 현실에서 ‘통일’이 씨가 먹힐 리 없다.
독일이 통일된 지 20년이 됐으나 ‘김일성조선’은 3대세습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민들은 이제 통일을 비현실적인 문제로 망각하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통일 기피 현상마저 내보이고 있다.
반쪽으로는 결코 온전할 수 없다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반쪽으로는 결코 온전할 수 없다. 반쪽으로도 이만큼 살고 있으니 괜찮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 반쪽으로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전쟁이 날 수도 있지 않는가.
통일은 빠를수록 좋다. 늦어지면 그만큼 통일비용은 커지게 마련이다. 분단 반세기만에 남북간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차이가 주는 갈등의 골이 얼마나 깊어져 있는지는 우리가 다 아는 일이다.
한국의 이런 현실에 심각한 염려를 하고 있는 것은 정작 한국사람 아닌 외국 사람들이다. 지난 2월 서울에 왔던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은 한국사람들이 통일에 두려움이 많다는 말을 들었던 모양이다.
그는 독일사람들은 통일에 대해 아주 행복해하고 있다면서 통일이 되면 예상치 못했던 힘이 생긴다는 것을 독일국민들은 알게 됐다고 애써 강조했다. 통일 20년에 맞춰 독일에서 조사한 것을 보면 독일국민 84%가 통일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데서도 잘 나타나 있다.
지난 4월 서울의 통일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던 중국 베이징대 주펑 교수는 “민족적, 역사적으로 한반도 통일은 당위성을 갖고 있으므로 한국정부가 야심을 갖고 통일 문제에 몸을 던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우 중요한 말이다. 그는 한국정부나 국민들이 통일에 몸을 던지는 ‘야심’이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일부에서는 한반도 통일에 중국이 방해하지나 않을지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그럴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이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갖고 확신있게 임하면 중국의 개입은 불가능할 것이다.
중국이 한반도 통일 문제에 개입한다는 것은 대만과의 통일 문제에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개입에 명분을 주게 될 것이다. 또 한반도 통일에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게 되면 중국패권주의에 대한 국제적 경계심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한국이 통일에 ‘야심’을 갖고 밀고나가면 문제가 생길 것 같지 않지만 한국이 지금처럼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북한 봉쇄정책을 고수하다가는 중국의 간섭을 자초하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통일에 대한 야심 있어야 통일 가능
다행한 것은 최근 정부나 일부 언론에서 통일 문제를 지난 3년간과는 다른 시각에서 보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천영우 외교부차관은 지난 4월 열렸던 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북한에 체제를 무너뜨릴 바이러스가 스며들고 있어 통일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망하면서 이제 통일은 필연적인 것이 되고 있다고 했다. 눈길을 끌만한 발언이다.
그리고 그는 통일비용과 관련해 “올해 예산의 1% 정도면 북한주민들을 굶주림에서 해방시킬 수 있고 통일 후 20년 동안 GDP의 2~3%를 투입하면 북한의 산업기반을 재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핵문제, 천안함사태도 통일이 해결해줄지 모른다. 이 시대 우리에게 통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독일에서 보듯 통일은 멀지 않았고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통일의지이다.
임춘웅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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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로 독일이 통일된 지 20년이 됐다. 20년에 맞춰 언론에서 독일 통일 이후를 되짚어보고 세미나도 열었다. 한반도 통일의 문제들을 내다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것은 통일 문제의 중요성이나 현실적 필요성에 비춰 지극히 미미한 것이었다. 더구나 일반 국민들은 독일 통일에 어떤 감동도 한반도 통일의 절실함도 있는 것 같지 않았다.
한반도 통일의 진짜 문제는 한국에서 통일 문제가 이처럼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통일세 문제를 제기해도 국회에서조차 후속논의가 시도되지 않았다.
왜 이런 것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 문제, 천안함사태 같은 일들이 계속되고 있고 한쪽에서는 때아닌 한미동맹 강화론이 기세를 펴고 있다. 이런 수상한 현실에서 ‘통일’이 씨가 먹힐 리 없다.
독일이 통일된 지 20년이 됐으나 ‘김일성조선’은 3대세습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민들은 이제 통일을 비현실적인 문제로 망각하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통일 기피 현상마저 내보이고 있다.
반쪽으로는 결코 온전할 수 없다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반쪽으로는 결코 온전할 수 없다. 반쪽으로도 이만큼 살고 있으니 괜찮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 반쪽으로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전쟁이 날 수도 있지 않는가.
통일은 빠를수록 좋다. 늦어지면 그만큼 통일비용은 커지게 마련이다. 분단 반세기만에 남북간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차이가 주는 갈등의 골이 얼마나 깊어져 있는지는 우리가 다 아는 일이다.
한국의 이런 현실에 심각한 염려를 하고 있는 것은 정작 한국사람 아닌 외국 사람들이다. 지난 2월 서울에 왔던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은 한국사람들이 통일에 두려움이 많다는 말을 들었던 모양이다.
그는 독일사람들은 통일에 대해 아주 행복해하고 있다면서 통일이 되면 예상치 못했던 힘이 생긴다는 것을 독일국민들은 알게 됐다고 애써 강조했다. 통일 20년에 맞춰 독일에서 조사한 것을 보면 독일국민 84%가 통일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데서도 잘 나타나 있다.
지난 4월 서울의 통일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던 중국 베이징대 주펑 교수는 “민족적, 역사적으로 한반도 통일은 당위성을 갖고 있으므로 한국정부가 야심을 갖고 통일 문제에 몸을 던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우 중요한 말이다. 그는 한국정부나 국민들이 통일에 몸을 던지는 ‘야심’이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일부에서는 한반도 통일에 중국이 방해하지나 않을지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그럴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이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갖고 확신있게 임하면 중국의 개입은 불가능할 것이다.
중국이 한반도 통일 문제에 개입한다는 것은 대만과의 통일 문제에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개입에 명분을 주게 될 것이다. 또 한반도 통일에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게 되면 중국패권주의에 대한 국제적 경계심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한국이 통일에 ‘야심’을 갖고 밀고나가면 문제가 생길 것 같지 않지만 한국이 지금처럼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북한 봉쇄정책을 고수하다가는 중국의 간섭을 자초하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통일에 대한 야심 있어야 통일 가능
다행한 것은 최근 정부나 일부 언론에서 통일 문제를 지난 3년간과는 다른 시각에서 보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천영우 외교부차관은 지난 4월 열렸던 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북한에 체제를 무너뜨릴 바이러스가 스며들고 있어 통일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망하면서 이제 통일은 필연적인 것이 되고 있다고 했다. 눈길을 끌만한 발언이다.
그리고 그는 통일비용과 관련해 “올해 예산의 1% 정도면 북한주민들을 굶주림에서 해방시킬 수 있고 통일 후 20년 동안 GDP의 2~3%를 투입하면 북한의 산업기반을 재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핵문제, 천안함사태도 통일이 해결해줄지 모른다. 이 시대 우리에게 통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독일에서 보듯 통일은 멀지 않았고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통일의지이다.
임춘웅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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