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헌장과 노벨평화상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零八憲章) 서명을 주도한 리유샤오보(劉曉波)가 2010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지명되자 일반 중국인들은 자국민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자부심을 느끼고 이를 환희하고 있는 데 반해 중국 정부는 심기가 몹시 불편해 보인다.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정부가 국민의 민주화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수세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인권운동 지도자에게 노벨 평화상이 수여된다는 것은 민주화세력을 고무하는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유샤오보가 민주화 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11년 형을 받고 수감 중에 있어 중국은 벌써부터 인권 탄압에 대한 국제적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서 유럽연합 지도자들이 리유샤오보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안팎으로부터 압력을 받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노벨평화상은 중국 민주화운동 고무 효과
리유샤오보의 평화상 수상은 중국이 언론 통제를 통해 그 동안 바깥 세계에 감추어왔던 내부의 취약점을 드러내 중국 정부의 처신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 같다. 특히 08헌장이 각광을 받게 되면서 중국 민주화운동이 소수 지식층의 반체제운동 수준이 아니라 정권에 도전하는 시민운동의 성격을 띠고 있음이 밝혀졌다. 앞으로 중국의 민주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된다.
이미 2008년 12월 9일 08헌장이 처음 발표됐을 때부터 이 헌장이 ‘충격적 체제 변혁’을 주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아 큰 관심을 끌지 못했었다. 그런데 리유샤오보의 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다시 각광을 받게 된 08헌장의 내용을 읽어 보니 이 헌장이 체코의 민주화를 유도한 ‘77헌장’을 능가하는 체제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역사적 문서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일당독재 폐지 위해 헌법 개정 주장하는 08헌장
2008년 중국 정부가 현란한 베이징올림픽 개·폐막식으로 전 세계인을 최면하고 중국의 ‘위대함’을 과시한 데 만족하고 있을 때 중국의 민주화세력은 12월 10일 세계인권선포일에 즈음하여 오래 동안 준비한 ‘중국의 민주화 설계도’를 발표한다.
역사적인 08헌장이다. 공안당국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303인이 서명한 08헌장은 세계인권의 날 전야에 발표돼 전 세계에 알려졌다. 리더인 리유샤오보는 관헌에 구금됐지만 서명자는 1주일 만에 6500명으로 늘어났다. 천안문 시위로 폭발한 중국의 민주화운동이 21년 만에 부활을 선언하는 ‘사건’이었다.
08헌장 내용은 한 마디로 충격적이다. 프랑스혁명의 인권 선언이나 미국 독립선언문을 연상시킨다. 헌장 작성에 작가 지식인 변호사 언론인 퇴직한 공산당관료 노동자 농민 기업가 등 사회 모든 계층 대표자들이 참가하고 있다.
서문, 우리의 기본 개념, 우리의 기본 입장, 결론 4부로 구성된 헌장은 현재의 중국은 인민공화국이라고 선포하고 있지만 ‘인민은 없고’ 당이 지배하는 국가라고 지적하고 현행 헌법을 개정해서 일당 독재를 버리고 국민이 직접 뽑는 자유민주국가를 건설할 것을 주장한다. 세계적 보편가치인 자유 평등 인권의 보장을 요구하며 이 보편적 가치가 박탈당한 ‘근대화’와 정치제도는 인민에게서 그들의 권리를 빼앗는 제도라고 비판한다.
그리고 21세기의 중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것인가? 독재치하에서 ‘근대화’를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보편가치를 받드는 주류문화에 합류해서 진정한 민주 정부를 건설할 것인가? 고 묻고 일당독재를 버리고 새 민주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헌장은 언론 출판 신앙 집회 결사의 자유 파업 시위의 자유를 보편적 가치의 핵심이라고 규정한다. 특히 언론자유는 모든 자유의 기초라고 강조한다. ‘인권’은 각자가 향유하는 천부의 권리로서 인권 보장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목적라고 주장한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주권이 인민에게 있다는 것 따라서 민주주의는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를 건설하는 제도라고 규정한다. 헌장은 결론에서 중국은 정치민주화를 더 이상 연기할 수 없으며 그러므로 우리는 행동을 취해야한다고 말하고 모든 중국인들이 사회를 함께 바꾸는 위대한 변화의 추진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
공산당 정권에 대한 공개적인 도전 문서라고 볼 수 있다.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많은 중국 시민이 헌장 내용에 호응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긴장하고 있는 이유이다. 원자바오 총리를 중심으로 중국의 민주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공식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국민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중국이 경제에서 정치개혁으로 관심을 돌리지 않을 수 없는 때가 온 것 같다.
언론인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零八憲章) 서명을 주도한 리유샤오보(劉曉波)가 2010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지명되자 일반 중국인들은 자국민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자부심을 느끼고 이를 환희하고 있는 데 반해 중국 정부는 심기가 몹시 불편해 보인다.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정부가 국민의 민주화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수세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인권운동 지도자에게 노벨 평화상이 수여된다는 것은 민주화세력을 고무하는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유샤오보가 민주화 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11년 형을 받고 수감 중에 있어 중국은 벌써부터 인권 탄압에 대한 국제적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서 유럽연합 지도자들이 리유샤오보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안팎으로부터 압력을 받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노벨평화상은 중국 민주화운동 고무 효과
리유샤오보의 평화상 수상은 중국이 언론 통제를 통해 그 동안 바깥 세계에 감추어왔던 내부의 취약점을 드러내 중국 정부의 처신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 같다. 특히 08헌장이 각광을 받게 되면서 중국 민주화운동이 소수 지식층의 반체제운동 수준이 아니라 정권에 도전하는 시민운동의 성격을 띠고 있음이 밝혀졌다. 앞으로 중국의 민주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된다.
이미 2008년 12월 9일 08헌장이 처음 발표됐을 때부터 이 헌장이 ‘충격적 체제 변혁’을 주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아 큰 관심을 끌지 못했었다. 그런데 리유샤오보의 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다시 각광을 받게 된 08헌장의 내용을 읽어 보니 이 헌장이 체코의 민주화를 유도한 ‘77헌장’을 능가하는 체제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역사적 문서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일당독재 폐지 위해 헌법 개정 주장하는 08헌장
2008년 중국 정부가 현란한 베이징올림픽 개·폐막식으로 전 세계인을 최면하고 중국의 ‘위대함’을 과시한 데 만족하고 있을 때 중국의 민주화세력은 12월 10일 세계인권선포일에 즈음하여 오래 동안 준비한 ‘중국의 민주화 설계도’를 발표한다.
역사적인 08헌장이다. 공안당국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303인이 서명한 08헌장은 세계인권의 날 전야에 발표돼 전 세계에 알려졌다. 리더인 리유샤오보는 관헌에 구금됐지만 서명자는 1주일 만에 6500명으로 늘어났다. 천안문 시위로 폭발한 중국의 민주화운동이 21년 만에 부활을 선언하는 ‘사건’이었다.
08헌장 내용은 한 마디로 충격적이다. 프랑스혁명의 인권 선언이나 미국 독립선언문을 연상시킨다. 헌장 작성에 작가 지식인 변호사 언론인 퇴직한 공산당관료 노동자 농민 기업가 등 사회 모든 계층 대표자들이 참가하고 있다.
서문, 우리의 기본 개념, 우리의 기본 입장, 결론 4부로 구성된 헌장은 현재의 중국은 인민공화국이라고 선포하고 있지만 ‘인민은 없고’ 당이 지배하는 국가라고 지적하고 현행 헌법을 개정해서 일당 독재를 버리고 국민이 직접 뽑는 자유민주국가를 건설할 것을 주장한다. 세계적 보편가치인 자유 평등 인권의 보장을 요구하며 이 보편적 가치가 박탈당한 ‘근대화’와 정치제도는 인민에게서 그들의 권리를 빼앗는 제도라고 비판한다.
그리고 21세기의 중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것인가? 독재치하에서 ‘근대화’를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보편가치를 받드는 주류문화에 합류해서 진정한 민주 정부를 건설할 것인가? 고 묻고 일당독재를 버리고 새 민주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헌장은 언론 출판 신앙 집회 결사의 자유 파업 시위의 자유를 보편적 가치의 핵심이라고 규정한다. 특히 언론자유는 모든 자유의 기초라고 강조한다. ‘인권’은 각자가 향유하는 천부의 권리로서 인권 보장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목적라고 주장한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주권이 인민에게 있다는 것 따라서 민주주의는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를 건설하는 제도라고 규정한다. 헌장은 결론에서 중국은 정치민주화를 더 이상 연기할 수 없으며 그러므로 우리는 행동을 취해야한다고 말하고 모든 중국인들이 사회를 함께 바꾸는 위대한 변화의 추진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
공산당 정권에 대한 공개적인 도전 문서라고 볼 수 있다.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많은 중국 시민이 헌장 내용에 호응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긴장하고 있는 이유이다. 원자바오 총리를 중심으로 중국의 민주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공식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국민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중국이 경제에서 정치개혁으로 관심을 돌리지 않을 수 없는 때가 온 것 같다.
언론인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