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결심한 부부 화해 설득에 탁월“조정을 받던 부부가 눈물을 펑펑 쏟고 ‘고맙다’고 한 적도 여러번입니다.”
강영수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은 높은 조정 성공률을 자랑한다. 이혼 조정은 인생 경험과 법률 지식을 적절히 활용해 소송까지 제기한 부부들을 설득하는 어려운 작업. 그가 조정을하면 소를 취하하고 화해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법원 내 신망이 두텁다.
높은 ‘소 취하 화해율’을 자랑하는 데에는 몇 가지 그만의 비법이 있다. 조정을 하러 온 부부가 각자를 대리하는 변호사와 함께 들어서면 우선 변호사들을 내보낸다.
그는 “소송을 제기한 부부는 어떻게든 이기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극렬한 대립으로 치닫기 위한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변호사가 없는 상태에서 소송에 이기려는 마음가짐을 버리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대방을 나가 있게 한 상태에서 소 제기를 당한 피고 측 입장을 먼저 듣는다. 이미 서로 기싸움을 할대로 했기 때문에 소를 제기한 상대가 없는 상황에서 진정으로 파국을 결정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한명씩 진술을 듣는 것은 심리적 접근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강 조정위원은 “처음엔 소송 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눈빛 등 비언어적 표현을 읽으려 노력한다”면서 “아내를 비방하는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속으로는 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설득해 재결합에 이른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직업이 변리사이기 때문에 법률 지식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자산 형성이나 세금 납부 과정에서 상대방을 의심하게 된 이들에게 법적인 조언을 통해 오해를 풀어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이혼을 하러 온 부부들을 어떻게든 재결합시키겠다는 의지와 그 의지를 이끌어내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다. 그는 “당사자와 자식 주변 사람 등 여러명의 운명을 다루는 일인만큼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 기일을 한번더 잡기도 한다”면서 “재결합을 결심한 이들 중 부부로서 살아가는 데 가르침이 필요한 이들이 보이면 전화 등으로 지속적인 사후관리도 한다”고 말했다.
강 조정위원은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결혼이 상업화돼 있기 때문에 이해타산이 맞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연간 12~14만쌍이 이혼을 하는데 이들이 법원에 오기 전 사회에서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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