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언론인 출신 청와대 전 수석, 대형마트사 차량 받아”
총장 “천신일은 피의자, 대우조선 수사 좋은 결과 있을 것”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통해 검찰의 도덕성 정립과 권력형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감사위원들은 그랜저 검사 사건으로 김준규 검찰총장을 궁지로 몰았고, 민간인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성공하지 못한 수사’를 질책했다. 대우조선해양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씨를 소환하는 문제도 쟁점이 됐으며, 태광그룹 수사와 관련된 특정지역 인맥도 도마에 올랐다.
◆“라응찬, 상촌회 라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태광그룹 계열사인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티브로드의 큐릭스 인수를 방송통신위원회의 ‘밀양라인’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 로비는 성공한 로비였고 태광그룹을 위한 맞춤형 개정이었다”며 “이 시행령 관계를 수사하다 보면 반드시 밀양라인이 나오고 관계자들이 한사람을 제외하고 전부 밀양라인”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간인 불법 사찰은 영포라인이 주도했고, 신한은행 라응찬 회장의 배경에는 상촌회(경북 상주지역 출신 모임)가 있는데, 태광그룹사건은 밀양라인이 주도했고, 그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의 성접대 사건도 발생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준규 검찰총장은 “저는 그런 지역모임과는 상관이 없다”며 지연과 무관한 자신이 사건을 철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나 태광 사건에 대해서는 돈의 흐름을 쫓는 비자금 수사가 중심이 될 것”이라며 비자금의 조성경위 뿐만 아니라 사용처에 대한 수사까지 이뤄질 것임을 밝혔다.
◆“한상률은 소명 부족 범인 송환 못해”= 김준규 검찰총장은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 임천공업에서 은행 대출 청탁 명목 등으로 수십억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중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해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임을 공식확인했다. 민주당 박우순 의원이 “천신일씨가 피의자 신분이냐”고 묻자 김 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김 총장은 해외출국중인 천씨를 범인인도조약에 따라 잡아들여야 한다는 박 의원의 요구에 대해 “당분간 들어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신변과 소재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범인인도협정에 따른 송환을 하기에는) 기술적인 소명이 부족하다”고 말해 천씨의 신변소재파악이 한 전 청장과는 달리 범인인도협정에 따른 송환요건을 충족시키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총장은 또 “천씨 수사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로비를 위한 것이냐, 아니면 협력업체 관련 수사냐”는 질문에 대해 “수사중인 사건이라 특정해 말할 수 없지만, 좋은 수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 사건 등 10여건이 넘는 권력측근 관련 의혹에 대한 꼬리자르기 지적을 받고 “할 말이 없다. 잘 수사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한 김 총장이 유독 천씨 사건에 대해 ‘좋은 수사결과’를 자신해 눈길을 끌었다.
◆MB 대선캠프 3명 차량지원 받아 = 현직 부장검사가 사건 청탁을 해주고 그랜저 승용차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그랜저를 받은 정모 부장검사뿐 아니라 청탁을 받고 피고소인을 기소한 현직 검사도 승용차를 받았다는 내용이 녹취록에 나온다”며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총장은 “사건기록을 서울지검에서 모두 대검으로 가져와서 감찰본부가 직무감찰 차원에서 사건 처리가 적절했는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록을 면밀히 검토해서 만약 재수사식의 사태로 간다면 그때는 특임검사를 주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홍지욱 감찰본부장이 “녹취록의 내용이 한쪽에서 의도적으로 증거자료를 확보하려고 진술을 유도하는 일방적 주장만 나오고 있다면 신빙성이 낮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답하자 박영선 의원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기업형슈퍼마켓(SSM)과 관련하여 박지원 박영선 의원은 “H유통회사가 D건축사사무소를 통해 L,S,W 등 이명박 대통령 대선캠프 주요인사에게 에쿠스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측 관계자는 “이 가운데 한명은 언론인 출신으로 청와대 수석을 지낸 바 있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기업들이 직접 뇌물을 제공하는 수법에서 관계회사를 통해 우회하고 있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김 총장은 “자료를 제출해 주면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과 서울지검장의 갈등설 = 이날 국감장에서는 김 총장과 노환균 서울지검장 사이의 갈등과 최근 돌고 있는 김 총장 교체설도 등장했다. 박지원 의원은 “김 총장이 ‘그랜저 검사 상황을 고검장에게 보고안한 것은 수사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배경을 두고 노환균 서울지검장이 청와대와 직거래 하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의원은 “그랜저검사 건에 대해 서울지검장은 잘못한 게 없다고 당당하게 큰소리치는데, 김 총장은 그래도 ‘죄송총장’이라 할 만큼 재검토를 해보겠다고 하니, 영혼이 맑은 사람으로 보인다”고 추켜세웠다.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내가 여당의원이다. 김 총장 임기 채우는 데 아무 문제 없으니 소신껏 일하라”는 격려아닌 격려를 하기도 했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총장 “천신일은 피의자, 대우조선 수사 좋은 결과 있을 것”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통해 검찰의 도덕성 정립과 권력형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감사위원들은 그랜저 검사 사건으로 김준규 검찰총장을 궁지로 몰았고, 민간인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성공하지 못한 수사’를 질책했다. 대우조선해양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씨를 소환하는 문제도 쟁점이 됐으며, 태광그룹 수사와 관련된 특정지역 인맥도 도마에 올랐다.
◆“라응찬, 상촌회 라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태광그룹 계열사인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티브로드의 큐릭스 인수를 방송통신위원회의 ‘밀양라인’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 로비는 성공한 로비였고 태광그룹을 위한 맞춤형 개정이었다”며 “이 시행령 관계를 수사하다 보면 반드시 밀양라인이 나오고 관계자들이 한사람을 제외하고 전부 밀양라인”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간인 불법 사찰은 영포라인이 주도했고, 신한은행 라응찬 회장의 배경에는 상촌회(경북 상주지역 출신 모임)가 있는데, 태광그룹사건은 밀양라인이 주도했고, 그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의 성접대 사건도 발생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준규 검찰총장은 “저는 그런 지역모임과는 상관이 없다”며 지연과 무관한 자신이 사건을 철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나 태광 사건에 대해서는 돈의 흐름을 쫓는 비자금 수사가 중심이 될 것”이라며 비자금의 조성경위 뿐만 아니라 사용처에 대한 수사까지 이뤄질 것임을 밝혔다.
◆“한상률은 소명 부족 범인 송환 못해”= 김준규 검찰총장은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 임천공업에서 은행 대출 청탁 명목 등으로 수십억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중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해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임을 공식확인했다. 민주당 박우순 의원이 “천신일씨가 피의자 신분이냐”고 묻자 김 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김 총장은 해외출국중인 천씨를 범인인도조약에 따라 잡아들여야 한다는 박 의원의 요구에 대해 “당분간 들어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신변과 소재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범인인도협정에 따른 송환을 하기에는) 기술적인 소명이 부족하다”고 말해 천씨의 신변소재파악이 한 전 청장과는 달리 범인인도협정에 따른 송환요건을 충족시키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총장은 또 “천씨 수사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로비를 위한 것이냐, 아니면 협력업체 관련 수사냐”는 질문에 대해 “수사중인 사건이라 특정해 말할 수 없지만, 좋은 수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 사건 등 10여건이 넘는 권력측근 관련 의혹에 대한 꼬리자르기 지적을 받고 “할 말이 없다. 잘 수사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한 김 총장이 유독 천씨 사건에 대해 ‘좋은 수사결과’를 자신해 눈길을 끌었다.
◆MB 대선캠프 3명 차량지원 받아 = 현직 부장검사가 사건 청탁을 해주고 그랜저 승용차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그랜저를 받은 정모 부장검사뿐 아니라 청탁을 받고 피고소인을 기소한 현직 검사도 승용차를 받았다는 내용이 녹취록에 나온다”며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총장은 “사건기록을 서울지검에서 모두 대검으로 가져와서 감찰본부가 직무감찰 차원에서 사건 처리가 적절했는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록을 면밀히 검토해서 만약 재수사식의 사태로 간다면 그때는 특임검사를 주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홍지욱 감찰본부장이 “녹취록의 내용이 한쪽에서 의도적으로 증거자료를 확보하려고 진술을 유도하는 일방적 주장만 나오고 있다면 신빙성이 낮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답하자 박영선 의원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기업형슈퍼마켓(SSM)과 관련하여 박지원 박영선 의원은 “H유통회사가 D건축사사무소를 통해 L,S,W 등 이명박 대통령 대선캠프 주요인사에게 에쿠스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측 관계자는 “이 가운데 한명은 언론인 출신으로 청와대 수석을 지낸 바 있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기업들이 직접 뇌물을 제공하는 수법에서 관계회사를 통해 우회하고 있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김 총장은 “자료를 제출해 주면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과 서울지검장의 갈등설 = 이날 국감장에서는 김 총장과 노환균 서울지검장 사이의 갈등과 최근 돌고 있는 김 총장 교체설도 등장했다. 박지원 의원은 “김 총장이 ‘그랜저 검사 상황을 고검장에게 보고안한 것은 수사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배경을 두고 노환균 서울지검장이 청와대와 직거래 하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의원은 “그랜저검사 건에 대해 서울지검장은 잘못한 게 없다고 당당하게 큰소리치는데, 김 총장은 그래도 ‘죄송총장’이라 할 만큼 재검토를 해보겠다고 하니, 영혼이 맑은 사람으로 보인다”고 추켜세웠다.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내가 여당의원이다. 김 총장 임기 채우는 데 아무 문제 없으니 소신껏 일하라”는 격려아닌 격려를 하기도 했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