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DJ는 교육대통령 포기했나

지역내일 2001-10-30 (수정 2001-10-31 오전 7:23:51)
직장인 열명 중 아홉이 한국을 떠나고 싶다 한다. 외국에 간다 해도 돈 버는 일이 싶지는 않다는데. 외국에 가면 오히려 사는 것이 더 힘든 것이 아닌가.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떠나려하는지. 외국에 가면 영화에 나오는 궁궐같은 집에서 호화롭게 사는 것이 정말 환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많은 사람이 고국을 떠나려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사실 내 주변에 있는 친한 친구 몇 명도 한국에 살기 싫다며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테러전 탓을 하지만 경제가 우선 엉망진창이다. 4류정치는 아프리카 수준을 밑도는 것 같다. 지역감정은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확산되기만 해 가히 전쟁 수준이다. 정치 경제 사회 등 곳곳에 병이 깊어 정말 살 맛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친구들의 변명이다.

직장인들은 한국을 왜 떠나려하는가

중학동창인 a는 아이엠에프 이후 사업을 정리하고 증권투자와 은행 예금 등으로 살아왔다. 그는 한국에서는 정말 희망을 접었다며 몇 년째 캐나다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 그래도 한국에서 살겠다는 아들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2년째 이민을 못떠나는 그는 아들이 군에서 제대해 취직을 하게 되면 곧 캐나다로 떠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고교동창인 b도 은행 생활 25년만에 지난해 명예퇴직했다. 그는 이제 한국에서 돈벌이도 힘든 것 같다며 친척이 있는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거기에서 그는 조그만 슈퍼마킷이라도 열어야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특히 더 이상 신물나는 한국정치를 보기 싫다고 털어놓고 있다. 거기에 나이 오십도 안돼 퇴물 취급받는 것도 싫고. 그는 비자가 나오는 대로 대학생인 딸과 함께 비행기를 탈 계획이다.
이민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조국의 정치경제 현실에 실망해 고생길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비행기를 탈 생각을 하고 있다. 이민을 생각하는 이유는 물론 개인마다 다르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절망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한국의 교육현실이다. 문민정부가 IMF를 불렀다면 국민의 정부는 교육붕괴를 불렀다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우선 교실이 황폐해졌다. 도심의 학교를 중심으로 학교가 입시학원으로 변질됐다. 사제간의 대화 대신 폭력이 난무한다. 공교육의 파탄으로 사교육이 기승을 부린다. 엄청난 사교육비에 초중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의 등허리가 휘고 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교육특구가 설치돼 교육불평등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교육과정은 부실해 영어교육을 10년이상 받아도 영어를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여기에 최근에는 교원성과급 등을 둘러싼 교육계와 정부의 갈등으로 교단은 일대혼란에 휩싸여 있다. 전교조는 조퇴와 집단연가 투쟁에 이어 다음주 파업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교총도 교육파탄 저지를 내세우고 내달 대규모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각종 교육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교사간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교육계가 일대혼란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교원성과급 정책에 반대하며 교실을 떠난 전교조 교사를 비난하는 목소리 또한 상당하다. 중초교사 임용에 대한 반발로 수업을 거부하는 교대생이 사려깊지 못하다는 지적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교사와 학부모, 졸속 교육정책에 분노한다

그러나 집단행동에 나선 교사와 예비교사를 원망하면서도 대다수 학부모들은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하고 교육정책을 섣부르게 밀어붙이다 망신을 당하고 있는 교육당국을 더 비난하고 있다. 교육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뜻과 관계없이 집단행동에 나선 교사와 예비교사를 탓하면서도 결국은 디제이 정부의 교육정책이 한국교육을 망치고 있다고 많은 학부모들은 입을 모은다. 졸속과 땜질로 대변되는 한국교육정책에 대해 교사는 물론 학부모 등 전국이 분노하고 있다 할 것이다.
결국 그동안 추진해온 교육정책을 백지화하지 못하겠다고 엄포만 놀 것이 아니다. 교육부는 일선교사와 예비교사와 맞대고 타협점을 찾아야한다. 징계라는 칼을 휘두르려 할 것이 아니다.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한다. 집단행동에 나선 교사들도 집단이기주의의 표현이라는 일부의 냉엄한 비판을 생각해야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전 교육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로 볼 때 김 대통령은 교육대통령은커녕 교육을 망친 대통령으로 기록될 가능성마저 있다. 이에 김 대통령은 통일대통령에 매달릴 것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경제를 살리는 한편 교육대통령으로 기록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한다. 교육에 대한 획기적 투자와 교육여건 조성 등으로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을 만족시켜야한다. 더 이상 조국을 떠날 생각을 하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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