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생활3중고에 허리 휜다
물가·주거고통에 고용증가 '주춤'청년실업률 7.2%로 다시 상승세
서울 강북에서 만두전골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정애자씨(48)는 최근 삼겹살 프랜차이즈로 업종을 바꿨다. 새벽까지 만두를 직접 빚으며 비용을 줄이려 해도 채소 등 식재료 값이 날로 뛰어올라 손해가 날 지경이어서다. 얼마전 회사를 설립한 프랜차이즈 업체를 직접 찾아가 며칠만에 수리를 마치고 새 영업을 시작했다. 정씨는 "재료구입과 음식준비에 드는 고된 일이라도 줄여보려 품목을 바꿨다"면서 "장사가 시원찮으면 전세값이라도 빼 식당 한켠으로 온 식구가 이사를 해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올 한해 경제성장률이 6%를 넘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서민의 체감경기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 경기회복 기조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이 반복되지만 고용과 소득은 그 온기가 미치지 않는 데다 생필품 물가와 전세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무섭게 뛰는 밥상·생활물가 = 서민생활을 발목을 잡는 당장의 문제는 급등하는 밥상물가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로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세를 타더니 지난 달엔 4.1%로 급등해 한국은행의 관리 범위를 벗어났다. 특히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생선,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지수는 통계작성 이래 최대 상승폭인 49.5%에 달했다. 9월 상승률도 45.5%라 두달 연속 먹거리 가격 급등세가 이어진 것이다.
실생활에 꼭 필요한 장바구니 물가는 가파른 오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배추는 261.5%, 무 275.7%, 파 145.5%, 마늘 102.5%로 값이 뛰었고 양배추는 무려 286.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지난달 27일 경동시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4인가족 김장비용이 78% 올랐다고 밝혔고, 롯데마트는 31일 김장 재료 값이 이달 하순에는 30% 오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물가오름세는 먹거리만이 아니다. 휘발유 5.1%, 경우 7.0%, 자동차용 LPG 16.9% 등 공업제품 가격이 들썩이고 도시가스(5.7%) 외식비(5.2%) 유치원 납입금(6.0%) 등 공공서비스, 개인서비스 요금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활물가는 9월 4.1%로 금융위기 충격을 받은 2008년 10월(4.8%) 이후 최고를 기록하더니 지난달엔 4.8%로 정점까지 도달했다.
◆전세값 상승세 20개월만에 최대 = 부동산경기 침체로 주택 거래가 끊기다시피 하면서 집값은 약보합이지만 전세값은 가파른 상승행진을 멈추지 않아 서민 생활을 더 옥죄고 있다. 올 초만해도 1%대 중반에 머물던 전세가는 10월 들어 2%대 중반까지 올라 20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1.4%였던 전세가는 9월 2.5%로 상승폭이 뛴 데 이어 지난달에도 2.4%로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가을철 이사수요가 몰리고 매매값 하락으로 수요가 전세위주로 돌아서는 데다, 지방 주요지역에서는 물량부족까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서민층의 주거안정마저 위협하고 있다.
2일 KB국민은행연구소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전국 144개 시·군·구 가운데 전세값이 오른 지역은 133개, 보합인 지역은 10개 지역으로 조사됐다. 하락한 지역은 1개 지역에 불과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주요지역 전세값이 1%대 중반으로 오르면서 재계약이 쉽지 않은 세입자들이 외곽으로 빠져 나오는 탓에 용인 기흥구와 용인 수지구, 부천 원미구 등의 전세값을 2%대로 밀어올렸다.
지방도 △부산(1.3%) △경남 (1.0%) △대전(0.9%) 등 대부분 지역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값 비율도 지난 2009년 2월 52.3%에서 10월 56.4%로 21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고용회복 멈칫, 청년실업 다시 증가 = 고용회복세는 9월 들어 주춤거리고 있고 청년층(15~29살) 고용률은 30%대로 내려앉는 등 청년층 고용 여건은 더 악화됐다. 9월 취업자 증가 규모는 24만9000명으로 6개월만에 20만명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고용률도 59.1%로 전년 동월에 비해 0.1%p 하락했고 실업자는 3만2000명이 더 늘어났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만8000명이 감소했고 청년층의 고용률도 39.6%로 지난 3월(39.3%) 이후 다시 30%대로 떨어졌다. 청년층 실업률은 7.2%로 전달인 8월의 7%에 비해 0.2%p가 올랐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물가·주거고통에 고용증가 '주춤'청년실업률 7.2%로 다시 상승세
서울 강북에서 만두전골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정애자씨(48)는 최근 삼겹살 프랜차이즈로 업종을 바꿨다. 새벽까지 만두를 직접 빚으며 비용을 줄이려 해도 채소 등 식재료 값이 날로 뛰어올라 손해가 날 지경이어서다. 얼마전 회사를 설립한 프랜차이즈 업체를 직접 찾아가 며칠만에 수리를 마치고 새 영업을 시작했다. 정씨는 "재료구입과 음식준비에 드는 고된 일이라도 줄여보려 품목을 바꿨다"면서 "장사가 시원찮으면 전세값이라도 빼 식당 한켠으로 온 식구가 이사를 해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올 한해 경제성장률이 6%를 넘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서민의 체감경기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 경기회복 기조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이 반복되지만 고용과 소득은 그 온기가 미치지 않는 데다 생필품 물가와 전세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무섭게 뛰는 밥상·생활물가 = 서민생활을 발목을 잡는 당장의 문제는 급등하는 밥상물가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로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세를 타더니 지난 달엔 4.1%로 급등해 한국은행의 관리 범위를 벗어났다. 특히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생선,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지수는 통계작성 이래 최대 상승폭인 49.5%에 달했다. 9월 상승률도 45.5%라 두달 연속 먹거리 가격 급등세가 이어진 것이다.
실생활에 꼭 필요한 장바구니 물가는 가파른 오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배추는 261.5%, 무 275.7%, 파 145.5%, 마늘 102.5%로 값이 뛰었고 양배추는 무려 286.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지난달 27일 경동시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4인가족 김장비용이 78% 올랐다고 밝혔고, 롯데마트는 31일 김장 재료 값이 이달 하순에는 30% 오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물가오름세는 먹거리만이 아니다. 휘발유 5.1%, 경우 7.0%, 자동차용 LPG 16.9% 등 공업제품 가격이 들썩이고 도시가스(5.7%) 외식비(5.2%) 유치원 납입금(6.0%) 등 공공서비스, 개인서비스 요금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활물가는 9월 4.1%로 금융위기 충격을 받은 2008년 10월(4.8%) 이후 최고를 기록하더니 지난달엔 4.8%로 정점까지 도달했다.
◆전세값 상승세 20개월만에 최대 = 부동산경기 침체로 주택 거래가 끊기다시피 하면서 집값은 약보합이지만 전세값은 가파른 상승행진을 멈추지 않아 서민 생활을 더 옥죄고 있다. 올 초만해도 1%대 중반에 머물던 전세가는 10월 들어 2%대 중반까지 올라 20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1.4%였던 전세가는 9월 2.5%로 상승폭이 뛴 데 이어 지난달에도 2.4%로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가을철 이사수요가 몰리고 매매값 하락으로 수요가 전세위주로 돌아서는 데다, 지방 주요지역에서는 물량부족까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서민층의 주거안정마저 위협하고 있다.
2일 KB국민은행연구소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전국 144개 시·군·구 가운데 전세값이 오른 지역은 133개, 보합인 지역은 10개 지역으로 조사됐다. 하락한 지역은 1개 지역에 불과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주요지역 전세값이 1%대 중반으로 오르면서 재계약이 쉽지 않은 세입자들이 외곽으로 빠져 나오는 탓에 용인 기흥구와 용인 수지구, 부천 원미구 등의 전세값을 2%대로 밀어올렸다.
지방도 △부산(1.3%) △경남 (1.0%) △대전(0.9%) 등 대부분 지역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값 비율도 지난 2009년 2월 52.3%에서 10월 56.4%로 21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고용회복 멈칫, 청년실업 다시 증가 = 고용회복세는 9월 들어 주춤거리고 있고 청년층(15~29살) 고용률은 30%대로 내려앉는 등 청년층 고용 여건은 더 악화됐다. 9월 취업자 증가 규모는 24만9000명으로 6개월만에 20만명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고용률도 59.1%로 전년 동월에 비해 0.1%p 하락했고 실업자는 3만2000명이 더 늘어났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만8000명이 감소했고 청년층의 고용률도 39.6%로 지난 3월(39.3%) 이후 다시 30%대로 떨어졌다. 청년층 실업률은 7.2%로 전달인 8월의 7%에 비해 0.2%p가 올랐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