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으로 거듭난다
총 33쌍 지원 … 올해 21개 공헌활동 전개
10일 SH공사 대강당에서 7쌍의 부부가 백년해로를 약속했다. 이들은 SH공사가 운영하는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다.
SH공사는 임대아파트 입주민 중 다자녀 및 다문화 가정 저소득 세대로서 어려운 생활여건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동거부부들을 위해 합동결혼식을 마련했다.
공사 관계자는 "경제적 여건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동거부부에게 서로의 사랑과 신뢰를 확인하는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며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사랑의 합동결혼식을 마련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구구절절한 사연 = 이날 합동결혼식을 올린 부부들은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갖고 있다.
세 아이의 엄마인 ㄱ씨(44)는 젊은 나이에 중풍으로 쓰러져 몇차례 수술을 받아 생활이 어려웠다. 그때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올리며 열심히 노력해 SH공사의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ㄱ씨는 "지금까지 살면서 가난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해 부모님께 불효를 끼쳤다는 것이 후회스러웠다"며 "이번 합동결혼식을 통해 부모님의 소망을 이룰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새터민인 김 모(57)씨는 북한에서 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네 딸과 함께 힘겹게 중국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언어와 문화의 장벽, 언제 현지 주민의 신고로 북에 송환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밤을 지새우는 날들이 계속됐다. 같은 동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4년을 중국에서 보냈다. 그러던 중 이웃의 신고로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쫓기는 신세가 됐다.
김씨는 할 수 없이 남편을 떠나 목숨을 걸고 4명의 딸과 중국에 있는 한국영사관에 무작정 진입해 현재 대한민국의 시민이 됐다. 그 뒤 그녀는 남편을 한국으로 불러 들여 함께 살고 있다. 김씨는 "지금은 잘 살고 있지만 더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 합동결혼식을 신청하게 됐다"며 "소망을 이루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에 결혼한 임 모씨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결혼하라면서 꼭 신청해 보라고 했다"며 "새터민이라 친지도 없이 살고 있어서 하객이 없었는데 너무 고맙게도 그 직원이 오늘 참석해 주셨다"고 전했다.
◆년 5~7가정 결혼식 지원 = SH공사는 2006년부터 해마다 5~7쌍씩 올해까지 33쌍의 결혼식을 지원했다. 대상자는 사연 공모 접수를 받아 SH공사 및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이 공동 구성한 심사위원회의 평가를 통해 선정했다.
이번 합동결혼식은 SH공사가 결혼식 비용 절감과 검소한 결혼문화를 선도하고자 공사시설을 활용해 마련됐다. 공사는 결혼식장은 물론 결혼식장 소품일체, 구내식당에서의 피로연, 2박 3일 제주도 패키지여행, 결혼식·신혼여행 사진·비디오 촬영·앨범제작, 결혼 기념예물 등을 지원했다.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하고 알앤디클럽이 진행을 맡았다.
유민근 SH공사 사장은 "어려울수록 서로에게 힘을 보태주고 위로해주며 언제나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부부의 아름다운 인연을 지켜 나가길 바란다"며 "이번 합동결혼식을 계기로 공기업으로서 더욱더 사회에 공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매해마다 증가하는 공헌활동 = SH공사는 올해 저소득세대를 위한 합동결혼식 외에도 20개의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다.(표 참조) 지난해 16개 사업에서 5개 사업이 늘어났다.
시프트아카데미에서는 임대주택 입주고객 자녀(중학생)들을 위해 방과후 수업을 무료로 지원한다. 직원이 중심인 강사 19명이 강남·강서·노원구에서 중학생 157명을 대상으로 매주 월~목요일 오후 6~9시까지 영어, 수학, 논술을 가르친다. 월 2회 주말특강도 진행한다.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영정사진을 무료로 제작해 주기도 한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194개 단지에 3385명에게 사진을 제공했다.
또 직원들이 참여하는 문화재 정화활동으로 '1사 1문화재 지킴이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6회에 걸쳐 200명이 참여해 서울성곽·몽촌토성·창덕궁 등 문화재 정화활동을 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세대, 다문화가정을 선정해 집수리를 해주는 '서울형집수리운동'을 전개해 올해만 300세대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무료법률자문 봉사, 사랑의 김장담그기 운동, 새터민 위로행사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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