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렌딩 대출·녹색·신성장산업 지원 2015년엔 자금공급 100조로 확대
지난달 28일로 창립 1년을 맞은 한국정책금융공사(KoFC)가 정책금융업무 기반과 초기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하고 오는 2015년까지 자산규모 150조원 확보 및 100조원 자금공급, 중소기업·신성장동력 발굴·녹색성장 지원의 핵심과제 추진을 목표로 발걸음을 다시 재촉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덮친 지난해 4월 정책금융공사법 공포로 산업은행에서 분리 작업을 시작한 정책금융공사는 6개월 뒤인 10월28일 창립된 이래 자본금 15조원 납입을 완료하고 중장기 비전 수립, 전문인력 확보 등 자본·조직·시스템 확보에 주력했다. 공사는 이를 통해 지난 1년간 새로운 '정책금융 대동맥'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시장기반 자금공급으로 새 패러다임 구축 = 지난 1년간 정책금융공사가 가장 고민한 것은 공사만의 자기 정체성을 세우는 것이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설립계획이 바뀌면서 공사 태동부터 의구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 유재한 사장이 가장 신경을 써 온 문제다.
정책금융공사는 최소한 세가지 면에서 차별화된 정체성 확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과거 국가 재정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던 정책금융 방식에서 벗어나 상업적 기반의 정책자금 공급으로 패러다임을 바꿨다. 공사 스스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금융을 공급하는 선진형 정책금융 방식을 도입해 독자적인 정책금융 영역을 확보한 것이다.
또 녹색에너지, 환경, 바이오 등 미래 신산업이지만 리스크가 커 민간부문이 뛰어들기 힘든 분야를 공사 특유의 집중지원 분야로 설정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다른 정책금융기관과의 업무중복을 피하도록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공사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6조원으로 설정했던 자금공급 목표를 지난달에 이미 달성했다. 온렌딩 대출(2조3123억원)은 목표치 2조1000억원을 이미 넘었고, 대출실적도 2조718억원으로 목표액 1조6500억원을 초과하는 등 10개월간 실적이 6조410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자금공급의 첫 해라고 할 수 있는 올해부터 자금공급기능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온렌딩 대출 비중이 전체 공급자금의 38% = 공사는 설립목적 중 하나인 중소기업 자금조달을 위해 온렌딩(On-lending) 대출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또 민간 자산운용사와 협력해 투자펀드를 운용, 민간과 상생·공존하는 정책금융 모델도 제시했다.
온렌딩 대출은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중소기업이 자금난에 시달릴 경우 정부의 정책자금을 시중은행을 통해 간접 지원하는 방식이다. 공사가 자금공급을 맡고, 여신심사대출과 사후관리는 은행이 맡는다. 중소기업에 장기 저리로 자금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올 1~8월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평균 대출금리는 5.72%, 온렌딩 대출금리는 이보다 0.41%p 낮은 5.31%다. 지난달 26일 현재 공사의 온렌딩 대출 규모는 2조3123억원으로 공사 전체 자금공급액 6조410억원의 38.3%를 차지하고 있다. 온렌딩 대출은 지방 중소기업에 52.9%, 수도권 중소기업에 47.1%로 배분돼 지방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렌딩 대출의 또다른 장점은 수요자인 중소기업에 선택의 기회를 넓혔다는 점이다. 담보나 신용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을 이용하고, 일정 수준의 신용등급을 확보하고 있으나 저리 자금을 선호하는 기업은 온렌딩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
◆독일재건은행과 업무협약, 외자도입 루트 확보 = 이런 가운데 공사가 힘을 기울인 또다른 분야는 녹색·신성장동력산업, 벤처기업 및 중견기업 육성이다. 신성장동력산업 육성펀드를 결성해 공사가 1조5000억원을 출자했고, 제1호 녹색산업 투자회사를 국내 최초로 결성해 470억원을 출자했다. 공사는 또 지난 23일 독일 정책금융기관인 독일재건은행(KfW)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독일재건은행을 통한 외자도입으로 국내 녹색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공사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밖에 9319억원 규모의 벤처펀드 결성 주도, 경쟁력 있는 중견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키 위한 'KoFC 프론티어 챔프' 제도 도입 등도 공사의 중요한 활동실적이다.
지난 9월 7억5000만달러의 글로벌 본드를 리먼 사태 이후 한국계 채권중 최저금리로 발행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계 채권발행의 새로운 벤치마크를 수립하는 등 우리나라 대표 차주역할을 수행한 것도 공사가 이룬 성과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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