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듣는다 -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지역내일 2010-10-20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초등학교”

주민참여·책임의식 높여 지방자치 모범 만들겠다
"LH 법적의무 회피하면 주민과 공동 소송할 것"

“시민이 주인인 참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취임 직후 9층에 있던 시장실을 ‘북 카페’로 고쳐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지금은 ‘북 카페’를 부시장실까지 넓혔다. 이곳은 하루 300명이 넘게 찾고 있다. 시장실은 2층 한 구석에 아담하게 만들었다. 시청사 서관 4층에 있는 공무원 체력단련실도 근무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재명 시장은 앞으로 구청사 등 다른 공공청사의 유휴공간도 시민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시청사의 주인은 시민이란 생각을 갖도록 업무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모든 공공청사의 공간을 시민들과 공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사개방은 ‘성남시의 주인은 시민’이란 점을 몸소 보여준 첫 사례였다.
각종 행사도 마찬가지다. 취임식에 이어 ‘시민의 날’ 행사도 주민을 관객으로 동원하지 않았다. 공연도 각종 소모임 등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했다. 이 시장은 “올해 시민의 날 행사는 예산을 1억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였고 주민들을 동원하지도 않았지만 좌석도 거의 차고 내용도 좋았다”며 “모든 행사를 이런 방식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소통’ 구조 늘리니 ‘민원’ 줄어 =
주민자치의 핵심은 ‘참여와 소통’이다. 그는 “시민들이 시정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고 실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소통구조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시장은 시장실 방호망을 없애고 직원들과는 직접 메일을 주고받는다. 출근길에도 1시간 동안 걸어서 출근하며 사람들을 만난다.
“민원인을 만나면 ‘적극 검토’ ‘긍정적 검토’ 이런 말 안합니다. 되는 것은 되고,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말하고 설득합니다. 처음과 달리 지금은 시청에 시위하러 오는 사람, 시장실 찾아오는 사람이 줄었습니다. 주민들도 합리적 토론문화를 채득해 가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공직사회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장은 “공직사회가 시민을 위해 움직인다고 시민들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시장은 공무원들이 민원을 발굴해 해결하는 건수에 따라 순위를 매겨 관리하고 있다. 자발적인 분위기가 정착될 때까지는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러한 노력 때문인지 민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판교신도시 보상문제로 수개월간 매일 2시간씩 시청 앞에서 시위하던 민원인들도 이 시장이 직접 만나 해결책을 제시한 뒤로 모습을 감췄다. 시 홈페이지의 ‘성남시에 바란다’ 코너에 올라오던 민원도 7월에 774건, 8월 635건, 9월 534건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시장은 “각 동 주민센터에서 지역순찰을 강화해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사전에 해소하고 민원대응 속도도 빨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직인사도 ‘시민제일주의’란 시정방향에 얼마나 부응하느냐가 첫 번째 기준이다. 그 다음이 성실성과 능력이다. 이 시장은 “달리기를 잘해도 어디로 뛰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공직자가 왜 존재하나’란 점을 망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약하지만 공직사회도 변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결재내용을 보면 ‘이렇게 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이런 것은 안좋다’는 등의 전향적인 기안이 올라온다. 격식을 없애니까 국장·과장이 있는 자리에서도 팀장들이 자기 의사를 표현한다.”
동시에 시민의식도 성장해야 한다고 이 시장은 강조한다. 이 시장은 “투표를 통해 단체장을 선출하고 시정에 참여해 도출된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라며 “그러한 방향으로 시정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구도심 재개발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 =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큰 걱정은 재정문제다. 이 시장의 판교특별회계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지자체의 재정위기가 사회문제로 확산되기도 했다. 성남시는 지난달 추경예산을 1200억원이나 줄여서 편성했다. 내년도 예산편성을 앞두고 이 시장은 “그야말로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가용재원은 줄어드는데 복지·교육 등 시민들의 요구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예산낭비요인을 없애고 예산투입 대비 효율이 낮은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연히 이해집단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모든 것을 감수하겠다는 각오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구도심 재개발도 큰 숙제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포기의사를 밝힌 뒤로 주민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 시장의 모라토리엄 선언 탓을 하는 주민들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LH가 성남시에서 지급유예한 390억원 때문에 위기를 겪는 것인가? 구도심 재개발 문제는 모라토리엄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행자가 법률상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시는 주민과 함께 소송에 나서기 위해 추경예산에 15억원을 편성했다”며 “사업을 재추진한다면 주민부담을 줄이고 용적률 상향조정 등 사업성 개선조치를 통해 해법을 찾는다면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주민들 사이에 재개발의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초등학교라는 말이 있다”며 “짧은 경험이지만 성남에서 지방자치의 모범을 만들어 민주주의가 꽃피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상북도 안동 출생(1964)
-성남지역 공단 노동자로 취업(1976)
-고등·대입 검정고시 합격
-중앙대 법대 졸업
-사법고시 28회·변호사로 활동
-열린우리당 성남시장 후보(2006)
-민주당 성남분당갑 국회의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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