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자금 쏠림, 거품 일으킬 수 있어”

지역내일 2010-11-04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 환율하락, 해외투자로 막아야

"이머징(신흥)시장의 버블이 가장 염려된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3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이머징마켓 전문가포럼 2010'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들어 우리나라 등 신흥국에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평소 말을 아끼던 박 회장은 이날 30여분동안 서서 기자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했으며 해외투자의 필요성과 장기투자, 분산투자 등 평소의 지론을 강조했다.

◆환율긴장 계속된다 = 박 회장은 미국에 의한 환율 압박이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안으로는 '해외투자'를 통해 달러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돈을 풀어도 과거 대공황때처럼 인프라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요즘은 풀어놓은 돈으로 중국 한국 제품을 사기 때문에 미국 내수의 개선효과가 적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환율 압박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번 G20에서는 환율이 안 나타나더라도 긴장은 계속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회장은 "글로벌금융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계속해서 달러를 풀 것이고 이 돈은 신흥시장으로 들어오게 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버블이 생기거나 원화가 절상될 것"이라며 "우리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율이 하락해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해외투자를 늘려 달러의 순유입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달러가)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자산이 한 곳(국내)에 몰리면 부동산이든 증시든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예를 들었다. 일본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머뭇거리다가 엔화가 절상되니까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결국 해외진출을 못하게 됐다는 것. 그는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강한 게 강점"이라며 "제조업이 국제경쟁력을 잃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칙을 지킨다 = 박 회장은 해외·분산·장기투자 등 투자의 3원칙을 고수하고 있었다. 자산의 70%는 해외에 투자해야 한다고 봤다. 주로 신흥시장의 주식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중국 브라질 등 브릭스 에 이어 이달엔 터키에 방문할 계획이다. 투자물을 찾기 위해서다. 라틴아메리카도 둘러볼 생각이다.

박 회장은 "해외의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해 장기투자하면 나쁠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셋은 펀드수익률만 보지 않는다"면서 "시장이 안정되고 그 안에서 이익을 고객에게 주려면 장기적 관점에서 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펀드를 운용하면서 기업의 지배구조를 먼저 보고 배당을 강요하지 않는 원칙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펀드를 운용할 때 한국사회 전체를 안 볼 수가 없다"면서 "기업의 지배구조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보다 성장을 위한 투자가 더 중요하다"면서 "기업이 미래의 성장을 위해 배당을 적게 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보고 많이 생각 = 박 회장의 또다른 원칙은 '은행업 진출 불가'다. 그는 "은행은 하지 않는다"면서 "은행하면 해외에 못 나간다"고 말했다. 각종 규제로 인해 해외진출과 투자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미래에셋 생명은 내년말에 상장할 계획"이라며 "생명과 증권은 (펀드는 파는 역할을) 같이 가고 자산운용은 해외에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부동산투자를 하지 않은 이유도 풀어냈다. 그는 "우리나라 가계자산의 65%가 부동산인데 이제 누군가가 사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라"고 주문했다. "미래에셋이 사무실엔 투자했지만 주택엔 전혀 투자하지 않은 것도 장기전략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한사태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잠시 말을 멈춘 후 "신한사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할 일들을 많이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내놓았다. 그는 "정부가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이야기하는 데 좀더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면서 "관광과 의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관광업이 획기적인 성장산업이며 우리나라처럼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 아시아엔 없다"면서 "이념과 규제 등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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