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송도유원지로 이주 검토"
민간인 희생자 유족 한발 물러서
연평도 주민의 피난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거주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인천시 중구 인스파월드는 연평도 주민 400여명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찜질방 체류가 길어지면서 주민 사이에선 작은 일 가지고도 고성이 오가는 등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문제는 연평도 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들을 위한 임시 거주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인천시와 주민대책위는 29일 옹진군청 대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주민대책위는 이 자리에서 "현재 거주하는 찜질방은 임시 대피소"라며 "220세대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집단 거주단지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미분양 아파트, 비어있는 오피스텔 등을 대상으로 물색하고 있으나 집단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곳이 마땅하지 않다"고 답했다.
인천시가 물색한 지역은 송도 유원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 "인천 송도유원지 쪽에 원룸과 다가구 주택을 어느 정도 찾았다"면서 "조만간 그 쪽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연평 초중고 학생 100명은 29일 인천 영어마을에 입소했다. 이들은 내달 4일까지 기숙사에서 숙식하며 영어체험 활동에 참가하게 된다. 이번 입소는 한 장소에서 공부하게 해달라는 연평도 학생과 학부모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인천시는 4일 이후 영종도지역 학교에 이들을 배치할 계획이다.
한편 희생자 예우를 놓고 마찰을 빚어오던 연평도 민간인 희생자 장례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연평도 민간인 희생자의 유족은 29일 오후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인들이 '의사자에 준하는 예우'를 받을 수 있다면 꼭 의사자가 아니어도 좋다"라며 종전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한편 인천시 옹진군청은 이날 고 김치백, 배복철 씨에 대한 의사자 인정을 보건복지부에 직권 신청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5일 이내에 보건복지부 산하 '의사상자심사위원회'에 그 사항을 회부하여 심사, 결정해야 한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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