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특혜 사라지는 외고 추락
입시전문가 “입시정책 효과 나타난 것” … 자율고는 아직까지 ‘관망 중’
“외고 추락은 정부 정책이 성공한 사례이고, 자율고 미달사태는 무리한 정책 추진이 부른 결과다.”
서울지역 외국어고등학교(외고)와 자율형 사립고(자율고)가 2011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실패했다. 당초 입시전문가들은 자율고 확대로 외고 경쟁률은 어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동반 추락은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라 원인 분석에 분주하다.
서울지역 외고와 자율고 등에 따르면 6개 외고의 입학 경쟁률은 평균 1.3대 1로 지난해의 3.1대 1보다 크게 떨어졌다. 또 26개 자율고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도 1.5대 1로 지난해 2.9대 1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외고 대입 특혜 사라진다 =
입시전문가들은 대입에서 특혜를 막겠다는 정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교과부가 입학사정관제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큰 틀에서 외고 출신이 강세였던 외국어 공인점수, 수능 성적 등을 반영하지 않거나 비율이 미미한 입학사정관제 확대가 ‘외고 열풍’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시모집 인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외고 추락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수시의 경우, 내신, 면접·논술 등 대학별고사 등을 반영된다. 즉 외고를 선호하던 상위권 학생과 학부모들이 내신 관리에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연세대의 2012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은 그래도 혹시나 하던 학생과 학부모에게 변화의 신호를 강하게 줬다. 연세대는 특목고 출신이 아니면 진학이 어려웠던 ‘글로벌리더 전형’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주요 대학들 사이에서 사회와 정부의 압박이 커지자 특목고 출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전형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이사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외고에 대한 특혜가 더 이상 없을 것이란 생각이 퍼지고 있다”며 “결국 대입을 통해 공교육 정상화를 추진한 정부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고의 선발방식을 변화시킨 정책도 외고 열풍을 식힌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교과부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일환으로 외고 선발방식을 변경해 올해부터 1단계에서 영어 내신만을 반영하도록 했다.
이투스청솔교육연구소 오종훈 이사는 “그동안 외고는 구술시험, 면접 등 학교별 시험의 반영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도 지원했다”며 “올해는 입시방법 변화로 영어 성적이 2등급을 벗어나는 학생들 상당수가 지원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자율고, 글쎄 아직은” =
이에 반해 자율고의 경우, 수요자의 검증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모집정원을 대폭 늘린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부른 결과란 반응이다.
실제로 학부모와 학생들은 자율고가 등록금 부담이 큰데 반해 일반고에 비해 혜택이 별로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대상을 상위 50%로 제한하기는 했지만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자율고가 대입에서 외고와 같은 특혜를 받기 힘들 것이란 반응이다. 특히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과학·수학 중점학교와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을 둔 정 모씨(종로구)도 “자율고에 관심이 있었는데 아이가 전통 있는 일반고 진학을 원해 원서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3 학부모 이 모씨는 “주변 자율고 학부모들 이야기가 열심히 하는 일반고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 학비만 비싸다는 반응이 많다”며 “검증이 끝나지 않은 자율고 보다는 일반고를 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런 분위기인데도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자율고를 13개교에서 26개교로 확대했다.
이에 대해 타임에듀교육연구소 이해웅 소장은 “첫 신입생인 1학년 학생들의 대학입시 결과가 나온 후에야 학부모들의 검증이 끝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일반고의 3배나 되는 등록금을 주고 자율고를 선택하려는 학부모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더 조인다 =
이런 가운데 정부가 수시에서 논술을 제외시키기 위해 나서 앞으로 외고, 자율고 등 전기고교의 내년 입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시에서 논술이 폐지되면 내신이 당락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전형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 입시전문가들은 자칫 외고 중상위권 학생들의 대규모 전학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교과부는 내년부터 대학 입시에서 논술시험을 아예 보지 않거나 전형 비중을 축소하는 대학에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주호 장관까지 직접 나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총장들을 일일이 만나 논술 등의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입시계획을 세워줄 것을 당부했다. 또 지난달 2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열린 대학 총장 조찬 간담회에도 직접 참석해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입시전문가 “입시정책 효과 나타난 것” … 자율고는 아직까지 ‘관망 중’
“외고 추락은 정부 정책이 성공한 사례이고, 자율고 미달사태는 무리한 정책 추진이 부른 결과다.”
서울지역 외국어고등학교(외고)와 자율형 사립고(자율고)가 2011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실패했다. 당초 입시전문가들은 자율고 확대로 외고 경쟁률은 어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동반 추락은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라 원인 분석에 분주하다.
서울지역 외고와 자율고 등에 따르면 6개 외고의 입학 경쟁률은 평균 1.3대 1로 지난해의 3.1대 1보다 크게 떨어졌다. 또 26개 자율고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도 1.5대 1로 지난해 2.9대 1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외고 대입 특혜 사라진다 =
입시전문가들은 대입에서 특혜를 막겠다는 정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교과부가 입학사정관제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큰 틀에서 외고 출신이 강세였던 외국어 공인점수, 수능 성적 등을 반영하지 않거나 비율이 미미한 입학사정관제 확대가 ‘외고 열풍’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시모집 인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외고 추락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수시의 경우, 내신, 면접·논술 등 대학별고사 등을 반영된다. 즉 외고를 선호하던 상위권 학생과 학부모들이 내신 관리에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연세대의 2012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은 그래도 혹시나 하던 학생과 학부모에게 변화의 신호를 강하게 줬다. 연세대는 특목고 출신이 아니면 진학이 어려웠던 ‘글로벌리더 전형’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주요 대학들 사이에서 사회와 정부의 압박이 커지자 특목고 출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전형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이사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외고에 대한 특혜가 더 이상 없을 것이란 생각이 퍼지고 있다”며 “결국 대입을 통해 공교육 정상화를 추진한 정부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고의 선발방식을 변화시킨 정책도 외고 열풍을 식힌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교과부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일환으로 외고 선발방식을 변경해 올해부터 1단계에서 영어 내신만을 반영하도록 했다.
이투스청솔교육연구소 오종훈 이사는 “그동안 외고는 구술시험, 면접 등 학교별 시험의 반영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도 지원했다”며 “올해는 입시방법 변화로 영어 성적이 2등급을 벗어나는 학생들 상당수가 지원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자율고, 글쎄 아직은” =
이에 반해 자율고의 경우, 수요자의 검증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모집정원을 대폭 늘린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부른 결과란 반응이다.
실제로 학부모와 학생들은 자율고가 등록금 부담이 큰데 반해 일반고에 비해 혜택이 별로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대상을 상위 50%로 제한하기는 했지만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자율고가 대입에서 외고와 같은 특혜를 받기 힘들 것이란 반응이다. 특히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과학·수학 중점학교와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을 둔 정 모씨(종로구)도 “자율고에 관심이 있었는데 아이가 전통 있는 일반고 진학을 원해 원서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3 학부모 이 모씨는 “주변 자율고 학부모들 이야기가 열심히 하는 일반고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 학비만 비싸다는 반응이 많다”며 “검증이 끝나지 않은 자율고 보다는 일반고를 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런 분위기인데도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자율고를 13개교에서 26개교로 확대했다.
이에 대해 타임에듀교육연구소 이해웅 소장은 “첫 신입생인 1학년 학생들의 대학입시 결과가 나온 후에야 학부모들의 검증이 끝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일반고의 3배나 되는 등록금을 주고 자율고를 선택하려는 학부모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더 조인다 =
이런 가운데 정부가 수시에서 논술을 제외시키기 위해 나서 앞으로 외고, 자율고 등 전기고교의 내년 입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시에서 논술이 폐지되면 내신이 당락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전형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 입시전문가들은 자칫 외고 중상위권 학생들의 대규모 전학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교과부는 내년부터 대학 입시에서 논술시험을 아예 보지 않거나 전형 비중을 축소하는 대학에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주호 장관까지 직접 나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총장들을 일일이 만나 논술 등의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입시계획을 세워줄 것을 당부했다. 또 지난달 2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열린 대학 총장 조찬 간담회에도 직접 참석해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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