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새댁’ 경찰관 됐네

지역내일 2010-12-09

라포마라씨 외사요원 특채 합격… "이주여성 돕고싶어"

중국 인니 필리핀 출신 10명 활약 … 경찰도 다문화시대

이젠 경찰도 다문화시대로 가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서며 다문화가정 출신 경찰관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경찰청이 발표한 외사요원 특별채용시험에서도 '다문화 경찰관'은 탄생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라포마라(28)씨가 그 주인공.

라포마라씨는 귀화자 출신으로 11번째 경찰청 외사요원 특채자다. 라포마라씨는 6개월간 지구대 등 현장근무 교육을 마친뒤 경장 계급의 어엿한 한국 경찰관으로 새출발을 하게된다.

언어장벽을 넘어 어릴적 꿈을 실현한 캄포디아 새댁 라포마라씨도 처음엔 한국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는 지난 2003년 5월 도자기 사업을 하는 남편과 결혼해 광주에 정착했다.

동남아에서 건너온 여느 이주여성과 마찬가지로 처음엔 의사소통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시어머니, 시누이와 함께 살면서 간단한 영어나 손짓, 발짓으로만 가족과 대화를 하던 라포마라씨는 "한국에 오래 살려면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하루에 8∼10시간씩 한국어 공부를 했다고 한다.

결혼과 거의 동시에 아들을 낳은 터라 쉽지 않았지만 라포마라씨는 한국어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국에 건너온 지 2년2개월만에 국적을 취득한 그는 2008년부터 광주지역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캄보디아 이주여성을 위한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특히 지난해 1월 여성가족부 산하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의 다문화가정 수기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으며, 현재는 광주 동강대 정보통신학과에 다니며 공부를계속하고 있다. 라포마라씨는 이번 외사요원 특채에서도 탁월한 대화 능력과 글쓰기 능력에서 경쟁자들을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릴 때부터 군인인 아버지와 경찰관이던 삼촌을 보면서 제복을 입는 직업을 동경했다는 라포마라씨는 "고교를 졸업하고 군인이 되려 했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무산됐는데 드디어 경찰관의 꿈을 이뤘다"고 기뻐했다. 그는 "점점 늘어가는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이 한국의 풍습과 문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고 싶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불법체류 등 범죄를예방하는 일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라포마라씨처럼 외사요원 특채로 경찰관이 된 귀화자는 이번 시험 합격자를 포함해 11명이며 여성이 10명이다. 언어별로는 중국어가 8명으로 가장 많고 필리핀어, 인도네시아어가 각 1명이다.

이 가운데 지난 2008년 외사요원으로 뽑힌 아나벨(44) 경장은 이주민들사이에 '안산이주민의 맏언니'로 통할 정도로 다문화경찰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필리핀 출신 아나벨경장은 지인 소개로 남편을 만나 1997년 한국으로 건너와 귀화했다. 전남 함평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한 아나벨 경장은 함평경찰서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하다 외사경찰관 특채에 응시해 경찰관이 됐다. 필리핀에서 8년 간 생물 교사로 일했던 그는 현재 안산단원경찰서 소속으로 원곡동 외국인특별치안센터에서 이주민들의 법률상담과 민원처리, 방범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문화경찰관 청일점인 김해경찰서 소속 주지강(39) 경장은 인도네시아 망카섬출신. 아나벨 경장과 2008년 경찰임용 동기다. 그는 귀화 한국인으로서 경찰 사상 두번째로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했다. 2007년 중국 동포가 첫 졸업생이었다.

인도네시아 분다 물리아대학 컴퓨터공학과 3년을 중퇴한 주 경장은 1995년 당시 한국인이 운영하는 현지 완구회사에서 완구 디자이너로 일하던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연애하던 중 부인을 따라 한국에 들어와 99년 국적을 취득했다. 친구의 권유로 경찰에 지원했다는 주 경장은 입국 후 인도네시아 산업연수생 송출회사 가운데 하나인 '판두' 한국사무소에서 근무했고 작년에 산업연수생 제도가 폐지되자 6개월 동안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때 통역으로 일하기도 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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