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한국생활 봉사하며 달래요”

지역내일 2010-12-22

같은처지 탈북자 전 남편과 잘살아보려했지만…국적신청 하고 다문화멘토링 등 새 삶 도전나서

지난 19일 네일아트 자격증 실기 시험이 열리는 A학교. 중국 국적의 조선족 이금란(36)씨는 긴장한 나머지 손을 떨면서 시험을 치렀다. 100% 실기로만 진행되는 시험이기에 이씨는 손의 움직임에 더욱 집중했다.

이씨는 "취업에 도움이 될까 싶어 35만원짜리 두달 과정 수업을 들으며 준비했다"면서 "책에 영어가 많이 나와 힘들었는데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문동거 자격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는 이씨로선 거금을 투자한 셈이다.

처음부터 이씨가 일을 할 수 없는 F1 비자로 한국에 체류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5년 이씨는 탈북자 출신 한국 남자와 결혼하면서 결혼비자를 받았지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지난 2007년 끝내 파경을 맞고 체류자격을 바꿔야 했다.

이씨는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혼자 공장일을 하면서 살아 외로웠다"면서 "혼자 사는 것보다 같은 처지의 사람과 기대고 살면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결국 잘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결혼을 했지만 전 남편은 여전히 중국에 자주 갔고 한국에 있을 때도 밤늦게 들어왔다"면서 "생활비를 주지 않아 한국에 온지 3개월이 지난 후부터 한달에 80만원씩 받으며 식당일을 했다"고 결혼 생활을 돌이켰다.

그러던 2007년 어느 날, 전 남편은 이씨 몰래 집에 있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집을 나갔다. 이후 이씨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전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고 다행히 승소했다. 현재 이씨는 한국 국적을 신청한 상태다.

이씨는 "중국에도 가족이 없어 한국에서 살고 싶다"면서 "국적이 빨리 나와 일을 할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생활비가 없어 전세 얻은 집을 줄이며 지내는데 돈이 없어 불안하다"면서 "한국에 온 후 돈을 모으느라 아무리 아파도 병원도 제대로 못 간다"고 덧붙였다.

식당일을 전전하던 이씨는 어느 정도 한국 생활에 적응한 후 중국에서 피부관리일을 하던 경력을 살려 한국에서 관련 자격증을 따고 피부관리일을 했었다.

이씨는 "자격증 공부할 때 식당일 마치고 멀리까지 버스타고 수업 들으러 다니느라 정말 힘들었다"면서 "피부관리일은 아무래도 식당일보단 몸이 편해 앞으로도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 이씨는 봉사활동에 푹 빠져 지낸다. 한 단체를 통해 '다문화가정 여성을 위한 멘토링 교육'을 받고 이주여성들의 한국 적응을 돕고 있다. 박물관에 같이 가고 요리를 하는 등 체험 활동을 함께 한다.

'배워야 남는다'는 생각에 여러 단체에서 지원하는 무료 프로그램을 찾아 공부하는 데도 열심이다. 이씨는 '독수리 타법'이지만 컴퓨터를 이용해 간단한 검색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지난달엔 바리스타 수업을 듣고 수료증을 받았고 수화도 배우는 중이다.

이씨는 "집에 있으면 딱히 할 일도 없고 몸이 처지기만 해서 여러 활동을 찾아 하며 밝게 살려 노력하는 편"이라면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 안부를 묻고 여러 조언도 얻을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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