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화섭의 글로벌경제 진단]워싱턴의 정책기류 변화

지역내일 2010-12-29

언론인

"미국인들은 자유무역이라는 말을 아웃소싱(해외위탁 및 공장 이전)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며,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공화당 계열의 대표적 여론조사기관인 '퍼블릭 오피니언 스트래티지스'의 빌 매킨터프 대표가 100여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한 'CEO협의회'에서 한 말이다. 그렇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이 주최한 이 모임에서 최고경영자들은 한목소리로 미국의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고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역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기업인들, 지속성장 위해 적극적 무역확대 촉구

11월 초 실시된 중간선거 이전 미국의 정치기류는 자유무역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당시 월스트리트 저널/NBC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3%는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미국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10년 전 조사에 비해 부정적 응답이 무려 21% 포인트나 높아진 결과이다.

1500만명을 넘는 미국의 실업자들 가운데 3분의 2가 1년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3분의 1은 2년 이상 실직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오바마의 새 경제고문인 오스턴 굴스비 경제자문위원장은 민주 공화 양당 내부에서 자유무역의 이해득실에 관해 의견이 분분하다고 밝히면서 "대통령이 수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미 FTA를 비준해야 한다고 말할 때 기업인들은 그를 적극 지원하고 고용을 늘리겠다고 다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굴스비 위원장은 또한 "인력은 지극히 중요한 이동성 자원"이라고 강조하며 우수한 외국 인재와 학생들을 적극 유치하고 미국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이민규제를 완화하라는 기업인들의 주장을 지지했다.

자유무역과 이민규제는 미국의 높은 실업률과 직결된 매우 민감한 정치적 이슈이다. 따라서 굴스비 위원장이 기업인들의 주장에 이처럼 적극 호응하고 나서는 모습은 대학교수 출신으로서 자신의 소신을 넘어서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를 중간선거를 계기로 민주당 극좌파의 주장이 그만큼 약화된 결과라고 풀이한다.

중간선거 이후 워싱턴의 기류 변화를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예는 오바마 대통령이 부유층 감세에 대한 반대를 접고 공화당 측과 8580억달러의 감세조치를 타결지은 것이다. 굴스비 위원장은 이른바 '부시 감세' 연장 문제가 타결된 후 미국의 경제 분위기가 급속히 바뀌었다고 지적하면서 "워싱턴에서 나온 정책 발표 가운데 바로 그 당일에 민간부문 예측자들이 경기전망을 다투어 상향 조정한 예는 일찍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상황은 지난해 바로 이맘 때 미국경제가 지금처럼 낙관적 무드에 있었지만 그리스 부채위기가 불거지면서 다시 정체상태에 빠져든 것과 아주 유사하다고 뉴욕 타임스의 슈윌 찬 기자는 상기시킨다. 미국의 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상태에 빠져 있고. 유럽의 부채위기가 악화될 경우 미국의 금융시장과 은행들이 다시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CEO 협의회'의 토론에서 기업경영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유무역을 강력히 밀어붙이고, 세제 개혁과 이민규제 완화,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 지속을 촉구했다.

연말 소매판매 급증 불구, 고실업 장기화로 분위기 바뀔 수도

미국의 연말 소매 판매가 2005년 붐 이후 최대의 증가율(5.5%)을 기록한 가운데 경제 예측자들은 "내년에도 소비지출이 늘어날 것이다. 소비자들이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다"고 말한다. 골드먼 삭스와 J.P. 모건의 분석가들은 미국의 내년 성장률이 3~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내년 말까지 미국의 실업률은 계속 9%대에 머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미국 기업인들의 자유무역론이 언제든지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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