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드릴로 지음.
유정완 옮김.
창비. 1만3천원
개인의 상실, 매스미디어의 횡포, 군중의 폭력성 등을 주제로 한 미국작가 돈 드릴로의 신작.
주인공 빌 그레이는 세계적인 작가지만 은거하면서 더 이상 작품 출판을 거부하고 고쳐쓰기를 반복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폐쇄적인 인물이다. 그를 둘러싼 인물들은 끊임없이 그를 대중 속으로 소환하려 한다. 그의 눈에 비친 현대적인 매스미디어와 테러리즘은 과잉된 이미지와 소비주의, 집단주의에 사로잡힌 군중의 광기어린 작태일 뿐이다. 그는 사진작가 브리타에게 촬영을 허락함으로써 존재를 드러내고 출판업자의 제안으로 기자회견에 나가기로 결심하지만 테러집단의 방해로 기자회견이 무산된다.
이 작품은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통일교의 집단결혼식 장면으로 시작된다.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면서 영적인 결혼을 맹세하는 것에대한 기대와 흥분의 도가니지만, 관중석에 있는 캐런의 부모는 멀쩡한 딸을 꼬드겨 납득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한 그 광적인 종교의 정체를 의심한다. 작가는 "미래는 군중의 것"이라는 선언으로 개인의 죽음을 알린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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