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스페인 우려도 고조" 전망
포르투갈이 수개월내에 구제금융이 결정되고 스페인으로 재정위기가 전염될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포르투갈의 재정적자를 2009년 GDP의 9.4%에서 7.3%까지 낮추기로 했으나 시장에서는 8.5%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정이 우려되는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와 달리 재정적자폭이 1.8%나 확대됐다. 지난해 1~10월까지의 재정적자는 117억유로였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에 119억유로로 늘어났다. 아일랜드는 227억유로에서 144억유로로, 그리스는 248억유로에서 174억유로, 스페인은 593억유로에서 313억유로로 각각 줄였다.
포르투갈은 내수회복세가 크게 부진해 연말이 지나면서 경기의 재후퇴(더블딥)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EU집행위는 내년 경제전망에서 유로존 국가들 중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할 국가로 그리스(-3.0%)와 함께 포르투갈(-1.0%)을 지목했다.
EU집행위는 또 포르투갈의 올해 경상적자가 GDP의 10.7%로 유로존 국가들 중 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축은 GDP의 8.2%에 그쳐 외채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포르투갈의 외채는 GDP기준 232.4%에 달했다.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내년 예산안이 제1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통과됐다. 예산안에 반대했던 사회민주당의 지지율이 44.3%로 여당인 사회당의 26.9%를 큰 폭으로 앞섰다.
스페인도 주택시장 버블붕괴, 민간부채 과다와 저축은행 부실, 경기침체 장기화 등 악재가 쌓여있다. 2002~2007년의 부동산 붐이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와 함께 꺼지기 시작, 지난 3분기에는 고점대비 12.3% 내려앉았다. 민간부채는 지난해에 GDP의 203.3%에 달했고 대외차입규모는 GDP의 175.3%다. 2003~2009년 대출잔액증가율이 113.4%에 달했다.
주택관련 대출을 많이 해 준 저축은행들의 부실이 우려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2009년말 은행의 전체 모기지 대출은 1조757억유로 였으며 이중 저축은행 비중은 55.7%였다. 저축은행 대출의 68%는 주택관련 대출이었다. 저축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5.34%까지 뛰어올랐다. 긴축정책과 높은 실업률이 장기불황 우려마저 낳고 있다. 부동산 경기악화가 실업률을 높이면서 지난 10월의 실업률이 20.7%에 달했다.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주택가격까지 떨어짐에 따라 '일본식 장기불황'을 걱정하는 분석이 많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스페인에서 일본식 장기불황이 나타난다면 재정과 은행에서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며 "가계부실이 저축은행으로 전이되고 일반은행 부실도 증가할 것이며 이는 장기불황으로 이어져 1~2년내에 재정위기우려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페인의 주택시장 버블 붕괴가 아일랜드보다 느렸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더 진행될 수 있어 스페인이 아일랜드형 위기를 겪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때 처럼 자기실현적 예언이 현재 유럽에서 재차 반복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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