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복지가 포퓰리즘?

지역내일 2011-01-25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장

복지제도는 현대사회의 특징이다. 복지를 위한 정부지출이 20세기 이후처럼 컸던 적은 과거 역사에 없었다.

물론 미국과 영국 경제가 1970년대 이후에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들면서 과다한 복지비 지출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실업률과 물가상승률만 높인다는 인식이 일반화되었고, 복지비 지출의 축소가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회복시키는 첩경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복지비 지출이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던 나라가 있었다는 사실은 흔히 간과되었다. 그런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의 복지비 지출은 세계대전 직후에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1950년대부터 꾸준히 증가해 1975년에는 국내총생산의 9%에 이르렀다. 이 수준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외치며 세계대전 직후부터 복지비 지출을 마냥 확대했던 1960년대 초의 영국과 비슷했다.

그런데 세계대전의 승전국이었던 영국 경제는 왜 쇠락의 길로 들어섰고, 패전국이었던 일본 경제는 복지비 지출을 꾸준히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고도성장을 지속했을까? 그 답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견줘보면 비교적 쉽게 찾아질 수 있다.

전후 일본, 복지 늘리고 성장

쉽게 말해,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쓰면 당연히 머지 않아 파산한다. 아무리 적게 벌더라도 쓰는 것이 더 적으면 부자가 되고, 아무리 많이 벌더라도 더 많이 쓰면 거지가 되는 것이다.

국가경제도 마찬가지이다. 복지가 아무리 지고지선의 정책목표일지라도, 소득이 증가하는 것보다 더 많이 지출하면 결국은 파탄을 면치 못한다.

한마디로, 영국 경제는 버는 것보다 복지비를 더 많이 지출했기 때문에 경제난이 찾아왔고, 일본경제는 버는 것보다 더 적게 복지비를 지출했기 때문에 고도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른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2002년 10월에 부시 정권은 '우리의 바람은 미국인 모두가 저마다 집을 소유하는 것이다'라고 선언하고, 저소득층 550만 명에게 새로운 주택소유자로 만들기 위해 2003년 '아메리카 드림 지원법'을 제정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2008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고 금융시스템 위기가 발생하면서 미국경제는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위와 같은 사례들은 어떤 가르침을 우리에게 던져줄까? 한마디로 사회복지제도의 확충이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을 시사해준다.

즉, 사회복지비 지출을 확대하더라도 국가경제가 더 많이 벌어들일 수 있다면, 이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범위 안에서 경제를 더 빨리 성장시켜야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고, 돈을 더 많이 벌어야 복지비 지출을 더 키울 수 있지 않겠는가?

국가 부채 키운 정당이 복지 비판

어이없는 일은, 경제를 번영시키는 데에는 무능하기 짝이 없고 오로지 재정적자를 키우는 데에만 유능한 자들이 복지를 포퓰리즘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친서민 정책, 인위적인 일자리 창출, 운 좋은 사람들에 대한 주택의 공급 등을 내세워 부채를 눈덩이 구르듯이 키운 자들이 오히려 복지를 비난하고 있다.

세상에는 땀을 흘리지 않고 이룰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환율 인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억지를 쓰는 그들이 아닌가.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