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수능 개편과 함께 대입전형도 바꿔야

지역내일 2011-02-09

신동원 휘문고 교사 전국학부모지원단 대표

매년 이맘때면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마음 졸이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대입 수험생들과 그 부모들이다. 수시모집부터 정시모집까지 많게는 10회 이상 지원했지만 어떤 대학도 합격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는 수험생들이 많다.

수시모집에서 복수지원이 무제한으로 허용되어 상위권 대학은 평균 경쟁률이 40:1을 상회한다. 정시모집에서도 가 나 다 군으로 나누어 모집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성적이 월등하게 높은 수험생들이나 욕심을 비우고 하향지원한 수험생들만 몇개 대학에 동시에 합격한다.

그러나 성적에 맞추어 적정하게 지원한 수험생들이나 소신지원한 수험생은 현재 모두 떨어진 상태로 있다. 합격선과 근접한 수험생들 일부만 대기번호를 받아 놓고 추가합격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현행 대입제도는 거의 모든 수험생들을 불합격자로 내모는 아주 나쁜 전형 방법이다.

2월 7일부터 9일까지 최초 합격자들을 중심으로 대학별로 등록을 받는다. 한개 대학에만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각 대학마다 결원이 생기는데, 서울대 같은 대학은 100여명, 연고대와 같은 최상위권 대학도 500여명, 중상위권 대학으로 내려가면 최초 등록에서 모집인원의 절반 밖에 못 채우는 대학도 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들은 2월 10일부터 추가합격자를 발표해 미등록 인원을 충원을 하게 된다. 어떤 수험생이 연세대에 최초 합격해 등록한 상태인데 서울대에서 추가합격했다고 연락이 오면, 이 학생은 연세대에서 등록금을 되돌려 받아 서울대에 추가등록한다.

연세대 쪽에서는 그 결원을 2차 추가합격자를 발표해서 추가등록을 받게 되고, 연세대에 추가합격한 수험생들이 등록했던 대학은 3차 추가합격자를 발표하면서 정원을 채워나간다.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나쁜 전형방법

즉, 상위권 대학의 결원은 연쇄적으로 파동을 일으켜 지방 사립대까지 수험생 대이동이 일어난다.

이 기간 동안 대학 입학 담당 부서는 초긴장 상태이다. 추가합격자를 발표했는데 그들이 자신의 대학을 선택해주지 않으면 또 다시 추가합격자를 발표해야 한다.

수험생에게는 심한 고통의 시간이 이어진다.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절대 모르는 고통일 것이다.

입학 설명회마다 일일이 참석해 많은 정보를 모았다. 학교 담임교사나 진학지도지원단의 입시상담도 수차례, 사설기관 배치표를 모두 수집해 적정하게 지원을 했는데 지원한 대학에서 연락이 오지 않는다. 그 패배감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진학지도 교사 역시 이 기간 동안 난감하기 짝이 없다. 합격자가 발표되면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이 수면 위로 부각되기 시작한다.

'충분히 합격할 수 있으니 편하게 지원하라'고 한 대학에는 수험생이 몰려 성적이 월등히 좋은 학생들도 탈락하고, '도저히 합격할 수 없으니 다른 대학을 알아보라'고 한 대학은 합격선이 크게 낮아져서 성적이 낮은 아이들까지 줄줄이 합격하기도 한다.

교사로서 본의 아니게 제자의 앞길을 가로막고, 실패의 길로 안내한 꼴이 된다.

이렇게 3개 군으로 나누어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식은 수험생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고 수능성적과 내신성적에 맞추어 가장 적정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대학과 학과의 서열화를 부추기고 불합격자를 양산한다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재수 삼수, 사교육 부추기는 전형제도

수험생들이 이 대학에서 저 대학을 옮겨 등록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학과 학과 서열이 매겨진다.

대학의 서열화가 입시를 무한경쟁으로 부추기고 재수나 삼수를 유도하며, 그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1994입시부터 수능이 시작된 이래 올해로 18년째 수능 중심의 입학전형이 시행되고 있다. 이제 2014 수능 개편에 맞추어 대입 전형제도도 크게 손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상위권 대학에서 미등록 인원 충원하면서 발생된 작은 파동이 전국 거의 모든 대학 입시 창구에서 등록금을 넣었다 뺐다 하는 대규모 파도로 확대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바람직하지 않은 제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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