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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고 1학년 12반의 특별한 2010년

지역내일 2011-01-12 (수정 2011-01-12 오후 6:57:47)

지금 캄보디아에선 우리 이름으로 우물을 파고 있어요!

서현고등학교 방학식이 있던 2010년 마지막날, 1학년 12반은 여학생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유난히 이번 기말고사에 상위권으로 진출한 학생이 많다는 선생님의 칭찬과 영어선생님이 합반으로 진행 된 영어 퀴즈대회에서 ‘12반이 제일 열심히 했다’는 말을 전하는 이미성 담임선생님의 표정에는 제자들을 바라보는 사랑스런 눈빛이 가득하다. 자유롭게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를 보고 있자니 그 동안 누가 학생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학생들에게 친한 친구와 같은 역할을 맡아 주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착한 수업‘ 듣고 수강료 모아 캄보디아에 우물 기부
서현고 1학년 12반의 학생들에게 2010년는 아주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지금 캄보디아에서 저희 이름으로 우물파고 있어요.” 피유진 양의 설명처럼 말이다. 이들은 캄보디아 주민을 위한 우물을 만들어주기 위해 1학년 12반 이름으로 기부를 했다.
이 교사는 “저희반 가까이에 매점이 있는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군것질이 잦더라고요. 그래서 제안을 했죠. ‘용돈을 모아서 기부를 하면 어떻겠니?’ 하고 말이죠”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 선생님의 제안에 학생들은 ‘완전열광’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작정 돈을 걷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이른 바 ‘착한 수업’. 선생님이 학생들을 위해 특별강의를 하고 받는 수강료를 기부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미리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모두들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세부적으로 매주 금요일 7교시 자율학습시간을 이용해 선생님은 문학 과목 특강을 해 주고 학생들은 1천원씩 기부를 하자고 결정한 후 학생들은 실행에 옮겼다.
주로 해당 학기의 부반장들이 총무역할을 담당했다. “늦게 내는 아이들에게 직장인처럼 쫓아가서 받기도 했고, 계산이 틀려 고생도 했지만 그래도 즐거웠어요.” 박정민 학생의 후일담. 이렇게 해서 1년 동안 모아진 돈이 62만원이었다. 우물 한 기를 만드는 비용은 70만원 정도로 모아진 액수가 좀 모자랐지만 뜻 있는 학부모들이 선뜻 지원을 해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결속. 단합 필요한 모든 행사에 두각을 나타낸 1학년 12반
캄보디아 어린이에게 물의 색은 ‘노란색’일 정도로 맑고 투명한 물을 접하기 힘들다고 한다. 게다가 지구온난화로 강수 패턴이 바뀌고 산업화로 인해 수원이 더욱 오염되면서 물부족이 가속화 되고 있는 실정. 사람들이 기부한 우물이 완성되기 위해선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우물을 만들더라도 지질이 안 좋아 비소 등이 검출 되면 새로 파야하기 때문이다. 1학년 12반 학생들은 하루 빨리 우물이 완성 되 많은 주민들이 깨끗한 식수를 제공받기를 손 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구촌 공생회’라는 국제구호 단체(NGO)를 통해 기부를 하였는데 우물이 완성되면 기증자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새겨져 우물 옆에 걸린다고 한다.  “우리 학생들이 나중에 그 곳으로 여행도 갈 수 있고, 출장도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10년 후 20년 후 그 우물을 발견한다면 얼마나 지금의 추억이 아름답겠어요? 남들은 우리가 줬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얻은 것이 더 많죠.” 이미성 교사의 말처럼 학생들은 얻은 것이 더 많은 듯 했다.
체육후의 수업이라 졸립고 나태해 질 수 있는 시간인데도 이 시간 만큼은 더 소중했다고 한다. 김성민 학생은 “우리반처럼 단합이 잘 되는 반이 없어요. 다른반 친구들은 물론 엄마들까지도 ‘12반 이어서 좋겠다’고 부러워했죠. 공동의 목표를 두고 연결끈이 생겨서 그런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그 시너지 효과 때문일까? 1학년 12반 학생들은 지난 한 해 결속과 단합이 필요한 모든 행사에서 두각을 보였다. 학급예술제에서도 반 전체 학생이 양머리를 하고 소녀시대를 패러디 해 1등을 차지, 체육대회에서는 협동심이 요구되는 ‘놋다리 밟기’에서 우승, 단합이 필요한 응원상 등을 휩쓸어 왔다고 한다. 또 지난 여름방학 다음날에는 지각 벌금 등으로로 차곡차곡 모와뒀던 돈으로 1박 2일 유명산 팬션으로 여행 떠나 더 없이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왔다고 한다. 학생들은 “선생님과 함께 밥도 해먹고 같이 뒹굴다 보니 정말 가족과 같이 끈끈한 정이 쌓였다”고 너나 할 것 없이 한 목소리로 말한다.

한 해의 이벤트를 넘어 문화로 정착되길 원해
안나영 학생은 지난 한 해를 반추하며 이런 문화가 더욱 확산되기를 기원했다. “학업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좋은일도 해서 마음이 뿌듯하죠. 2학년에 올라가서도 또 한번 제안해 보고 싶어요. 이러다 보면 우리 학교 전교생이 참여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라며 웃는다.
 동판에 새겨질 ‘2010년 서현고 1-12’처럼 이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감동은 동판만큼이나 오래 지속되리라.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a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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