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물가잡기 뒷북대응마저도 ‘미적’

지역내일 2011-02-11 (수정 2011-02-11 오후 1:05:34)

국내외 물가 전방위 급등에도 금리동결 … 생산자물가 6.2%↑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 국제원자재가격이 전방위로 오르고 있음에도 한국은행 금통위가 손을 놓아버렸다. 금통위는 11일 이번달 기준금리를 현재의 2.75%로 묶었다. 지난달 0.25%p 전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 생산자물가는 6.2% 급등했다.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7%까지 올라 지난달 통화정책은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점이 입증됐음에도 금리동결을 선택했다.

오랜 저금리 기조 속에 이미 상승탄력이 붙은 물가를 정부의 행정력 동원만으로 잡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수다. 국내의 공급불안과 수요압력 증가뿐 아니라 원유·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무서운 기세로 오르며 신흥국 전반에 인플레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어 구조적 조건이 악화되고 있다. 중국 브라질 등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맞서 금리인상은 물론, 자국 통화가치 상승까지 감수하는 실정이다.

◆국제곡물가·국내도매물가 연쇄급등 = 한은이 11일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6.2%다. 2년2개월만에 최고치다.

도매물가를 나타내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로도 1.6% 올라 2008년 7월(1.9%) 이후 2년6개월만에 가장 높았고, 7개월 내리 오름세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수산품이 26.6%로 가장 많이 뛰었고, 그중에서도 과실과 채소가 74.8%와 47.2%, 수산식품과 축산물이 19.0%와 15.2%씩 올랐다. 공삼품도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이 치솟은 탓에 전년동월대비 6.8% 상승했다. 1차 금속제품이 17.9% 오른 것을 비롯해 석유제품 13.2%, 화학제품 11.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물가의 오름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원유가격이 이미 상당수준에 올라선 데다, 옥수수 콩 등 세계 곡물가격이 이달 들어서도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옥수수가격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부셸당 6.97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4.07달러)보다 7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날 콩 가격도 14.5달러를 넘어서 1년 전(9.33달러)에 비해 55% 이상 올랐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주 발표한 식품가격지수(FPI)는 7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에는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231까지 올랐다.

◆지난달 인상카드도 실패했는데… = 지난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은 전방위적인 물가 오름세를 제어하는 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급등했고,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7%로 1년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정부의 행정력 동원에 금통위가 금리인상 카드로 공조했지만 이미 고삐가 풀린 물가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란 점이 드러난 셈이다.

정부는 설 연휴 이후 휘발유값과 통신비를 겨냥해 관련업계에 가격인하를 압박하는 등 공급측면의 물가억제에 나서고 있지만 금리카드를 접어버린 상태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의 행정력이 미칠 수 없는 국제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이것이 국내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를 연쇄적으로 밀어 올려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흐름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작년 10~11월 8%대 초반이었던 수입물가는 12월 들어 12.7% 급등해 22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1월에 6.2%가 뛰어오른 생산자물가가 더 오를 것이고,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1분기 이후까지도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근원물가 상승률이다. 석유류와 농산물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달 2.6% 상승해 2009년 10월(2.6%) 이후 1년 3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공급변동 등 일시적 요인 외에도 경기상승에 따른 수요압력이 소비자물가 상승세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동산시장도 지난달 전국 전세값이 0.9% 오르며 23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어 불안정하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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