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대란’에 파묻힌 서민경제(김진동)

지역내일 2011-02-17

김진동 논설고문

서민경제가 초죽음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물가대란, 전세대란, 구제역대란에 폭설대란까지 '대란' 사태가 서민경제의 목을 조이고 있다. '강부자' 정권의 태생적 한계가 드러난 것일까, '친서민'은 실종된 지 오래고 '경제 대통령'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이명박정부가 다시 친서민정책을 들고 나왔다. 이 대통령이 재래시장을 방문하면서 친서민 행보를 보였다. 그 전해 4·29재보선 패배 이후에도 친서민을 들고 나왔고 역시 재래시장을 방문했다. 선거에 지고 나서야 민심을 읽은 듯 친서민 행보를 보이곤 했다. 그 때만 해도 기대와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그뿐 서민들의 신음소리가 하늘에 닿아 막상 친서민 정책이 절실하게 된 때엔 친서민의 행방이 묘연하다.

구제역 파동, 물가 고공행진, 전세값 폭등 등 3재에 폭설대란과 식량대란까지 우려되는 등 재난이 겹겹이 밀려와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데도 경제대통령의 존재감이 희미하다. 서민경제에 대한 애정이 식은 탓일까, 서민대책은 건성이고 뜬금없이 개헌 군불을 지피면서 '정치 대통령'으로 '변신'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가대란, 전세대란, 구제역대란에 이어 폭설대란까지

물가고는 저소득층의 생활을 짓누르고 있다. 성장의 혜택을 받지 못한 서민층이 물가 고통을 제일 먼저, 가장 크게 받고 있다.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가 하나같이 급등하여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갈수록 악화일로에 있다. 1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14.1%를 기록했다. 23개월만에 최고수준이다.

생산자물가도 6.2%(전년동기 대비)나 올라 역시 26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는 4.1%를 기록했다. 수입물가가 오르면 생산자물가를 자극하고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물가는 이미 봇물이 터진 셈이다. 물가의 고공비행은 실물경제의 위험요인을 작용하고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게 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성장 신드롬에 발목잡혀 환율과 금리는 손도 대지 않고 민간기업에 물가를 내리라고 '협박'한다. 물가를 잡는 데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환율과 금리다. 이같은 정책으로 대응하지 않고 시장논리를 거스르는 관치의 힘에 의존한다. 물가와의 전쟁은 반쪽 전쟁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물가폭탄은 성장일변도 정책의 부메랑이다.

전세값은 벌써 95주째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전세값 상승률은 0.9%로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 4개월 연속 1% 넘게 올랐다. 연간 10% 이상 오른 셈으로 물가와 임금 상승률의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사태가 심각해져서야 뒷북치기 대책을 내놓았으나 언발에 오줌누기 수준에 그쳤다. 더구나 두번째 내놓은 대책이란 것은 대책답지도 않다. 돈 없는 세입자에게 빚을 늘리라 하고 임대사업자엔 세제 금융 혜택을 얹어주는 것이어서 '반 공정사회'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사상 최악의 가축재난으로 기록될 구제역 파동은 벌써 80일째로 접어드는데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피해액은 이미 2조원대. 살처분 가축이 330만마리가 넘는다. 초동 대응이 허술했고 위기대응 매뉴얼도 없이 허둥댔고 매몰방식도 허점투성이었다. 인재의 연속이었다. 재앙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축산업 재건이 요원해진 것도 그렇거니와 무차별 매몰로 환경재앙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세값 대란이 도시 서민을 울렸으나 구제역 대란은 농촌 서민을 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 사람들에까지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육류값이 급등하고 우유값도 들썩이고 있다. 유가공제품도 올라 도시 서민의 장바구니를 반토막 낸다.

뒷북치기 대책 내놓았으나 '언발에 오줌누기' 수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설대란까지 겹쳤다. 국지적이긴 해도 교통난과 물류난으로 서민생활에 불편이 적지 않다.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식량대란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경고음도 높아가고 있다. 세계적인 기상이변으로 곡물수확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제 곡물가격이 치솟고 있다. 중국 인도 등 고성장 신흥국들의 곡물수요가 늘어 식량수급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사료를 포함하면 곡물자급률이 25%에 지나지 않아 걱정이 더욱 무겁다.

서민경제가 파탄나고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통령이 나올 수 없다. 민심은 곳간에서 나온다. 서민생활이 펴야 정치과 사회가 안정되고 선거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서민들의 주(住)식(食)을 보살피지 못하는 정부는 무능한 정부다. 무능한 정권은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세계사에 기록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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