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문제로 일부 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보험사들의 부동산 PF대출 연체율도 상승해 부실화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보험사들의 총 대출채권은 86조8000억원(생명보험사 70조3000억원, 손해보험사 16조5000억원)으로 2009년말보다 1조9000억원 증가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다소 높아졌던 대출채권 연체율은 2009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6월 3.87%에 달했던 연체율은 12월 3.39%, 2010년 6월 2.67%로 하락하더니 9월에는 2.56%로 떨어졌다.
특히 생보사의 연체율이 급감했다. 2009년말 3.72%나 됐던 연체율은 지난해 9월에는 2.77%로 거의 1% 줄어들었다. 반면 손보사는 다소 상승했다. 2009년말 1.86%였던 연체율이 지난해 9월에는 1.94%로 증가했다.
◆고정여신이하비율이 16%나 되는 보험사도 있어 = 연체율이 하락하면서 고정여신이하비율도 감소했다. 2009년 6월 각각 2.02%(생보사) 1.19%(손보사)였던 고정여신이하비율은 지난해 3월에는 1.95%, 0.80%로 하락했다. 다만, 최근들어 다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6월 0.97%, 1.08%로 늘어나더니 9월에는 1.11%, 1.20%으로 증가했다.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중소형 보험사와 부동산 PF대출채권의 연체율과 고정여신이하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한 생보사는 대출채권의 연체율이 14.6%에 달했고 고정여신이하비율도 16.2%나 됐다.
현재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는 저축은행의 연체율 18.02%와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또 다른 생보사도 연체율과 고정여신이하비율이 각각 11.4%, 8.9%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하고 있는 중소형 보험사가 무려 6곳이나 된다.
지난해 6월말 현재 대출잔액이 5조4000억원(생보사 4조4000억원, 손보사 1조원)에 달하는 부동산 PF대출채권은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09년 6월말 현재 4.06%였던 연체율이 12월에 4.55%로 증가하더니 지난해 6월에는 7%를 넘었다. 이에 따라 고정여신이하비율도 8%를 넘어섰다. 생손사별로 보면, 생보사는 연체율과 고정여신이하비율이 7%, 8%를 기록하고 있고 손보사는 각각 9%, 10%에 달한다. 그나마 저축은행이나 증권사에 비해 고위험 고수익 브릿지론 대출 비중이 작아 당장 부실화의 위험은 적은 편이다.
◆보험사 부동산 PF대출 잔액 줄지 않아 = 그러나 부동산 PF대출 채권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다. 저축은행과 증권사는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부터 PF 대출을 줄여오고 있으나 보험사는 크게 변동이 없다. 2008년 12월말 5조5190억원이었던 PF 대출이 2009년 6월 5조4739억원으로 다소 줄더니 2009년 12월에는 5조7356억원으로 오히려 2600여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6월말 5조4000억원으로 다시 줄기는 했지만, 2008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부동산 PF 대출에 대해 보험사가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 중의 하나로 지적하고 있다"며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대출채권의 부실이 보험사 파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PF대출의 부실화 위험성과 여신건전성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일반적인 대출채권보다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고 있고 다른 금융기관보다 PF대출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와 달리 대형생보사와 손보사는 PF대출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연체율과 고정여신이하비율이 1%이기 때문에 부실화 위험이 없다"며 "더욱이 보험사가 PF대출을 주도하기보다는 다른 금융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것이라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 교보생명과 삼성화재는 부동산 PF대출이 전무한 상태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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