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원 칼럼]MB정권 3년과 ‘서민의 눈물’

지역내일 2011-03-02

참미디어연구소 대표

"1인당 신용카드공제액이 연간 25만원 안팎인데, 매달 휘발유세가 15만원으로 1년이면 180만원 낸다. 재벌이나 나나 똑같이 간접세를 내는데, 직접세 조금 줄여달라는 게 뭐 그리 문제가 되는가?" "종부세는 없애버리고 우리를 잡느냐", "부자감세하고 4대강 하느라 돈이 부족하냐?"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이 전개했던 '신용카드소득공제 폐지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한 보통 사람들이 남긴 글들이다. 이는 지난 2월 17일 대통령주재로 열린 1차 공정사회추진회의에서 김선택 회장이 화난 민심을 읽으라며 소개한 내용 중의 일부다. 공정사회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단체가 홈페이지를 통해 서명운동을 벌인지 하루도 안돼 1만여명의 서명이 올라온 것은 그 심각성을 웅변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3·1절 기념사에서도 여전히 친서민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서민을 잘 살게 하고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친서민 중도실용주의를 되풀이했다. 그는 또 "누구나 기회를 얻고, 땀 흘린 사람은 정당한 결실을 거두며, 넘어진 사람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쌍용자동차 창원공장의 한 희망퇴직 노동자 조 아무개씨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2008년 쌍용자동차 파업을 전후로 지금까지 종업원과 그 가족 10여명이 가난 때문에 숨졌다. 한 인터넷 보도는 하루 전 치러진 이 공장의 무급노동자였던 임무창씨(44)의 장례식을 보여준다.

카드빚 150만원, 두 자녀 남기고 자살

20년을 일하다 정리해고에 반발했던 임씨는 '1년 뒤 복직'약속을 기다리다 지난해 아내를 잃었고(자살) 자신도 세상을 떴다. 그가 남긴 것은 통장 잔고 3만원과 카드빚 150만원, 두 자녀다. 이렇게 복직을 기다리는 쌍용의 노동자만 수백명에 이른다.

그뿐만 아니다. 홍익대에 이어 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등의 청소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다는 얘기가 뒤따른다. 홍익대 청소부 노동자들의 투쟁은 그들이 한달 식대로 9000원(하루 300원)을 받는 사정이 알려지며 시민들의 분노와 관심을 끌었다.

그들은 일주일에 50시간 이상 일하고 월급 81만원을 받았다. 그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그 직업에서도 해고되자 농성을 벌였다. 그들은 고용약속을 받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900만명에 육박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다.

이날 이와는 또 다른 뉴스가 눈길을 끈다.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았던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거액 전세논란이다. 정 장관은 국회청문회 때 충남 서천에 부인 명의로 된 땅 2000평과 관련, "퇴직 후 시골에 살기 위해 구입했다"고 말했다. 또 서울 회현동의 주상복합아파트(59평·분양가 13억여원)를 분양받은 것에 대해서는 현재 살고 있는 경기도 산본의 아파트(48평)를 처분하겠다고 했다.

그후 회현동 아파트가 완공되자 이를 5억원에 전세를 놓고 여전히 산본 아파트에 살고 있다. 재산규모로도 그가 신고한 7억8000만원을 훨씬 넘긴다. 정 장관은 더구나 주택정책의 최고책임자다. 결국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전세대란이 그에게는 치부의 기회였다는 말밖에 안된다.

그는 전셋값이 치솟는 현상에 대해서도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그런 사람이 어디 정 장관 뿐인가. '부동산투기정부'는 이 정부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러니 치솟는 물가 등 각종 민생대란에 대한 정부의 정책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전세대란이 치부의 기회가 된 관료

실제로 이명박정부는 지난 3년 동안 '강부자 고소영' 정권의 확실한 대변자 역을 해왔다. 지속적인 저금리·고환율 정책이 그 대표적 예다. 이로 인해 서민들은 소비자 물가 상승과 환차손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통계에 의하면 부자감세와 맥을 같이하는 간접세 비중이 지난 3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민 살리기'라고 말하며 '서민 죽이기'를 해온 결과다. 문득 춘향전 이몽룡의 시구(詩句)가 가물거린다.

'금술잔의 좋은 술은 백성의 피요, 옥쟁반 맛있는 안주는 만백성의 땀이라, 촛농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흐르고,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높도다'(金樽美酒天人血, 玉盤佳肴萬姓膏,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