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쇼크 한국경제 휘청]유가 급등, 성장까지 발목잡나

지역내일 2011-03-03 (수정 2011-03-03 오후 1:08:57)
중동사태 장기화에 알제리·사우디 확산 가능성 … '5% 성장, 3% 물가' 목표 흔들

원자재 가격상승이 물가상승, 가처분소득 축소, 소비부진, 성장률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커졌다.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전반적인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MENA발 유가폭등 우려 = 중동·북아프리카(MENA) 사태가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사우디 등으로 확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노무라는 "정정불안이 확산돼 리비아뿐 아니라 알제리도 원유생산을 중단하면 국제유가는 걸프전 당시와 같은 130%의 폭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BNP파리바는 "MENA 지역 불안으로 기존에 계산한 유가 전망이 무효화됐다"면서 "알제리 사우디 등으로 정치적 긴장이 확산되면 유가 급등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석유공사와 골드만삭스 등은 중동사태가 단기간에 진정되지 않으면 유가가 배럴당 110~12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주요 전망기관들도 지난 1월에 유가전망치를 한달만에 올려놨다. 캠프리지 에너지 연구소(CERA)는 두바이유를 80.0달러에서 85.5달러로 높였고 미 에너지 정보청(EIA)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를 86.1달러에서 93.3달러로 상향조정했다. PIPA는 브렌트유 전망치를 91.4달러에서 98.9달러로 인상했다.

세계경제는 물가와의 전쟁에 들어갔다. MENA사태는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때린 격이다.

도이치뱅크는 세계 물가상승률을 현재 4%에서 앞으로 단기간에 최고 6%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내다보면서 신흥국과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율이 각각 7%에서 10%, 2%에서 3~4%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3월엔 물가상승률 5%대로 = 두 달 연속 4%대를 기록한 소비자물가가 3월인 이달에는 5%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외식 뿐만 아니라 주택설비수리 주방용품 의약품 등 예상치 못한 품목들의 가격이 급상승, 공급측면의 가격상승뿐만 아니라 수요측면에서도 물가상승이 본격화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국제유가 급등, 환율 상승, 교육비 인상, 집세·외식비 상승 등 3월 물가상승요인이 많아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5.0%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2주~1개월에 소비자물가가 0.2%p 상승하고 기타원자재가격은 3~11개월만에 소비자물가를 0.1%p 올린다.

최근 환율상승도 물가상승기류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환율이 10% 오르면 수입물가는 0.8% 상승한다. 이에 따라 올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3%대 후반에서 4%대까지 뛰어오르고 있다. 노무라가 4.2%로 예상했다.

◆성장률에도 걸림돌 = 고물가는 경제성장률을 크게 낮출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경상수지는 GDP의 0.8%씩 감소한다고 지적하면서 "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한국경제가 이를 감당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0.3%p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0.2%p가 하락한다고 봤다. BoA메릴린치는 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0.25% 오르고 경제성장률(GDP)성장률은 0.45%가 하락한다고 추산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상무는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생활물가가 올라 가계실질소득이 줄어들고 기업 채산성은 악화해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형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월 중순 이후 급격히 오른 원유 가격에 의해 3월에도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이라며 "물가가 올라도 정부의 단속 등의 이유로 기업이 이를 상품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워 소비자물가보다 생산자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기업 채산성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 신흥국 물가상승으로 인한 수출 둔화에 직면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급격한 물가 상승은 소비 주체들의 구매력을 감소시켜 국내의 수요를 위축시킨다"며 "이는 현재 호황 수준인 생산 증가율의 둔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상반기에 국내총생산(GDP)이 3.8% 증가하고 물가는 3.7% 뛸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GDP는 예상보다 떨어지고 물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분기에는 성장률은 낮게, 물가는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분기에는 성장률과 물가가 각각 2.1%, 2.7%로 성장률은 높고 물가는 낮았다. 그러나 올해는 물가가 1~2월에만 4.4%를 기록해 1분기 물가상승률이 4.5%를 넘어설 전망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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