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계여성의날 103주년, 그러나 …

지역내일 2011-03-07

김순희 한국노총 여성본부장

'세계여성의 날'은 올해 103주년째다. 1908년 3월 8일 미국 1만5000여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 모여 여성 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과 선거권 및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 쟁취와 지위 향상을 요구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궐기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기념일은 1975년 유엔에 의해 공식 지정됐다. 돌아보면 1세기가 넘는 기나긴 시간이 지났어도 여성의 지위는 큰 진전 없이 답보 상태다.

최근에는 경기침체를 빌미로 세계 각국이 반여성, 반노동 정책을 추진했다. 그 때문에 여성의 삶과 노동의 권리가 피폐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여성은 저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에 시달리고 있고, 일상적인 성희롱과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등 현실은 암담한 상황이다.

2007년 이후 오히려 후퇴되고 있는 여성의 노동과 삶의 권리, 악화된 여성고용 현상은 여성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여성의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며, 4년째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여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인간개발지수(HDI) 상위 50개국 중 성별개발지수(GDI)와 성별권한지수(GEM) 간의 격차가 일본 다음으로 크다.

이것은 한국 여성의 교육수준이 향상되고 능력이 개발되어 왔지만 그에 걸맞는 정치·사회·경제적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

또 경제참여와 기회, 교육성취도, 생존과 건강, 정치권한부여 등을 통해 남녀격차와 평등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인 남녀격차지수(Gender Gap Index : GGI)에서 우리니라는 115개국 중 97위로 아프리카의 튀니지 등과 함께 최하위권이다.

자녀 출산 후 대부분 비정규직 전락

경제참여와 기회에서 128개국 중 90위를 교육성취도는 94위, 건강과 생존은 106위, 정취권한부여는 95위로 여성의 경제참여와 정치적 권한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2010년 남녀간 임금격차는 38.2%로 OECD 국가 중 가장 크다. 여성 임금은 남성의 61.8% 수준인데, 이는 2006년 66% 보다 낮아진 것이다.

그리고 2008년 이후 여성의 취업률(취업자/생산가능인구)은 50% 미만 수준이다. OECD 국가 중 여성 취업률이 M자형인 나라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뿐이다. 이는 자녀출산과 양육부담을 여성이 모두 짊어지는,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힘든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여성고용통계를 살펴보면 정규직은 20대 후반(34.4%)을 정점으로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즉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연령층만 정규직이 많다.

비정규직은 30대 초반(19.2%)이 저점이고 20대 초반(30.0%)과 40대 초반(29.7%)이 정점인 M자형을 그리고 있다.

이는 자녀출산 및 육아기를 거친 여성이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하려 할 때 제공되는 일자리가 대부분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 30대 이후는 여자가 남자보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

또한 여성의 경우 전형적인 저임금-장시간 노동 속에서 언제든지 1순위로 해고될 수밖에 없는 예비 노동자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졸여성의 취업률은 OECD 평균치보다 20%p 이상 낮다. 고학력화로 인적 자본의 증가는 경제활동참여율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실제 서구여성의 경우 경제활동참가율과 학력 증가 간에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고학력 여성들 경제활동 참여 떨어져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고학력화로 인한 취업증가 효과는 최종학교 졸업이후 결혼·출산전 시기에 유효하고, 이후 연령구간에서는 효과가 없다.(경력단절 현상)

이는 전체 생애주기상 후자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총합하여 볼 때 여성의 고학력화 효과가 여성경제활동 참여율 증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세계여성의 날 103주년을 맞았지만, 한국 여성들, 특히 여성노동자들의 처지는 암담하다. 형식적이고 법적인 남녀평등은 이루어진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보면 남녀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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