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103대 1 등장, 청약가점 최고 79점 기록 … 수도권 떳다방도 대거 몰려
부산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건설사들로부터 '패륜아' 취급 받던 부산시장이 '효자'로 둔갑했다.
최근 2~3년간 부산과 대구지역은 건설사들의 '무덤'으로 치부됐다. 미분양이 매달 늘어가고 사업을 진행한 건설사는 재무상황이 악화됐다. 하지만 최근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은 연일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16일 금융결제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올해 4개 단지에서 3092가구에 대한 일반분양이 실시돼 모두 2만3184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7.5대 1. 계약률도 80~90%를 웃돌고 있다. 시장에서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수요가 많지 않은 중대형 아파트에도 청약통장이 몰리고 그동안 사라졌던 이동식 중개업소인 일명 '떴다방'도 등장하면서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급 줄고 가격 올라 =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시 아파트 값은 평균 15.8%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서울과 수도권이 각각 2.3%, 2.9% 하락했다. 부산의 아파트값은 올해 1월에만 1.8% 올랐다.
이렇다보니 미분양 아파트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부산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4136가구로 2008년 12월 1만3997가구의 30% 수준이다. 사실상 과잉공급이 문제가 된 일부 지역과 중대형을 제외하고는 미분양 아파트가 없는 셈이다.
2000년대 중반 매년 3만가구 안팎이던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07년부터 감소했다. 2009년 8000가구, 2010년 1만4000가구로 줄었다. 이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1만775가구)와 내년(1만2471가구)에도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전셋값 상승에 이어 부동산 시장에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입주한 '개금 롯데캐슬'은 입주 시작 53일 만에 잔금을 완납했고, 현재는 최고 5000만 원 안팎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아파트 신규 분양 시장은 지난해부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GS건설이 해운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587가구 모집에 무려 1만3262명이 청약해 평균 22.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근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올해 가장 먼서 포문을 연것은 두산건설이다. 부산 명지지구에 짓는 두산위브 포세이돈 1149가구 모집에 4197명이 신청해 3.6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중소형은 1순위에 마감됐고 대형도 순위내에 마감했다. 여기에 1397가구를 일반분양하는 화명주공 재건축(화명 롯데캐슬 카이저 2차)에는 1만5891명이 몰렸다. 부산지역 청약예금 가입자의 25%에 달하는 수치다. 여기에 84㎡ 한 타입은 1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화명캐슬 롯데카이저 박윤호 분양소장은 "현재 분위기로는 이달 중 완전히 판매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가점 역시 높다. 103대 1을 기록한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 2차의 84.95㎡의 청약가점은 최고 78점, 최저 67점을 기록했다. 84.77㎡ 역시 최고 79점, 최저 65점을 보였다. 중대형인 당리 푸르지오 2차 140㎡의 경우 최고 66점, 최저 47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경쟁률과 청약가점은 일반인 청약으로는 당첨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지지구 부산위브 포세이돈과 화명캐슬 롯데카이저의 계약률은 모두 80%를 넘어섰다.
두산위브 포세이돈 마케팅을 맡은 분양대행사 더감의 이기성 사장은 "부산지역은 철저하게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며 "자체 조사결과 5만가구가 움직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떳다방 경쟁 치열 = 지난 8일 자정께 부산 당리 푸르지오 2차 견본주택에는 300명이 넘는 떳다방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관리하는 통장의 당첨여부를 확인한 뒤 중개업소간 거래를 시작했다. 사실상 아파트 프리미엄(웃돈)이 정해지는 시간이다. 수백명의 떳다방이 모여들자 포장마차까지 몰렸다. 이러한 '부흥회'는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정리됐다.
최근에는 당첨자 발표가 이뤄지는 견본주택에서 이러한 야간 '떳다방 부흥회'가 열리기도 한다. 당첨자를 확인하려는 떳다방이 몰려들면서 생긴 신조어다.
최근 부산 청약시장에는 청약통장 뒷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청약통장을 가진 수도권 거주자가 주소를 변경해 청약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부산지역에서 민간 건설사의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서는 청약예금에 가입한 뒤 면적에 따라 청약금을 예치해둬야 한다. 부산지역 청약통장 가입자는 지난 2월말 기준으로 6만8790명으로 이중 85㎡ 이하에 청약할 수 있는 1순위자는 3만6609명이다. 부산지역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소형 1순위 통장에 웃돈 1000만~2000만원이 더해져 거래되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의 아파트 청약기준은 모집 공고일을 기준으로 부산에 거주하면 된다. 이 때문에 모집 공고가 나기전에 부산으로 주민등록지를 이전하고 청약예금통장도 부산지역 수준에 맞춰두면 된다. 떳다방들은 청약통장 가입자가 많은 수도권에서 통장을 매집한 뒤 부산으로 내려올 정도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계약 당일에는 일산이나 용인 등에서 택시를 타고 내려오는 계약자도 있다"며 "사실상 떳다방 업자가 모든 비용을 들여 모셔오는 경우"라고 귀뜸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부산지역에서 돌고 있는 청약통장 중 20% 가량은 수도권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에만 1만가구 분양 = 부산이 생활권인 정관신도시와 양산지역의 신규 분양도 이어지고 있다. 내집마련 정보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부산시에 공급될 아파트는 16개 단지 1만300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8배 늘어난 물량이다.
롯데건설은 내달 기장군 정관면에 '정관2차롯데캐슬' 911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현대건설·두산건설의 해운대 힐스테이트위브(514가구·4월), 포스코건설의 민락더샵(714가구·6월) 등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정관신도시는 부산과 양산, 울산 중앙에 위치한데다 2006년 동시분양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곳이다. 2008년 이후 아파트가 처음 공급돼 사업성이 높은 곳이다.
또 양산의 경우 매년 5000~6000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했으나 2009년 이후 입주 아파트는 '0'에 가까웠다. 여기에 소형 아파트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거래 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양산에는 내달부터 반도건설(631가구)과 우미건설(720가구) 등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김해지역에서도 아파트 분양이 상반기중 이뤄진다.
대우건설 하만채 분양소장은 "최근 부산지역에서는 각종 교통개발이 마무리 되면서 인구 유입이 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의 좋은 분위기는 적어도 올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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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건설사들로부터 '패륜아' 취급 받던 부산시장이 '효자'로 둔갑했다.
최근 2~3년간 부산과 대구지역은 건설사들의 '무덤'으로 치부됐다. 미분양이 매달 늘어가고 사업을 진행한 건설사는 재무상황이 악화됐다. 하지만 최근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은 연일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16일 금융결제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올해 4개 단지에서 3092가구에 대한 일반분양이 실시돼 모두 2만3184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7.5대 1. 계약률도 80~90%를 웃돌고 있다. 시장에서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수요가 많지 않은 중대형 아파트에도 청약통장이 몰리고 그동안 사라졌던 이동식 중개업소인 일명 '떴다방'도 등장하면서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급 줄고 가격 올라 =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시 아파트 값은 평균 15.8%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서울과 수도권이 각각 2.3%, 2.9% 하락했다. 부산의 아파트값은 올해 1월에만 1.8% 올랐다.
이렇다보니 미분양 아파트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부산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4136가구로 2008년 12월 1만3997가구의 30% 수준이다. 사실상 과잉공급이 문제가 된 일부 지역과 중대형을 제외하고는 미분양 아파트가 없는 셈이다.
2000년대 중반 매년 3만가구 안팎이던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07년부터 감소했다. 2009년 8000가구, 2010년 1만4000가구로 줄었다. 이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1만775가구)와 내년(1만2471가구)에도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전셋값 상승에 이어 부동산 시장에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입주한 '개금 롯데캐슬'은 입주 시작 53일 만에 잔금을 완납했고, 현재는 최고 5000만 원 안팎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아파트 신규 분양 시장은 지난해부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GS건설이 해운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587가구 모집에 무려 1만3262명이 청약해 평균 22.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근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올해 가장 먼서 포문을 연것은 두산건설이다. 부산 명지지구에 짓는 두산위브 포세이돈 1149가구 모집에 4197명이 신청해 3.6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중소형은 1순위에 마감됐고 대형도 순위내에 마감했다. 여기에 1397가구를 일반분양하는 화명주공 재건축(화명 롯데캐슬 카이저 2차)에는 1만5891명이 몰렸다. 부산지역 청약예금 가입자의 25%에 달하는 수치다. 여기에 84㎡ 한 타입은 1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화명캐슬 롯데카이저 박윤호 분양소장은 "현재 분위기로는 이달 중 완전히 판매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가점 역시 높다. 103대 1을 기록한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 2차의 84.95㎡의 청약가점은 최고 78점, 최저 67점을 기록했다. 84.77㎡ 역시 최고 79점, 최저 65점을 보였다. 중대형인 당리 푸르지오 2차 140㎡의 경우 최고 66점, 최저 47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경쟁률과 청약가점은 일반인 청약으로는 당첨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지지구 부산위브 포세이돈과 화명캐슬 롯데카이저의 계약률은 모두 80%를 넘어섰다.
두산위브 포세이돈 마케팅을 맡은 분양대행사 더감의 이기성 사장은 "부산지역은 철저하게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며 "자체 조사결과 5만가구가 움직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떳다방 경쟁 치열 = 지난 8일 자정께 부산 당리 푸르지오 2차 견본주택에는 300명이 넘는 떳다방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관리하는 통장의 당첨여부를 확인한 뒤 중개업소간 거래를 시작했다. 사실상 아파트 프리미엄(웃돈)이 정해지는 시간이다. 수백명의 떳다방이 모여들자 포장마차까지 몰렸다. 이러한 '부흥회'는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정리됐다.
최근에는 당첨자 발표가 이뤄지는 견본주택에서 이러한 야간 '떳다방 부흥회'가 열리기도 한다. 당첨자를 확인하려는 떳다방이 몰려들면서 생긴 신조어다.
최근 부산 청약시장에는 청약통장 뒷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청약통장을 가진 수도권 거주자가 주소를 변경해 청약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부산지역에서 민간 건설사의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서는 청약예금에 가입한 뒤 면적에 따라 청약금을 예치해둬야 한다. 부산지역 청약통장 가입자는 지난 2월말 기준으로 6만8790명으로 이중 85㎡ 이하에 청약할 수 있는 1순위자는 3만6609명이다. 부산지역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소형 1순위 통장에 웃돈 1000만~2000만원이 더해져 거래되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의 아파트 청약기준은 모집 공고일을 기준으로 부산에 거주하면 된다. 이 때문에 모집 공고가 나기전에 부산으로 주민등록지를 이전하고 청약예금통장도 부산지역 수준에 맞춰두면 된다. 떳다방들은 청약통장 가입자가 많은 수도권에서 통장을 매집한 뒤 부산으로 내려올 정도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계약 당일에는 일산이나 용인 등에서 택시를 타고 내려오는 계약자도 있다"며 "사실상 떳다방 업자가 모든 비용을 들여 모셔오는 경우"라고 귀뜸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부산지역에서 돌고 있는 청약통장 중 20% 가량은 수도권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에만 1만가구 분양 = 부산이 생활권인 정관신도시와 양산지역의 신규 분양도 이어지고 있다. 내집마련 정보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부산시에 공급될 아파트는 16개 단지 1만300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8배 늘어난 물량이다.
롯데건설은 내달 기장군 정관면에 '정관2차롯데캐슬' 911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현대건설·두산건설의 해운대 힐스테이트위브(514가구·4월), 포스코건설의 민락더샵(714가구·6월) 등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정관신도시는 부산과 양산, 울산 중앙에 위치한데다 2006년 동시분양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곳이다. 2008년 이후 아파트가 처음 공급돼 사업성이 높은 곳이다.
또 양산의 경우 매년 5000~6000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했으나 2009년 이후 입주 아파트는 '0'에 가까웠다. 여기에 소형 아파트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거래 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양산에는 내달부터 반도건설(631가구)과 우미건설(720가구) 등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김해지역에서도 아파트 분양이 상반기중 이뤄진다.
대우건설 하만채 분양소장은 "최근 부산지역에서는 각종 교통개발이 마무리 되면서 인구 유입이 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의 좋은 분위기는 적어도 올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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