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화섭의 글로벌 경제진단]일본지진의 ‘충격효과’

지역내일 2011-03-16

언론인

경제는 수치 놀음이기보다는 고도의 심리 게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진도 9.0의 초강진과 쓰나미 사태에다가 핵공포까지 덮친 일본경제에 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겠는가.

지난 2008년 글로벌 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Mr. 둠'(비관론자)으로 불리는 뉴욕대학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이번 지진이 일본경제로서는 '최악의 시점에 닥친, 최악의 사태'라고 지적하며, 일본의 신인도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단기적 타격 불구 복구 본격화되면 디플레 탈출 계기될 듯

하지만 세계최대의 채권펀드 운용자인 모하메드 엘-에리안 핌코(Pimco) 대표는 일본정부가 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재원 조달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낙관한다. 지난달 그는 미국의 부채 누적을 우려하며 미국 국채(재무부증권) 보유분을 전량 처분해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도 그는 GDP 대비 부채비율이 200%로 미국의 두배를 넘는 일본이 비교적 낮은 이자율로 외국자본을 차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글로벌 채권시장의 분위기는 지극히 가변적이어서 루비니와 엘-에리안 가운데 누구의 판단이 옳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동시에 이번 지진 사태가 충격요법이 되어 일본이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지라도 그것이 일본경제와 일본인들의 삶의 근본적인 호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연재해가 닥친 후 그 피해 수습과 재건을 위한 지출과 투자는 분명 그 나라의 GDP를 그만큼 높여준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재해로 인해 사라진 국부의 일부를 회복하는 데 그치고 전반적인 경제수준의 향상과는 거리가 먼 일이다. 루비니 교수가 "하반기에 지진피해 복구가 본격화되면 일본경제가 중기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신인도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글로벌 무역과 자금 흐름에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관계자들은 일본의 주가 폭락과 함께 엔화 환율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엔화 환율은 두 가지의 상이한 요인이 각기 반대방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향방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 한 가지는 재해복구를 위해 일본기업과 금융기관들이 해외자산을 처분해 자금을 국내로 들여오는 엔화 강세 요인이고, 다른 한 가지는 외국투자자들이 일본경제의 장기적 전망을 우려해 자금을 빼내가는 엔화 약세 요인이다. 지난 1995년 고베 지진 직후에는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자금 국내 환류에 따라 3개월 사이 엔화가 거의 20%나 절상되었다.

시장분석가들은 이번에는 엔화 절상이 그처럼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재무성이 엔화 절상에 따른 수출기업의 타격을 막기 위해 시장에 적극 개입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분석가들은 일본 주가의 대폭적인 하락과 최근 몇 개월 사이 일본주식의 최대 매수자가 외국투자자들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일본 자본의 국내 환류보다는 외국 자본의 이탈이 더 우세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가하락 과잉반응이긴 하지만 일본은행 시장안정 조치 미흡

지난해 4분기에 일본경제는 연율 1.3%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그리고 올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2.2%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지진의 충격과 핵공포로 인해 일본경제는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시장분석가들은 월요일에 7.5% 하락한 데 이어 화요일 다시 9.5%나 떨어진 Topix(도쿄주가지수)가 "지나친 과잉반응"이긴 하지만, 동시에 일본은행의 시장안정 조치가 충분치 못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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