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지역내일 2011-02-08
2011년, 대학을 말하다(1) - 교육이 사라졌다
대학 ‘인재’ 뽑아 ‘범재’로 키운다
초`중`고생 학력 국제 평가에서 ‘최고’ … 대학경쟁력은 최하 수준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나라 고교생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 최저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주요 대학들이 학생선발에 총력을 다하다 실상 재학생들의 교육에는 모관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교생들은 학력수준을 평가하는 각종 국제공인 평가에서 최고수준의 성적표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최고수준의 자원을 받아들인 고등교육기관의 성적표는 바닥권을 맴돌고 있어 개방화 시대에 대학위기론이 부각되고 있다.

◆잘나가는 초·중·고생 =
그동안 주요 대학들은 신입생 학력저하 현상이 심각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특히 수학을 못하는 공대생 등의 사례를 들며 학력저하 현상이 대학경쟁력을 가로 막고 있다고 주장하곤 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각종 지표들은 우리 초·중·고생들의 학력수준이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09년 5월 회원국 34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피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5세 학생들의 읽기 소양은 1위, 수학적 소양은 1위, 과학적 소양은 3위로 나타났다.
국가별 학력수준을 평가하는 국제공인 지표인 국제수학과학능력평가(TIMSS)에서도 우리나라는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50개 회원국의 8학년(중2)을 대상으로 2007년 실시한 TIMSS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의 수학 평균점수는 2위를 차지했으며 과학 평균점수도 4위를 기록했다.

◆존재가치 의심받은 대학 = 이처럼 세계최고의 학력수준을 자랑하는 초·중·고생들이 진학한 국내 대학들이 국제사회로부터 받고 있는 성적표는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각국의 고등교육을 평가하는 지표로 공인받고 있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조사(2010년)에서 우리 대학들의 ‘경쟁사회요구 부합도’는 조사대상 57개국 중 4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지난해 발표한 세계경쟁력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산학간 지식이전 정도’에서 OECD 평균(6.2)에 못 미치는 5.2점을 받았다.
이는 우리 대학들이 사회와 시장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학생들 중 상위권을 독점하는 주요대학들의 성적표는 더욱 초라하다.
지난해 발표된 세계대학 순위는 세 가지다. 더 타임스와 뉴스위크가 각각 세계 100대 대학 순위를, 중국 상하이자오퉁대학이 세계 500대 대학 순위를 발표했다.
뉴스위크와 상하이자오퉁대학이 발표한 순위에서 우리 대학들은 100위권 이내에 단 한 대학도 들어가지 못했다. 더 타임스가 발표한 순위에서 서울대가 간신히 명함을 내밀었다.
경쟁국가인 일본, 싱가포르, 중국, 홍콩의 대학들은 많게는 7개교 적게는 2개교가 100위권에 포함돼 있어 대조되고 있다.
우리 대학들은 연구력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의심받고 있다. 황우석 전 교수 파문으로부터 시작된 이런 현상은 이후에도 논문 표절과 조작 파문이 심시치 않게 터지면서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교육개혁이다 =
최근 일부 대학들이 교수사회의 철밥통을 깨기 위해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교수사회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상당수 개혁성향의 총장들은 이미 좌절했다.
또 국제수준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영어수업을 도입하려는 몇몇 대학의 움직임도 학내 곳곳에서 저항을 받고 있다.
교수사회 일부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투쟁하는 사이 오늘도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못하는 영어전공자. 중국어 회화를 제대로 못하는 중국어 전공자들까지 배출되고 있다.
서울시내 한 사립대 총장은 “기존 교수들에게 영어수업을 강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우리 대학은 앞으로 원어민 교수를 뽑는 방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구호가 아닌 실질적 교육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화점식으로 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이 몇몇 분야를 내세워 특성화 대학으로 선정되는 식의 교육정책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대 허운나 총장은 “현재 우리 대학들의 수준은 모든 분야를 잘해야 해낼 수 있는 종합우승을 할 정도가 아니다”며 “하나라도 강점을 가진 분야를 집중 육성해 전문가를 양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을 잘하는 교수에 대해서도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지급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호남대학교 이현청 총장은 “많은 연구비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와 프로젝트에 교수들이 내몰리는 우리 대학사회 구조적 모순이 문제”라며 “연구에 지친 교수들에게 질 높은 교육서비스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교가 교수지원센터 등을 설치해 교육 콘텐츠를 생산해 교수들에게 공급하는 것도 교육의 질을 높이는 한 방법”이라며 “특히 학생지도에 성과를 나타내는 교수들에 대한 보상체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