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전교조 익산지회 한은수 지회장>

"청소년 문화 고민하는 단체장 나와야 한다"

지역내일 2001-10-19
"청소년들의 의식이 한 도시의 장래를 결정한다는 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청소년들의 바른 의식형성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세번째 청소년문화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전교조 익산지회 한은수(48 원광중)지회장은 '말은 많으나 실천이 드문 현실'을 아쉬워했다. 청소년을 위한 배려나 공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 익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착화 시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렇다할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지역사회의 무능함을 개탄했다.
그는 "최소한의 하드웨어는 갖춰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이제는 청소년문화와 미래를 염려하는 단체장이 나올때가 됐다"고 말했다. 마음같아서는 '친 청소년 후보'를 선정해 당선운동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란다.
다음은 한 지회장과의 일문일답.

■ 청소년들은 인터넷이나 또래집단을 통해서 스스로 자신들의 공간을 찾아서 또래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꼭 청소년문화축제가 필요한 이유는 뭔가.
청소년들이 모여서 뭘 생각하며 뭘 하는지가 중요하다. 또래들 끼리 모여서 긍정적인 의식형성에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익산에 청소년들이 갈 곳이 어디 있는지 살펴보라. 신동 대학로는 이미 유흥과 소비의 집중지가 되었고 공원은 분위기 자체가 으스스하지 않은가. 또 기성세대가 청소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는 장이 어디 있는가. 청소년축제는 꼭 청소년들만 모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올바른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말해보는 공간이다.

■ 청소년들의 의식이 익산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 아닌가.
그렇지않다. 청소년들은 머지 않아 길게 본다고 해도 10년 이내에 지역사회의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그들의 생각과 행동이 지역사회의 중심여론이 될 수 있다. 언제까지 '조폭 많은 도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 청소년들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록 10년 후에 익산은 '살고 싶은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

■ 공연장이나 문화시설은 자치시대 이후 많은 늘었다. 그러나 이를 이용하는 청소년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꼭 지역사회의 책임만이 원인은 아니잖는가.
행정기관이나 교육당국의 일방적인 책임이라고 몰아부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그러나 지역사회와 기성세대가 최소한의 하드웨어는 갖춰줘야 한다. 공연장이나 문화시설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행정편의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왕이면 주제를 갖춰야 한다. 문학 역사 민속 등 지역의 유산을 테마화한 공간으로 얼마든지 구성할 수 있다. 돈이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익산이 교통의 도시라고 하는데 왜 교통의 도시인지를 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중심을 세워놓는 것이 지역사회와 기성세대의 책임이자 역할이다.

■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또 익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라는 생각도 드는데.
그렇기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축제기간에 지역사회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분들과 함께 '청소년문화에 관한 심포지움'을 연다. 앞서 말했지만 생각을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 교사들만의 문제도 아니고 또 행정기관의 문제만도 아니다. 지역사회 공동의 문제다. 각각의 입장에서 느끼는 청소년문화의 실체와 현주소를 논의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해 보자는 취지다. 당연히 지역정치권도 나서야 한다. 청소년문화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다면 지지운동이라도 펼칠 생각이다. 그 안에서 타 지역보다 앞서서 지역사회가 청소년문화를 함께 만들어 간다면 그것또한 우리의 자랑이 될 수 있다.

■ 청소년문화 혹은 축제 등에 대해서 학부모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텐데. 당장 입시와 진학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좋은 예가 있다. 경남의 거창고등학교나 논산의 대건고등학교는 학교문화 뿐만 아니라 학력도 우수한 학교로 손꼽힌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취미활동은 물론 학업에도 열심이다. 학교당국과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청소년문화를 고민해주고 이해해 준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여유와 창의성을 스스로 키워간다. 우리는 아직도 청소년을 감시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기성세대가 끌고 가야만 성공할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한다. 잠깐이라도 시간과 공간을 주고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 보라. 아이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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