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입체적 역량평가제' 개발·특허등록
다면평가 약점 보완 … 승진·상여금에 반영
서울 도봉구가 근무성적 평정과 다면평가를 보완할 새로운 평가틀을 개발, 실험 중이다. 개인별 부서별 역량 측정이 가능한 '입체적 역량평가 제도'다.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개개인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 업무에 적합한 인력배치가 가능하다는 게 구청측 설명이다.
◆일과 성과 중심으로 평가 = 입체적 역량평가는 전 직원이 전산으로 무작위 선정된 10명에게 평가를 받고 같은 방식으로 10명을 평가하는 제도. 5급 사무관 이하 전체 직원이 평가를 주고받는다. 임창길 도봉구 능력개발팀장은 "공직사회의 주요 평가틀인 근무평정은 상급자만 평가를 하기 때문에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급자도 상급자를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서울시나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하는 다면평가와 같지만 같은 부서 직원과 이전에 한 부서에 근무했던 직원이 동시에 평가한다는 면에서는 다르다. 과거의 근무태도나 능력과 함께 현재 개선·발전된 부분도 반영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정한 시기에 소수의 직원들만 평가받지 않고 평가자와 피평가자를 무작위로 선정한다는 점에서도 다르다. 전 직원이 한꺼번에 평가를 주고받기 때문에 평가자가 피평가자에게 '평가 청탁'을 할 기회가 없다. 동료 가운데 누가 자신을 평가하는지도 알 수 없다.
연공서열이 아닌 일이나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하면서도 감정적인 평가로 흐르지 않도록 평가내용은 세밀하게 짰다. 공통·지도자·직무·행태 4개 역량군과 고객지향 전문성 의사결정 갈등조정 조직헌신 의사전달 문제개선 성실성 책임감 등 24개 세부항목으로 구성돼있다.
평가결과는 본인과 부서장에게만 통보된다. 개인은 각 세부항목별로 동일 직급 평균 점수와 동일 직급 내 자기 순위, 어떤 역량군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직원들이 개별 장단점을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는 셈이다.
팀별 과별 국별 역량비교도 가능하다. 임창길 팀장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역량이 우수한 직원을 상대적으로 미흡한 부서에 배치해 부서별로 고른 역량을 갖추도록 할 수 있기 때문. 부서별 특징과 직원별 우수역량을 맞춰 인사를 할 수도 있다.
구는 지난 연말 성과상여금 지급과 최근 인사에서 새 틀을 활용한 평가결과를 적용했다. 역량평가 점수를 근무평정 점수와 합산, 새로운 순위를 만들어낸 것이다. 구 관계자는 "승진 대상자 가운데 역량평가결과 하위권에 포함돼 승진이 보류된 경우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개인·부서별 개선·발전 가능 = 입체적 역량평가는 임 팀장을 비롯한 능력개발팀 직원들이 2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제도라 더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새 평가틀과 관련한 8가지 저작권 등록도 마쳤다. 새 제도가 또다른 구 수입원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공직사회 맞춤형'이라는 자체 평가에 걸맞게 외부에서도 가능성을 인정했다. 임창길 팀장은 "지난해 6월 김승용 동국대 교수와 신택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등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검증작업을 진행했는데 공직사회에서 적극 활용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서울시 25개 자치구 교육·인사담당 직원 워크숍에서 선보인 결과 참가자 87%가 '탁월' '우수' 평가를 내렸다. 소속 자치구에 추천하고 싶다는 의견도 71%나 됐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입체형 역량평가제도는 도봉구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 여건에도 맞도록 유연하게 설계했다"며 "일과 성과 중심 평가에 연공서열도 가미함으로써 공무원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도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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