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용 논설주간
'(천안함 사건으로) 비록 육신은 죽었다 하나 그 영혼, 역사로 다시 부활하고 국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자유대한의 수호신이 되라'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 건립된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새겨진 글귀이다. 벌써 1년이 지났는가. 26일로 천안함 사건 1주년을 맞는 가운데 각종 추모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국방부는 26일 대전 현충원에서 '천안함을 기억하라'는 주제로 추모식을 연다.
정말 충격이었다. 지난해 3월 26일 밤. 서해 북방한계선 최북단인 백령도 근해에서 해군 함정이 침몰해 꽃다운 나이의 장병 46명이 목숨을 잃었다. 어디 그 뿐인가. 장병들의 구조작업을 하던 수중파괴대원 한주호 준위과 금양호 선원들도 희생됐다. 46명의 장병과 한주호 준위 등을 마지막으로 보내던 국민의 뜨거운 눈물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그것은 분노였고 동포애였다. 사랑이었다.
철저한 재조사와 함께 '1차 조사결과' 공개 확대를
그러나 천안함 사태 발생 1주년을 맞아 과연 46용사와 한주호 준위는 편히 잠들었을까. 소를 잃었으면 외양간부터 고쳐야 하건만 우리는 과연 외양간을 고쳤는지. 천안함 1주년을 맞아 걱정이 많다.
물론 대다수 국민은 천안함 사건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공격을 받아 일어난 것으로 생각한다. 다수의 국민은 전시도 아닌 때에 북한 잠수정이 해군 함정을 공격해 꽃다운 장병이 숨진 충격적 사건에 대해 아직도 분노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천안함 사고는 보안상 기밀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투명하게 파헤쳐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에서는 정부 조사결과가 과학적으로 성립하기 힘든 것이라는 비판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정부의 결론은 사실이라기보다는 추론에 입각한 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21세기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공개투명의 원칙이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개투명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정부와 개인 등은 일시의 안녕을 위해 감추고 싶은 유혹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공개투명의 원칙에 따라 모든 진실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천안함 사건에 이어 터진 연평 포격으로 천안함은 도매금으로 북한 소행으로 넘어간 측면이 있다. 북한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이 천안함 사건이 북한 잠수정 공격 때문이라는 정부 발표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시기에 관계없이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역사적 무게 때문에서라도 전국민이 수긍할 수 있게 명백해져야 한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있는 재조사와 함께 1차 조사결과에 대한 정보공개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 발표에 의문을 표시하는 민간도 공개된 범위 안에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천안함 사건으로 허만 찔렸지 과연 안보상 구멍이 메워졌는가 하는 점이다. 국가 안보에서 무기 등 장비도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를 지키는 인적 자원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안보 자세가 강화되었는지 의문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8개월 뒤 일어난 연평도 포격사건은 우리 안보 태세가 개선되었다는 안도감을 국민들에게 주지 못했다. 군은 자신감 없는 나약함만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는가. 그 와중에 국방개혁도 용두사미로 축소됐다. '안보실패'에 대한 국방 수뇌부의 통렬한 반성과 대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 국민들의 평가이다. 뼈아픈 자성 속에서 문책이 단행됐는지도 의문이다.
'남북 대결구도 속에서 긴장고조' 안타까워
천안함 이후 가장 안타까운 현실은 남북 대결구도 속에서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는 점이다. 천안함사건이 자신과는 관계없다는 북한 주장과 '천안함 사과 없는 남북관계는 없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서 나날을 보내야 했다.
결론적으로 남북은 만나야 한다. 평생 안 볼듯이 으르렁거릴 때 남북한 모두 얻을 게 없다. 비정치적 비군사적인 부분부터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노력을 계속해 합의점을 늘려가야 한다. 남북간에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꾸준한 대화를 통해 북한 쪽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북한도 남한 쪽 도움이 필요하다면 진정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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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으로) 비록 육신은 죽었다 하나 그 영혼, 역사로 다시 부활하고 국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자유대한의 수호신이 되라'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 건립된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새겨진 글귀이다. 벌써 1년이 지났는가. 26일로 천안함 사건 1주년을 맞는 가운데 각종 추모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국방부는 26일 대전 현충원에서 '천안함을 기억하라'는 주제로 추모식을 연다.
정말 충격이었다. 지난해 3월 26일 밤. 서해 북방한계선 최북단인 백령도 근해에서 해군 함정이 침몰해 꽃다운 나이의 장병 46명이 목숨을 잃었다. 어디 그 뿐인가. 장병들의 구조작업을 하던 수중파괴대원 한주호 준위과 금양호 선원들도 희생됐다. 46명의 장병과 한주호 준위 등을 마지막으로 보내던 국민의 뜨거운 눈물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그것은 분노였고 동포애였다. 사랑이었다.
철저한 재조사와 함께 '1차 조사결과' 공개 확대를
그러나 천안함 사태 발생 1주년을 맞아 과연 46용사와 한주호 준위는 편히 잠들었을까. 소를 잃었으면 외양간부터 고쳐야 하건만 우리는 과연 외양간을 고쳤는지. 천안함 1주년을 맞아 걱정이 많다.
물론 대다수 국민은 천안함 사건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공격을 받아 일어난 것으로 생각한다. 다수의 국민은 전시도 아닌 때에 북한 잠수정이 해군 함정을 공격해 꽃다운 장병이 숨진 충격적 사건에 대해 아직도 분노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천안함 사고는 보안상 기밀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투명하게 파헤쳐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에서는 정부 조사결과가 과학적으로 성립하기 힘든 것이라는 비판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정부의 결론은 사실이라기보다는 추론에 입각한 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21세기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공개투명의 원칙이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개투명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정부와 개인 등은 일시의 안녕을 위해 감추고 싶은 유혹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공개투명의 원칙에 따라 모든 진실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천안함 사건에 이어 터진 연평 포격으로 천안함은 도매금으로 북한 소행으로 넘어간 측면이 있다. 북한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이 천안함 사건이 북한 잠수정 공격 때문이라는 정부 발표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시기에 관계없이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역사적 무게 때문에서라도 전국민이 수긍할 수 있게 명백해져야 한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있는 재조사와 함께 1차 조사결과에 대한 정보공개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 발표에 의문을 표시하는 민간도 공개된 범위 안에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천안함 사건으로 허만 찔렸지 과연 안보상 구멍이 메워졌는가 하는 점이다. 국가 안보에서 무기 등 장비도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를 지키는 인적 자원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안보 자세가 강화되었는지 의문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8개월 뒤 일어난 연평도 포격사건은 우리 안보 태세가 개선되었다는 안도감을 국민들에게 주지 못했다. 군은 자신감 없는 나약함만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는가. 그 와중에 국방개혁도 용두사미로 축소됐다. '안보실패'에 대한 국방 수뇌부의 통렬한 반성과 대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 국민들의 평가이다. 뼈아픈 자성 속에서 문책이 단행됐는지도 의문이다.
'남북 대결구도 속에서 긴장고조' 안타까워
천안함 이후 가장 안타까운 현실은 남북 대결구도 속에서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는 점이다. 천안함사건이 자신과는 관계없다는 북한 주장과 '천안함 사과 없는 남북관계는 없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서 나날을 보내야 했다.
결론적으로 남북은 만나야 한다. 평생 안 볼듯이 으르렁거릴 때 남북한 모두 얻을 게 없다. 비정치적 비군사적인 부분부터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노력을 계속해 합의점을 늘려가야 한다. 남북간에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꾸준한 대화를 통해 북한 쪽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북한도 남한 쪽 도움이 필요하다면 진정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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