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공황’ 방황하는 고3 교실

눈치작전·수시합격 탈락 속출할 듯 … 일부 대학선 어려운 수능 찬성

지역내일 2001-11-09 (수정 2001-11-10 오후 1:50:06)
7일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수험생들은 지난해에 비해 수능 성적이 30∼60점 이상 대폭 하락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이해찬 1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허황된 교육개혁 정책에 속아 시험을 망쳤다”며 비난의 화살을 교육부로 돌리고 있다.

◇수능 충격 확산= 가채점이 이뤄진 8일 수험생과 일선 고등학교는 황망한 표정이었다. 상위권 학생이 30∼40점, 중하위권이 50∼60점 가량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면서 수험생들은 향후 진학방향을 놓고 갈피를 잡지 못했다.
특히 수험생들은 교육개혁 첫 세대인 자신들을 ‘실험실의 생쥐’에 비유하며 교육당국의 무책임한 정책 변경이 ‘수능 대공황’을 초래했다고 강력 비난했다.
이날 교육부 홈페이지가 이틀째 마비된 가운데 각 인터넷 포탈사이트에는 수험생들이 올린 분노의 글이 폭주했다.
엠파스(empas.com)에 ‘열받은 수험생’이라는 아이디로 글을 올린 네티즌은 “일방적 학습보다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권하던 교육부장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이제와서 시험을 어렵게 출제하는 것은 우리를 실험대상으로 삼았다는 반증”이라고 교육당국을 성토했다.
‘눈물어린 수험생’이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교육정책이 바뀌면서 야자(야간 자율학습)는 사라졌고 4시면 집에 갔다. 마치 수능을 보지 않고도 대학 갈 수 있을 것처럼 떠들어대더니 어떻게 된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일선학교 교사들도 “너무 심했다”는 표정이었다. 서울 ㄱ고 3학년 담임인 김 모(43)씨는 “어느정도 시험을 어렵게해 변별력을 갖는 것은 좋지만 이번은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경력 2년차인 학원강사 김 모(29)씨도 “강사들도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저하된 학생들의 학력을 고려치 않은 출제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일선 대학은 지난해 수능이 너무 쉬워 변별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내세우며 올해 수능사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고려대 김승권 입학관리실장은 “대학 입장에서는 우수학생 확보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어려운 수능으로 변별력이 높이는 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속출하는 피해= 일선 고교는 진학지도에 혼란을 빚고 있다.
아직 논술시험과 면접이 남아있지만 워낙 점수 하락폭이 커 진학 기준조차 잡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상위권에서 하위권까지 동반 하락, ‘소신지원’이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고교 교사는 “이런 점수대는 유례없는 것인데다 학생들도 심리적 위축과 회의감이 심한 상황이라 어떻게 정시지도를 해야 할지 난감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극심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정시모집 합격선이 어느 선까지 하락할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위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우선 붙고보자’는 안전지원이 속출하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합격증을 눈앞에 둔 수시모집 합격자도 초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이미 학기 중에 이뤄진 수시모집에 응시, 1차에 합격은 했으나 수능에서 일정 성적을 받아야 최종 합격할 수 있어 자칫 ‘도중하차’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수능 2등급(전체 11%이내)을 받아야 수시모집 합격이 최종 결정되는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고교장 추천 당시 탈락율 13.9%(936명 중 130명)에 버금가는 숫자가 탈락할 수도 있다고 입시계는 보고 있다.
한양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서울 ㄷ고 백 모군은 “가채점 결과 40점 넘게 하락해 열심히 수능만 준비한 친구들에 비해 수능 등급이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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