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은 합격점, 대회 운영은 아직

4만여 관객 경기장 개장 축하‥ 교통 질서 청결 난제로 남아

지역내일 2001-11-09
전국 최고 수준의 경기장 시설을 자랑하며 8일 개장한 전주월드컵 경기장 개장식이 대회 운영면에서 많은 숙제를 남겨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오후 도내 각지에서 몰려든 입장객들이 17만여평에 이르는 방대한 경기장 주변을 누비는 등 뜨거운 열기로 첫발을 내 딛었으나, 운영상의 미숙함을 드러낸 것은 물론 시민의식의 실종으로 어김없이 교통혼잡을 연출, 내년 대회의 성공적인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는 평이다
특히 전주시가 차량2부제 운영과 셔틀버스 운행 등을 도입했지만 교통난 해소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해 시내권에서 진입하는데 꼬박 1시간이 걸리는 등 교통문제가 가장 큰 난제로 부각됐다.

진입에 1시간, 나오는데 1시간
개장식 식전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차량으로 경기장 주진입로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고속도로와 군산 익산에서 진입한 차량과 팔달로를 통해 경기장을 찾는 입장객 차량이 뒤 엉키면서 교통흐름이 마비상태에 이를 정도.
서부우회도로를 통한 경기장 진입도 밀리기는 마찬가지. 국가대표팀과 세네갈 팀과의 경기 시작 1시간여를 남기고서는 서곡지구 인근 도로부터 진입로가 거의 멈추다시피 했다. 평소 차량으로 10분을 넘기지 않는 도로를 가는데 꼬박 1시간 이상을 소비해야 했다.
시간에 쫓긴 행사차량 10여대는 경찰차의 호위를 받아 역주행을 불사하는 '모험'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기장으로 진입하는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한데는 짝수차량 진입금지와 셔틀버스 이용을 당부했던 주최측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경기장의 동문과 서문중 동문만을 개장한 영향도 컸다. 이는 서부우회도로에서 진입하는 도로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장식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장 인근 뿐만 아니라 시내권에서부터 도로망의 교통소통 전체를 체크해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 가동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대회전까지 충분한 검토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2부제 청결 질서는 남의 일
이와같은 교통대란은 월드컵 경기를 치를 수 있을 만큼 성장하지 못한 시민의식에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주시는 교통체증을 예상해 차량2부제 시행과 함께 셔틀버스 이용을 당부해 왔다. 그러나 개장식이 다가오면서 버젓이 짝수차량을 타고 진입하는 관람객에 대한 단속은 소통을 위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지정 주차장제도를 운영했지만 가까운 곳에 차를 대려는 시민들은 이를 무시해 심지어 잔디 화단위에 차를 올려놓는 몰상식을 연출하기도.
지정석 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들은 남의 자리에 앉아 말다툼이 벌어지는 가 하면 미처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을 상대로 암표상들이 폭리를 취하는 등 후진적인 모습을 재현했다.
시민단체와 함께 의욕적으로 펼쳐왔던 '한줄로 서기' 운동은 전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화장실과 매표소는 몰려드는 관람객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익산에서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경기장을 찾았다는 김경수(36세)씨는 "월드컵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모양"이라면서 "시민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대책을 내 놔도 어렵지 않겠느냐"며 개탄했다.

<개장식 이모저모="">
사상 최고의 관람객이 몰린 월드컵경기장 개장식은 식전행사에 이어 대형 폭죽과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폭죽이 깜짝쇼 형식으로 터지면서 관람객이 놀란 것은 물론 '도난방지시스템'을 설치한 차량이 폭죽 폭발음의 진동으로 작동해 울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1등석 점령한 높으신 분들, 게임중에 몰려나가
1등석 다수를 점하고 있던 도내 지방정치권 인사들이 게임도중 관람석을 빠져나가 경기시간 내내 자리를 지켰던 관객들과는 대조를 보였다. 입장권을 구매가 아닌 초대권 형식으로 입장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경기 중반 선약이나 다음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 4만여명의 관객이 몰려 꽉 찼던 운동장은 이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이빨이 빠진' 모양을 연출했다.

정치권 인사 불참, 관중석 뜨거운 열기와 대조
대규모 행사에 뒤질세라 참석했던 중앙정치권 인사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은 개장식이었다. 도내 국회의원중 장영달 의원만 참석했고 나머지 의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남궁 진 문화관광부장관이 대통령 치사를 대독했고 월드컵조직위 정몽준 이연택 공동위원장, 이무영 전 경찰청장 등만 참석해 당초 대규모 귀빈석을 준비했던 전주시와 주최측이 서운해 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국내외 취재진, 전통미 살린 경기장 호평
한국과 세네갈 대표팀과의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내려온 취재진이 경기장 시설을 둘러본 뒤 '특색있는 경기장'으로 호평. 특히 합죽선 모양으로 배치된 지붕 사이가 뚫린 점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앙언론사의 한 기자는 "늦가을이라 지금은 춥게 느껴지지만 내년 본대회가 초여름에 개최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원한 경기장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무영 청장 교체소식 듣고 급거
경기장 치안상태 점검 등을 이유로 전주를 방문했던 이무영 청장은 오후 6시경 정부로부터 경찰청장 교체 소식을 듣고 경기 중반에 급거 상경. 올들어 7번째로 지역을 방문한 이 청장은 당초 기자실을 들러 12월 초 청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교체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지사 선거 출마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청장이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할 지 귀추가 주목되는 지점이다. 이 청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고향을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뭐가 필요한지 충분히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향후 행보에 관해 여운을 남겼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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