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수원~동수원구간 추정치 현실의 14배
"적자보전없어 교통량 부풀릴 이유없다"
영동고속도로 북수원IC와 용인 상현동을 잇는 '북수원 민자고속도로'(수원외곽순환고속도로)의 교통량 추정치가 과대 포장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체 교통량 가운데 영동고속도로에서 전환될 교통량만 따져도 최대 15배 가까이 부풀려진 것으로 지적됐다.
북수원 민자고속도로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 검토의견서(2004년)에 따르면 사업제안자인 '수원순환도로주식회사'는 2010년 개통시점의 도로 교통량을 하루 4만362대로 예측했다. 이 도로의 노선은 총연장 7.7㎞(왕복 4차로)로 영동고속도로 북수원IC~동수원IC 구간을 나란히 지나가다가 용인시 상현동으로 연결된다. <그래픽 참조>
따라서 도로가 신설될 경우 영동고속도로의 교통량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사업제안자는 당시 경쟁노선인 영동고속도로 북수원IC~동수원IC 구간의 2010년 교통량을 하루 11만3425대로 추정했다. 민자도로가 신설되면 이 가운데 하루 8098대가 영동고속도로에서 옮겨 올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교통량은 제안서의 6.8% 수준 = 그러나 한국도로공사의 통계에 의하면 2010년 영동고속도로 북수원IC~동수원IC 통행량은 하루 7832대에 불과했다. 사업제안자가 추정한 11만3000대의 6.8% 수준이다.
이종주 북수원발전협의회 공동대표는 "지난해 영동고속도로 북수원IC~동수원IC 구간의 교통량은 지난 2005년 대비 30%가량 줄어들었다"며 "사업자의 이 구간 교통량 추정치는 14배 이상 부풀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업자는 전체 예상교통량의 20%만 영동고속도로에서 전환되는 교통량으로 봤다. 그러나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교통량이 어떻게 나왔는지도 불투명하다. 한국개발연구원 민간지원센터는 당시 검토의견서에서 "개통초기 교통량(4만362대/일) 중 20%를 차지하는 전환교통량을 제외한 나머지 교통량이 모두 신도시 개발에 따른 유발량인지, 기타 도로에서 전환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검토의견서 결론에서 "사업제안자가 제시한 교통수요는 신갈~안산고속도로의 확장계획을 반영하지 않았고, 1일 수요추정시 피크시간대만 적용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과대한 추정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업자측은 "이 사업은 최소운영수입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교통량이 감소하면 사업자가 적자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교통량을 부풀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민자도로 건설단가 재정사업보다 높아 = 그러나 민자도로의 교통량은 총 공사비와 관련이 있다. 신영철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은 "적자보전을 해주지 않는 것은 다행이지만 공사비의 거품이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사비를 부풀려 부당한 이익을 남기기 위해 교통량을 과대 포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는 "민자도로의 공사비가 재정도로보다 약 40%가량 높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민자고속도로인 인천공항 고속도로의 경우 ㎞당 건설단가(공사비, 보상비, 기타비용 포함)는 198.5억원이나 재정사업인 서해안(당진~목포)고속도로는 건설단가가 124.9억원이었다. 그러나 북수원고속도로의 경우 ㎞당 건설비용은 363억원, 총투자비로 계산할 경우 무려 488억원에 달한다. 신 단장은 "대부분 민자도로 사업자가 설계부실 등 각종 사업 리스크를 공사비를 부풀려 메우고 있다"며 "북수원고속도로도 사업자가 '정당하다'는 주장만 하지 말고 공사비 산출근거를 공개하고 토론을 통해 검증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원시 관계자는 "현재 협상이 진행중이어서 자료를 공개할 수도 없고, 설명해 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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