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 회장이 건설 지원 나선 이유는]‘책임경영’VS‘부 대물림’ 해석 엇갈려

지역내일 2011-04-07 (수정 2011-04-07 오후 2:52:24)
STX "'꼬리자르기' 않고 책임경영 의지 보인 것"
"개인회사에 사재 출연 당연, 계열사 지원은 부당"

강덕수(사진) STX그룹 회장이 유동성 위기설로 어려움을 겪어온 STX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사재까지 내놓은 일을 놓고 해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그룹차원의 회생 노력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꼬리자르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LIG그룹의 LIG건설 등과 달리 대주주가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비상장회사인 STX건설을 통해 자녀들에게 기업을 승계하려는 시도가 차질을 빚자 강 회장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이 자금회수에 나서면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은 구조다. 부도설이 확산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LIG 건설과 다르다"= STX건설 부도설이 수그러들지 않자 강 회장이 직접 나섰다. STX는 6일 강 회장이 STX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51만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또 강 회장 소유 회사인 포스텍도 STX건설이 갖고 있던 STX주식 23만4996주를 시간외 매매를 통해 사들였다. 이에 앞서 STX팬오션은 STX건설이 보유한 흥국상호저축은행 지분을 265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강 회장의 사재와 관계 회사 등의 지원을 통해 공급되는 유동성은 400억원이 좀 넘는 수준이다. STX건설 재무구조에 대한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하지만 강 회장과 STX그룹이 STX건설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혀지면서 부도설은 잠잠해진 상태다.

STX 관계자는 "강 회장이 사재를 털어가며 STX건설이 보유한 주식을 매입한 것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STX건설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계열 건설사가 부실해지자 '꼬리자르기'에 나섰던 효성그룹이나 LIG그룹과 달리 STX그룹은 STX건설을 끌고 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계열사 지원으로 급성장 = 하지만 강 회장과 STX그룹의 STX건설 회생 노력이 '책임경영' 보다는 '부의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비상장회사인 STX건설을 통해 자녀들에게 부를 대물림하려다 차질을 빚자 강 회장과 STX그룹이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2005년 STX메탈에 있던 건설사업부가 떨어져 나오면서 설립된 STX건설은 강 회장과 강 회장 소유회사인 포스텍이 각각 25%, 강 회장의 두 자녀가 각각 25%씩 지분을 소유한 개인회사다.

STX건설은 출범직후부터 꾸준히 성장해왔다. 2005년말 88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08년 4041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같은기간 48억원에서 724억원으로 15배나 뛰었다. 2009년 건설경기 악화로 매출은 3010억원, 당기순이익은 541억원으로 줄긴 했지만 출범당시와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 셈이다.

비결은 STX그룹 계열사의 전폭적인 지원에 있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STX건설 매출 중 계열사 비중이 75.6%에 달한다. STX건설은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지만 STX조선해양, STX엔진 등 계열사의 물량을 받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부의 승계 차질?= 이 때문에 강 회장은 비상장사인 STX건설을 통해 부를 대물림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왔다. 그룹 계열사들이 총수 자녀가 소유한 비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를 토대로 회사가 급성장하면 배당이나 상장 등을 통해 오너 자녀들이 부를 챙기는 대기업들의 관행과 다르지 않다는 것. 다만 STX건설은 무리하게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면서 유동성 압박을 받게 됐다.



강 회장의 STX건설 지원이 '책임 경영'보다는 결국 부의 승계를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히려 STX팬오션이 STX건설이 보유한 흥국저축은행 지분을 인수해주기로 한 것에 대해 비판이 제기된다.

채이배 경제개혁연대 회계사는 "STX건설은 재벌들이 부의 편법 승계를 위해 활용하는 비상장 개인회사로 보인다"며 "개인회사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계열사가 동원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총수가 사재를 털어넣은 것은 그만큼 다른 계열사에 부담을 안기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STX 관계자는 "STX건설은 매출이나 이익도 크지 않고 배당도 많이 해오지 않았다"며 "다른 대기업처럼 편법 승계를 위해 만든 회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