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구조조정 왜 멈추나 (장명국 2001.11.12)

<내일시론>

지역내일 2001-11-12
<내일시론>구조조정 왜 멈추나 (장명국 2001.11.12)
장명국 본사 운영위원장


한보철강이 부도난 지 5년 가까이 되었다. 충남 당진에 공장이 있어서 국민적 관심이 멀어서인지 아직도 그대로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만 지금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5년이면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하긴 YS 때 문제되었던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 그룹으로 넘어가 지금은 쌩쌩 돌아가니 한보를 자꾸 부각시키는 것은 괜한 시비라고 할는지도 모르겠다.
DJ정부는 개혁과 구조조정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았다. 그러나 개혁과 구조조정은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고 평가된다. 왜 절반을 실패하고 있는가.
첫째 4대 부문에서 민영기업보다 공공부문의 개혁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IMF 외환위기가 끝났다고 서둘러 선언하면서 구조조정을 사실상 중단했기 때문이다. 셋째 DJ정부는 작은 정부와 시장경제를 표방했으나 큰 정부가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며 관료들의 위세는 더 막강해져 시장경제를 저해하는 관치경제가 강화됐다.
정부는 2002년 예산 112조5800억원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내년 경제성장률을 8%로 예상하여 짰다고 한다. 예산은 정치권과 관료들이 국민세금으로 여기저기 쓰는 돈이다. 세금을 많이 걷으면 작은 정부가 아닌 큰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려 소비를 촉진한다는 관치적인 발상일 따름이다.

공기업 모범 안 보이면 사기업 구조조정 요구 못한다
선진국은 이미 시장경제체제이기 때문에 불황 극복대책으로 재정을 통한 소비확대를 촉진해도 시장경제 시스템이 크게 망가지는 일은 없다. 그러나 시장경제가 불완전한 우리가 불황대책으로 큰 정부·관치경제로 되돌아가려고 하니 이래서는 개혁과 구조조정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으로 공적자금이 필요하므로 예산을 늘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극약처방이었을 뿐이다.
국민들은 DJ정부에 대해 말과 행동이 다르고, ‘자기들끼리 해먹는 정권’이라고 격렬히 비난하고 있다. 벤처기업의 한 예를 들어보자.
벤처정신은 몹시 중요하고 벤처기업이 많이 나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정책의 잘못으로 벤처기업이 죽어가고 있다. 정부가 할 일은 벤처기업이 나올 수 있는 정치·사회·경제적인 분위기와 여건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DJ 정부는 과거 개발독재시대 때 재벌에게 했듯이 벤처기업에 직접 돈을 지원하는 관치적 방식으로 ‘보호육성’하는 정책을 집중적으로 폈다. 자생력 없고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벤처기업들은 코스닥 시장의 주가급락이라는 파행성을 만들어냈다.
다시 말해 관치형 벤처기업이 국민세금을 누가 빨리 해먹느냐 하는 이른바 카지노 자본주의를 만들어 서울 테헤란로에 먹자판 광풍을 불러왔다. 여기서 떼돈을 번 삼십대 젊은 벤처사업가들은 서울강남에 120평의 40억원짜리 빌라를 사들였는데, 평당 3000만원이 넘는 빌라가 순식간에 분양되는 기현상까지 낳았다. 빌라의 모든 내부설비는 미제보다 더 좋은 독일제나 이탈리아제로 장식하는 초호화판 불로소득계층을 만들어내었다. 이를 지켜본 한 공직자가 “빨리 망해야 한다”고 탄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첫째 사기업보다 공공부문이 구조조정에 앞장서고 가시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 지금 공기업체에서 무사안일하고 복지부동하는 사장들을 하루빨리 교체하거나, 구체적인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공기업이 모범을 보이지 않고 사기업의 구조조정을 요구할 자격이 있는가.

경제관료, 개혁과 구조조정 방해세력 되지 말라
둘째 정부와 공공부문에서 약속한 것을 빨리 이행할 수 있도록 점검하고 감사해야 한다. 변화가 세고 거칠면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그 방향이 옳고 다수가 이성적으로 동의한다면 밀어붙여야 한다.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공공부문 간부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셋째 세금을 대폭 줄여야 한다. 법인에 대한 세금감면을 추진하여 기업의 부채비율을 줄이고 투자를 활성화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법인세와 자영업자에 대한 세금감면이 절실히 요구된다.
세계가 불황의 늪으로 빠진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개혁과 구조조정은 불황 때 해야 실효를 거둔다. 불황을 적극적으로 맞이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할 때 작은 정부와 시장경제도 확립되어 개혁과 구조조정도 성과를 만들어낸다.
정치가들은 폼잡는 것을 좋아한다. 관료들은 포장하기를 좋아하며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데, 이제 그들의 행태가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더 이상 거짓말하지 말라. 그들은 개혁과 구조조정을 밀고 나가는 데 방해세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장명국 본사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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