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회수 나서면 건설사 연쇄도산 우려
신용카드 과당경쟁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5대 금융지주회사 회장을 긴급 소집한 것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전산사고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인한 건설사 부실 문제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에만 맡겨두었다가는 금융시장이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대출 회수로 건설사 경영 어려움 초래" = 김 위원장이 이날 모두 발언에서 "금융이 실물경제를 제대로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위원장은 "삼부토건의 기업회생절차 신청과정에서 보듯 건설사의 PF에 대한 금융권 지원이 소극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이런 부분이 건설사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은행들이 신규PF 대출에 소극적이고 만기가 돌아온 PF 대출을 지나치게 회수하면서 건설사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를 직접적으로 제기한 셈이다.
실제 최근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 신청이 잇따르면서 금융권의 PF대출 회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한계에 다다른 저축은행 뿐 아니라 은행들도 PF대출 회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동양건설이 지난주 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도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이 대출 회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PF대출은 25조원. 이중 국민,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의 대출 만기가 2분기에 집중돼 있다. 은행이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고 회수에 나설 경우 건설사들의 연쇄 부도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건설사에 대한 금융권의 대응이 정상궤도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2금융권은 물론 시중은행들까지 경쟁적으로 대출 회수 경쟁에 나서면서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건실한 건설사까지 위험하게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건설사 PF대출 지원에 적극 나서줄 것으로 당부했다.
◆IT보안 투자 늘려야 = 이날 간담회에서는 전산 보안 문제도 거론됐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 앞서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회사에 생명과도 같은 전산시스템의 문제가 발생해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고 걱정을 끼친 점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해킹 사건에 이어 농협 전산시스템 마비 사태로 금융권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때로 떨어진 상태다. 농협의 경우 전산시스템이 중단된지 1주일에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도 완전 복구가 안 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날 간담회에서는 IT 보안 사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이 논의됐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인력과 예산 측면에서 IT 보안 쪽이 취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당국도 회사도 관심을 갖고 인력과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금융권의 과당경쟁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금융권을 보고 있다. 그동안 신용카드 등 금융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김 위원장은 "2003년 카드 대란 때문에 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는데 근래 카드 시장이 다시 과열 경쟁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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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지주사, PF지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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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과당경쟁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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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회수로 건설사 경영 어려움 초래" = 김 위원장이 이날 모두 발언에서 "금융이 실물경제를 제대로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위원장은 "삼부토건의 기업회생절차 신청과정에서 보듯 건설사의 PF에 대한 금융권 지원이 소극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이런 부분이 건설사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은행들이 신규PF 대출에 소극적이고 만기가 돌아온 PF 대출을 지나치게 회수하면서 건설사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를 직접적으로 제기한 셈이다.
실제 최근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 신청이 잇따르면서 금융권의 PF대출 회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한계에 다다른 저축은행 뿐 아니라 은행들도 PF대출 회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동양건설이 지난주 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도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이 대출 회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PF대출은 25조원. 이중 국민,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의 대출 만기가 2분기에 집중돼 있다. 은행이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고 회수에 나설 경우 건설사들의 연쇄 부도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건설사에 대한 금융권의 대응이 정상궤도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2금융권은 물론 시중은행들까지 경쟁적으로 대출 회수 경쟁에 나서면서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건실한 건설사까지 위험하게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건설사 PF대출 지원에 적극 나서줄 것으로 당부했다.
◆IT보안 투자 늘려야 = 이날 간담회에서는 전산 보안 문제도 거론됐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 앞서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회사에 생명과도 같은 전산시스템의 문제가 발생해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고 걱정을 끼친 점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해킹 사건에 이어 농협 전산시스템 마비 사태로 금융권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때로 떨어진 상태다. 농협의 경우 전산시스템이 중단된지 1주일에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도 완전 복구가 안 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날 간담회에서는 IT 보안 사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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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는 최근 금융권의 과당경쟁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금융권을 보고 있다. 그동안 신용카드 등 금융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김 위원장은 "2003년 카드 대란 때문에 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는데 근래 카드 시장이 다시 과열 경쟁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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