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격실·사전훈련 덕분 … 상황 14시간만에 전원 무사 확인
인도양을 항해 중, 소말리아 해적으로 보이는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던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이 위험순간을 넘기고 안전항해를 재개했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는 22일 "한진텐진호(사진)가 현재 예정항로로 운항을 재개, 싱가포르를 거쳐 부산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21일 새벽 무장세력이 납치를 시도하자 선원들은 시동을 끄고 전원 선내 피난처(Citadel)로 긴급대피했으며 인근 해역에 있던 우리 해군은 연합함대와 합동으로 선박안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상황발생 14시간만에 선원 20명 전원이 무사히 구출됐다.
◆해적공격 대비한 사전 도상훈련 큰 효과 = 파나마 선적의 7만5000톤급 한진텐진호는 21일 오전 5시15분께(이하 한국시간) 소말리아 동쪽 460마일 지점에서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즉시 위험신호(SSAS)가 국토해양부 상황실로 발신됐고 곧이어 합동참모본부에도 보고됐다.
위험을 알린 선원들은 시동을 끄고 선내 피난처로 피신했다. 해적이 배를 끌고 소말리아 해역으로 들어가 버리면 사실상 구출작전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진텐진호는 앞서 '아덴만의 여명작전'으로 구출된 삼호주얼리호 사례 등을 참조, 선내 피난처를 강화하고 3일치 비상식량 등을 확보했다. 운항에 앞서 해적공격에 대비한 도상훈련도 실시, 곧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었다. 다만 피난처 내에 위성전화는 싱가포르에 도착 후 장착 예정이어서 외부와의 교신이 차단됐다.
◆상황 3시간만에 선원들의 안전 확인 = 인근 아덴만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은 오전 7시께 한진텐진호를 향해 기동을 시작했다.
그 사이 정부의 요청을 받은 연합함대가 한진텐진호로부터 80마일 떨어진 곳에 있던 터키 군함을 통해 정찰활동을 시작했다. 터키군은 △한진텐진호가 정지 중이고 △갑판은 점등된 상태였으며 △외부 인원이 식별되지 않았고 △배 주변에 해적들의 모선과 자선이 없다는 내용을 우리측에 통보했다. 이 때가 오전 8시경이었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오전 11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주재, 선원들이 선내에 피신한 상황을 공유하고 최영함이 도착하는 대로 안전하게 선박을 장악한다는 작전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오후 2시 최영함에서 발진한 링스 헬기가 한진텐진호 주변을 돌면서 정찰을 시작했고 오후 5시엔 최영함도 현장에 도착했다. 혹시 모를 해적의 매복에 대비, 주변을 상세히 점검한 뒤 작전이 시작됐다.
◆'아덴만의 여명' 영웅들 다시 활약 = 오후 6시 45분. 청해부대는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때에도 활약했던 2개팀, 16명 요원(UDT/SEAL)들을 한진텐진호에 투입했다. 대원들은 선교와 선내 각 격실, 안전격실 순으로 정밀 수색을 시작했고 약 25분 뒤 피난처에 있던 선원 20명의 전원 무사를 확인했다. 이후에도 대원들은 부비트랩 등 해적들의 속임수 가능성을 배제 않고 배 내부 검색을 실시, 저녁 9시 최종 안전을 발표했다.
해적은 두 차례나 총기 공격을 가하면서 선교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나 납치가 어려워지자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청해부대는 한진텐진호를 수색한 결과 해적의 것으로 추정되는 AK소총 실탄 3발을 수거하고 선교에서 다수의 맨발 자국을 발견했으며 통신장비 조작시도 흔적을 확인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선박내 철조망·물대포 설치, 선내 피난처 마련 등 많은 자구책을 강구했고 승선 1주일 전부터 합동훈련 실시하는 등 '공격은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운항해왔던 것이 초기 기민한 대처를 가능하게 했다"며 "앞으로도 인도양 항해선박은 그 틀을 어기면 안된다는 걸 금칙으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으로 강제화되기 전이라도 피난처 설치 등 선박안전 자구수단은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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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을 항해 중, 소말리아 해적으로 보이는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던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이 위험순간을 넘기고 안전항해를 재개했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는 22일 "한진텐진호(사진)가 현재 예정항로로 운항을 재개, 싱가포르를 거쳐 부산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21일 새벽 무장세력이 납치를 시도하자 선원들은 시동을 끄고 전원 선내 피난처(Citadel)로 긴급대피했으며 인근 해역에 있던 우리 해군은 연합함대와 합동으로 선박안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상황발생 14시간만에 선원 20명 전원이 무사히 구출됐다.
◆해적공격 대비한 사전 도상훈련 큰 효과 = 파나마 선적의 7만5000톤급 한진텐진호는 21일 오전 5시15분께(이하 한국시간) 소말리아 동쪽 460마일 지점에서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즉시 위험신호(SSAS)가 국토해양부 상황실로 발신됐고 곧이어 합동참모본부에도 보고됐다.
위험을 알린 선원들은 시동을 끄고 선내 피난처로 피신했다. 해적이 배를 끌고 소말리아 해역으로 들어가 버리면 사실상 구출작전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진텐진호는 앞서 '아덴만의 여명작전'으로 구출된 삼호주얼리호 사례 등을 참조, 선내 피난처를 강화하고 3일치 비상식량 등을 확보했다. 운항에 앞서 해적공격에 대비한 도상훈련도 실시, 곧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었다. 다만 피난처 내에 위성전화는 싱가포르에 도착 후 장착 예정이어서 외부와의 교신이 차단됐다.

그 사이 정부의 요청을 받은 연합함대가 한진텐진호로부터 80마일 떨어진 곳에 있던 터키 군함을 통해 정찰활동을 시작했다. 터키군은 △한진텐진호가 정지 중이고 △갑판은 점등된 상태였으며 △외부 인원이 식별되지 않았고 △배 주변에 해적들의 모선과 자선이 없다는 내용을 우리측에 통보했다. 이 때가 오전 8시경이었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오전 11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주재, 선원들이 선내에 피신한 상황을 공유하고 최영함이 도착하는 대로 안전하게 선박을 장악한다는 작전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오후 2시 최영함에서 발진한 링스 헬기가 한진텐진호 주변을 돌면서 정찰을 시작했고 오후 5시엔 최영함도 현장에 도착했다. 혹시 모를 해적의 매복에 대비, 주변을 상세히 점검한 뒤 작전이 시작됐다.
◆'아덴만의 여명' 영웅들 다시 활약 = 오후 6시 45분. 청해부대는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때에도 활약했던 2개팀, 16명 요원(UDT/SEAL)들을 한진텐진호에 투입했다. 대원들은 선교와 선내 각 격실, 안전격실 순으로 정밀 수색을 시작했고 약 25분 뒤 피난처에 있던 선원 20명의 전원 무사를 확인했다. 이후에도 대원들은 부비트랩 등 해적들의 속임수 가능성을 배제 않고 배 내부 검색을 실시, 저녁 9시 최종 안전을 발표했다.
해적은 두 차례나 총기 공격을 가하면서 선교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나 납치가 어려워지자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청해부대는 한진텐진호를 수색한 결과 해적의 것으로 추정되는 AK소총 실탄 3발을 수거하고 선교에서 다수의 맨발 자국을 발견했으며 통신장비 조작시도 흔적을 확인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선박내 철조망·물대포 설치, 선내 피난처 마련 등 많은 자구책을 강구했고 승선 1주일 전부터 합동훈련 실시하는 등 '공격은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운항해왔던 것이 초기 기민한 대처를 가능하게 했다"며 "앞으로도 인도양 항해선박은 그 틀을 어기면 안된다는 걸 금칙으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으로 강제화되기 전이라도 피난처 설치 등 선박안전 자구수단은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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