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대형산불 더이상 안돼”

지역내일 2011-04-22 (수정 2011-04-22 오후 2:54:13)


▲ 지난 20일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도마2리에서 만난 산불전문진화패트롤 대원들. 이들이 지난 6일 이 마을에서 발생한 산불을 조기에 발견하고 진화해 큰 피해를 막았다.  김신일 기자

건조하고 바람 강한 4월 가장 위험 … 산림청, 동해안산불센터 운영 '비상근무'

2000년 4월 강원도 강릉·동해·삼척·고성에 걸쳐 2만3138㏊의 산림을 태운 동해안 산불. 2004년 3월 180㏊의 피해를 낸 속초 산불과 430㏊를 태운 강릉 산불. 2005년 낙산사를 집어삼킨 양양산불(피해면적 973㏊).

온 국민을 안타깝게 했던 이들 대형산불은 모두 강원도 영동지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대부분 대형 산불이 선거가 있는 해에 발생했다. 선거로 인해 공무원들의 경계가 느슨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탓일까. 산불 위험이 가장 높은 4월, 그것도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를 치르고 있는 강원 영동지역은 어느 해보다 산불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산림청을 비롯한 당국은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도 대형산불 많아 = 동해안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기후와 지형 탓이 크다. 봄철 초속 2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지형 특성상 3~4월 높새바람과 불규칙한 계절풍이 강하게 불기 때문에 작은 불씨도 바람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예로부터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부는 바람을 '양강지풍'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또한 이 지역은 산불에 가장 취약한 소나무 단순림이기 때문에 일단 불이 붙으면 커지기 쉽다. 봄꽃이 피면서 등산객들이 몰리는 것도 산불 위험을 키운다.

동해안지역 산불은 비단 최근 들어 벌어진 일이 아니다.

조선시대 역사기록서에 담겨진 산불 기록을 살펴보면 최대 산불은 순조 4년(1804년)에 발생한 강원도 동해안 산불이다. 이 산불로 민가 2600호와 사찰 6곳, 배 12척과 각종 곡식 등이 불탔다. 사망자만 61명에 달했다.

최대 인명피해를 기록한 산불도 현종 13년(1672년) 발생한 강원도 동해안 산불이다. 65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이 밖에 성종 20년(1489년) 양양 산불로 민가 205호와 낙산사 관음전이 피해를 입었고, 중종 19년(1524년)에도 강릉 산불로 민가 244호와 경포대 관사가 불탔다. 숙종 23년(1697년) 강릉 산불로 대관령 아래 민가 65호가 소실된 기록도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에도 봄철 동해안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들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22일 현재까지 모두 8건의 산불만 발생했다.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산불방지 기간 동안에 발생한 산불은 5건 뿐이며 피해면적도 경미했다.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산림당국이 애쓴 결과다.

산림청은 지난해부터 산불 위험기간에 강릉에 동해안산불관리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강원 동해안 6개 시·군(강릉 동해 삼척 속초 고성 양양)의 산불을 예방하고 조기 진화하기 위해서다. 센터장은 동부지방산림청장이 맡고 운영요원은 동부청은 물론 지자체와 군부대 기상청 등 관련 기관들이 함께 참여했다.

올해는 작은 산불 8건뿐 = 동해안산불관리센터가 설치된 후 가장 큰 변화는 소방헬기의 운영 권한이다. 평소에는 시·군에서 지원요청이 들어오면 산림청장이 비행을 승인·지시하고 다시 산림항공관리본부장과 산림항공관리소장을 거쳐야 소방헬기 지원이 가능했다.

하지만 센터가 운영되는 기간에는 동해안산불관리센터가 이 지역의 모든 소방헬기에 대한 운행 권한을 갖는다. 헬기지원 요청이 들어오는 즉시 현장에 헬기를 투입할 수 있어 그만큼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졌다.

진화헬기도 산림청이 보유한 4대(초대형 1대, 대형 2대, 중형 1대)와 시군·소방·군부대 헬기 6대 등 모두 10대가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다. 산불 신고가 없더라도 하루 두 차례씩 순찰 비행을 실시한다. 원주와 안동에 있는 10대의 헬기도 1시간 이내에 지원이 가능하도록 배치하는 등 헬기를 동원한 조기진화 시스템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센터가 운영되는 기간 진화인력도 산불진화대와 산불감시원 등 3000여명이나 배치돼 있다. 주말에는 시·군 공무원 1000여명도 산불 예방에 나선다.

산불전문진화패트롤 6~7개 팀도 구성돼 매일 산불 위험지역을 순찰하고 있으며, 산불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곧바로 진화에 투입된다.

실제 지난 6일 강릉시 왕산면 도마2리 깊은 골짜기에서 입산자 실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지만 예방활동을 하던 산불전문진화패트롤 대원들이 산 속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조기에 발견해 피해를 줄였다. 마침 순찰 비행을 하던 산불진화 헬기가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신고와 동시에 진화에 나설 수 있었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하마터면 대형산불로 번질 뻔한 이 산불은 발생 40여분만에 완전 진화됐다. 피해 면적도 0.1㏊가 채 되지 않았다.

임용진 동부지방산림청 보호계장은 "지형과 기후 탓에 건조하고 바람이 강해 산불이 발생하면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어느 지역보다 높다"며 "동해안지역의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산불예방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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