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도박단' 연상 전화부대 잔영 확산되고
'MB의 남자' 이재오, 선거 진두진휘 의심사고
"꼭 투표" 젊은층으로 확산, 투표열기까지 고조

불안한 선거판세에 후보와 당 지도부가 나서 전통적 지지기반인 중장년층 결집에 나섰지만 거꾸로 젊은층의 결집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지난 22일 터진 강원도 강릉의 펜션에서 발각된 불법 전화부대가 선거막판 최악의 악재라는 데 이견이 없다.
관광지 숙박촌에 은밀하게 차려놓은 '전화방 선거운동'이라는 불법행위도 문제지만 경찰의 연행과정에서 모포와 외투를 뒤집어 쓴 중년여성들 모습이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망가뜨렸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초기 대응과정에서 여성들이 모포를 뒤집어 쓰고 나오게 한 것이 실수였다"며 "초상권이 보호된다는 점을 인지시켰어여야 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방송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무슨 주부도박단도 아니고 최악의 그림이었다"며 "그 사진 하나로 우리가 어렵게 됐다"고 했다. 정치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이 최문순 후보측의 불법 문자메시지 발송 등에 대한 맞고발 등으로 여론의 시선을 돌려보려 하지만 어려울 것으로 봤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2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은 먼저 터진 사건이 가지는 강렬함이 있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사건 이후 지역언론의 조명과 야당의 공세 등으로 한나라당 선거운동원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전언이다.
선거판에 이재오 특임장관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것도 부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MB정권의 2인자' '왕의 남자' 등을 불리는 이 장관이 전면에 드러날 수록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보선에서 여권은 철저히 '구도'보다 '인물'로 승부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실제 한나라당도 초기에는 정운찬 김태호 등 이른바 '총리벨트'를 거론할 정도로 인물론으로 승부하려 했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분당과 강원도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당이 전면에 나설 수 있지만 수도권의 다른 지역이거나 충청권이었다면 후보들이 파란색 한나라당 잠바를 못입었을 것"이라며 "이 장관이 앞에서 나서는 모양새가 표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했다.
투표참여 열기가 예상외로 높은 것도 불안요인이다. 중앙선관위가 지난 17일 이번 재보선이 치러지는 지역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답변이 64.0%에 달했다.
특히 적극투표 의향층은 40대가 67.5%로 가장 높아 50대(66.6%)와 60대(65.9%)를 능가하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보통 투표일이 다가올 수록 '적극 투표의사층'이 여론조사에서 줄어들면서 '실제 투표율'에 근접한다는 점에서 선거전문가들은 이번 재보선 투표율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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