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손학규 공통점은 ‘재보선’

지역내일 2011-04-27 (수정 2011-04-27 오후 2:15:36)
93·98년 보궐로 정계입문 … 48년 첫 보궐땐 '유혈사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998년 4·2재보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경북 문경·예천에 박 전 대표를 공천하려던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실세였던 엄삼탁씨가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연합공천을 받고 달성군에 출마하자 출마지역을 바꿨고, 61%의 득표를 기록해 배지를 달았다.

박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이후 한나라당 대표로 연전연승을 이끌며 '선거의 여인'으로 자리잡았다.

경기 분당을에 출마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재보선으로 정치에 입문한 경우다. 그는 1993년에 민주자유당에 입당해 그해 경기도 광명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이 됐다. 손 대표와 함께 차기대선 야권 주자로 꼽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보궐선거가 정계입문의 계기가 됐다.

한나라당 100명, 민주당 30명 등 현역 국회의원 절반을 비롯해 여야 통틀어 1300여명이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한 분당을 재선거도 뜨거웠지만 1999년 3·30재보선 당시 구로을은 더했다. 한광옥 전 의원이 국민회의 후보로 나서면서 과열되기 시작한 선거전에는 여야 국회의원 238명이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해 한판승부를 벌였다. 재보선 결과 한 전 의원이 당선됐지만 다음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배지를 뗐다.

대한민국 역사상 첫 보궐선거는 1948년 10월 30일 서울 동대문갑에서 실시됐다. 당시 동대문갑은 돈암동, 성북동, 창신동, 숭인동을 포괄했던 선거구로 이승만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공석이 됐다. 선거전은 19명의 후보가 난립할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됐고 심지어 유혈까지 낭자했다.

선거 이틀 전이었던 10월 28일 저녁 이혁, 강태연 후보의 집에 폭도들이 침입해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비슷한 시각 최진 후보의 집을 폭파하려던 괴한이 수류탄 조작 실수로 폭사하는 사고도 있었다. 5·10 총선거 당시 전남 광산에서 출마했다 낙선했던 한국민주당 홍성하 후보가 30.5%로 당선됐다.

1949년 1·13 경북 안동군 보궐선거 결과도 흥미롭다. 당시 상공부 장관이전 임영신 대한여자국민당 후보가 22.4%를 득표해 당선되면서 대한민국 첫 여성 국회의원 시대를 열었다.

당시 보궐선거는 전국적 정치인으로 부상한 구미 출신 장택상 전 외무장관과 안동 출신 권중순씨가 3파전으로 치러 관심을 끌었는데, 정작 당선된 임 의원은 충청도 출신이었다.

역대 보궐선거 중에서 가장 피말리는 접전은 2008년 강원 고성군수 선거였다. 당시 무소속 황종국, 윤승근 후보는 접전 끝에 4597표로 동수를 기록했다. 재검표에 들어간 끝에 윤 후보의 한표가 무효표로 밝혀지면서 황 후보가 드라마 같은 승리를 기록했다.

두 사람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맞붙었고 1.1%p 격차(208표)로 다시 황 후보가 당선됐다. 한표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결과다.

강원도 인제에서 두 번의 보궐선거 끝에 국회의원 배지를 단 김대중 전 대통령도 보궐선거와 인연이 깊다. 2006년 7·26 보궐선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의 주역 중 한사람이었던 조순형 의원이 당선된 것은 열린우리당이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었다.

1990년 4·3 대구 서구갑 보궐선거는 '5공청산'과 '3당합당'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자당이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민자당은 이후 대구시장이 된 문희갑 후보를 내세워 대표적인 5공인사였던 무소속 정호용 후보를 압박했고, 정권의 '물량공세'를 이기지 못한 정 후보가 사퇴하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가족 보궐선거도 빼놓을 수 없다. 대구 수성갑에서 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박철언 전 의원이 94년 의원직을 상실하자 아내인 현경자 전 의원이 보궐선거에 출마해 배지를 달았다. 박 전 의원은 15대 총선에서 다시 자민련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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