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최문순의 숨겨진 역전 비결은 ‘면도날 전략’과 ‘훈육정치 극복’

지역내일 2011-04-29
핵심가치 기본으로 생활이슈 쪼개 접근 … 가부장적 설득 탈피, 공감의 정치

민주당 손학규 대표, 최문순 강원도지사 당선인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비결은 뭘까?

기본적으로는 '이명박 정부 심판론'이 작용했지만, 두 후보의 독특한 전략과 특징이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선거유세에서는 이른바 '면도날 전략'이 성공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면도날 전략'이란 핵심 가치를 중심에 놓고 지역별 세대별로 관심을 갖는 생활이슈를 잘게 쪼개 제시하는 전략이다. '이념'이라는 거대 담론보다는, 유권자의 생활속 고민을 담아내 바닥민심을 움직이는 방법이다.

이를 놓고 보면, 분당 선거에서 민주당 손학규 후보는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측의 '좌파논란'에 맞서기보다는 오히려 작고 구체적인 정책을 부각시켰다. 분당 현안인 주택문제와 연관된 '리모델링 법안'이 대표적 사례다. 손학규 후보는 또 이른바 '조직동원 세 과시 유세'보다는 '나홀로 구석구석 유세'를 통해 유권자에게 다가섰다. 선거 지원유세에 참여한 민주당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분당에 출동, 마이크를 잡고 이념문제를 거론하며 '천안함' 사태를 언급하자 유권자들이 오히려 짜증을 내더라"며 "이에 반해 손 후보가 지역 주부들 손을 잡고 '요즘 물가가 너무 올랐죠?"라고 말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내일신문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주)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에 의뢰해 4월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물가상승과 지역경제 침체 문제가 지지후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었다.

강원도 최문순 후보도 춘천, 원주, 강릉, 평창 등을 돌 때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사를 먼저 언급했다.

일례로 동해안 지역 어민들을 만나면 "이명박 정부에서 기름값이(유가) 너무 올라 고기 잡으러 나가지도 못한다면서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을 '장검'이 아닌 '면도칼'에 비유, 바닥 민심을 잡는 비결로 보고 있다.

앞서 이광재 강원도 전 도지사 선거에서도 조직과 세력 열세인 최악의 상황에서 '면도날 전략'을 구사, 방송토론에서 승기를 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손학규, 최문순 두 후보의 또 다른 특징은 '훈육정치'를 탈피했다는 점이다.

장황하게 유권자를 가르치거나 설득하려 들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말을 듣고 교감하려는 '공감의 정치'를 시도했다는 평이다.

분당지역 40대 한 주민은 "손학규 후보가 '호프집'에 들어왔는데 30대와 40대 젊은 부부유권자들을 만나자 그 자리에 앉아 오순도순 대화를 나눴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이 우리 세대의 고민을 들어주는구나, 해결하려고 노력하겠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의 30대 한 주부는 "최문순 후보를 옥천 오거리에서 만났는데 후보가 '저 못생긴 감자인데요 대신 일은 잘합니다' '물가가 올라 우리 주부님도 고민이 많으시죠? 강릉 발전시키고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해 또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집에 가서 식구들에게 말해주니 너무 재미있어하고 후보에게 호감을 갖더라"고 했다.

한편 손학규 대표는 당 지도부 입성 후 제레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를 열독했고, 이후 공식 석상에서 "공감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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