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금융 행복 나눔운동 … 독거노인 70명 매월 방문
"처음엔 한번 인사만 하려했어요. 하지만 막상 어른신들을 만나보니 그럴수가 없더군요. 결국 계속 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어버이날을 앞둔 28일. NH금융 행복나눔회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교남동의 독거노인들을 찾아 나섰다. 어버이날에도 찾는 사람이 없는 이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작은 선물도 주기 위해서다.
김석태 NH금융 공공금융부장은 "지나가듯 다녀가면 외로움만 커질 것 같아 평생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이들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NH금융 농업금융본부 행복나눔회 회원들은 이미 수개월째 이 지역 독거노인들을 매월 방문하고 있다. 독거노인 가정을 다 돌고 나면 하루가 간다. 이번엔 토마토와 카네이션을 준비했지만 지난달엔 식용유 세트를 선물했다. 한 회원은 동주민센터 2층에서 장애인과 노인들의 머리를 깎아준다.
서울의 중심인 종로구 외곽에 위치한 교남동엔 70여명의 독거노인이 살고 있다. 9000여명에 불과한 동 주민 숫자에 비하면 많은 숫자다. 빈집이 늘고 주변 재개발로 쫓겨난 노인들이 찾아들어 70명에 이르렀다.
NH금융 농업금융본부는 교남동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행복나눔회 회원들도 바로 곁에 독거노인들이 이렇게 많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거동도 못하는 정종오(87) 할아버지, 틈틈이 폐지를 주워 집 앞이 종이로 가득한 권계란(82) 할머니…. 방문하는 곳마다 이미 얼굴을 익힌 노인들이 이들을 반겼다.
권 할머니는 NH금융 직원들이 방문하자 최근 몸에 좋다며 약을 맡기고 가버린 아가씨 이야기를 꺼냈다. 약을 놓고 간 후 약값을 갚으라며 통장을 압류했다는 사연이다. 이내 전문가들답게 다양한 해결책이 쏟아졌다.
행복나눔회 회원 중 10여명은 최근 이발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교육기간이 1년이나 걸리지만 "노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게 이유다.
백기운 교남동주민센터 동장은 "NH금융 회원들이 매월 찾아줘 동네 사람들에게 어깨를 펴고 있다"며 "최근 종로구청장이 이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백 동장은 "최근 이 지역에 뉴타운이 추진되면서 걱정이 또 하나 생겼다"면서 "뉴타운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이 동네 독거노인들은 모두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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