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들, 정부 대책 불신 … 민주당, 피해현장 집중 방문해 구애
"아이고, 대표님! 빨리 가지시 말고 우리 말 좀 들어주세요. 우리는 진짜 억울합니다." (횡성 한우농가 한 농민)
지난 24일 강원도 횡성의 축협 회의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구제역 대책 축산인 간담회'에 참가한 한우 농가들은 이례적으로 정치인과의 간담회 시간 연장을 요청했다.
당초 손 대표 측에서는 오후 서울 일정으로 인해 1시간 정도의 간담회를 예상했지만, 농민들의 발언 신청이 계속돼 약 2시간으로 행사가 연장됐다.
이날 한우농가와 조합 관계자들은 구제역에 대한 정부 대응에 불신을 드러냈다. 또 '구제역 후폭풍' 현상을 우려했다. 소 값 하락과 사료가격 인상, 쇠고기 매출 급감으로 인해 2차 고통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다.
"정부에서 소한테 백신 맞히라고 해서 맞혔는데, 소비자들 신뢰가 뚝 떨어졌어요. 명품 한우로 알려졌던 횡성 한우를, 이제는 소비자들이 안 믿고 안 사먹으려고 해요. 그래서 나는 내가 키우는 소가 다 죽어도 백신 안 맞히려고 합니다." (횡성 한우작목연합회 한 관계자)
그렇다면 이런 '구제역 민심'은 4·27 재보선에 영향을 미칠까. 현장에서 만나 축산농가 관계자들은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축산농가 주민은 "한나라당, 민주당 지지를 떠나서 농민들이 이제 정부의 발표를 못 믿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날 농민들이 민주당에 "공항에서부터 농민들 뿐만 아니라 대통령, 장관 등 모든 국민은 소독 과정을 거치게 해달라, 이것을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해 달라"며 제안한 것도 이런 민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거기에 고석용 횡성군수가 민주당 출신이며, 인근 지역 원주 민주당의 박우순 의원이 자리잡고 있는 점도 민주당에 유리한 조건으로 보고 있다. 박우순 의원은 약 10여년간 횡성군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 천안함 1주기 등으로 인해 구제역 발생 이후 상황과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뉴스 등은 묻히고 있다"며 "더구나 민주당의 강원도 조직이 상대적으로 약해 일부 지역에서는 당의 예비후보들이 누구인지 아직 잘 모른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반감만 믿기에는, 여러가지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해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횡성 등 구제역 피해 지역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농민 마음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 '천안함 사태 1주기'에 맞춰 안보문제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 민주당은 민생문제로 맞불을 놓고 있는 격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구제역 발생 초기부터 원주 등을 방문했고, 손학규 대표는 지난 10일 홍천에 이어 이날 횡성을 찾았다.
손 대표는 이날 횡성 간담회에서 "이 정부가 3년전에 광우병 파동 때부터 미국산 소, 안심하고 먹어라, 오히려 미국산 소를 판촉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조일현 최문순 강원도지사 예비후보들과 함께 소 280두가 매몰된 현장을 직접 찾아 농축산 정책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25일에는 춘천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날 오후에 전국구제역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를 진행한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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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대표님! 빨리 가지시 말고 우리 말 좀 들어주세요. 우리는 진짜 억울합니다." (횡성 한우농가 한 농민)
지난 24일 강원도 횡성의 축협 회의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구제역 대책 축산인 간담회'에 참가한 한우 농가들은 이례적으로 정치인과의 간담회 시간 연장을 요청했다.
당초 손 대표 측에서는 오후 서울 일정으로 인해 1시간 정도의 간담회를 예상했지만, 농민들의 발언 신청이 계속돼 약 2시간으로 행사가 연장됐다.
이날 한우농가와 조합 관계자들은 구제역에 대한 정부 대응에 불신을 드러냈다. 또 '구제역 후폭풍' 현상을 우려했다. 소 값 하락과 사료가격 인상, 쇠고기 매출 급감으로 인해 2차 고통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다.
"정부에서 소한테 백신 맞히라고 해서 맞혔는데, 소비자들 신뢰가 뚝 떨어졌어요. 명품 한우로 알려졌던 횡성 한우를, 이제는 소비자들이 안 믿고 안 사먹으려고 해요. 그래서 나는 내가 키우는 소가 다 죽어도 백신 안 맞히려고 합니다." (횡성 한우작목연합회 한 관계자)
그렇다면 이런 '구제역 민심'은 4·27 재보선에 영향을 미칠까. 현장에서 만나 축산농가 관계자들은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축산농가 주민은 "한나라당, 민주당 지지를 떠나서 농민들이 이제 정부의 발표를 못 믿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날 농민들이 민주당에 "공항에서부터 농민들 뿐만 아니라 대통령, 장관 등 모든 국민은 소독 과정을 거치게 해달라, 이것을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해 달라"며 제안한 것도 이런 민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거기에 고석용 횡성군수가 민주당 출신이며, 인근 지역 원주 민주당의 박우순 의원이 자리잡고 있는 점도 민주당에 유리한 조건으로 보고 있다. 박우순 의원은 약 10여년간 횡성군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 천안함 1주기 등으로 인해 구제역 발생 이후 상황과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뉴스 등은 묻히고 있다"며 "더구나 민주당의 강원도 조직이 상대적으로 약해 일부 지역에서는 당의 예비후보들이 누구인지 아직 잘 모른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반감만 믿기에는, 여러가지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해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횡성 등 구제역 피해 지역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농민 마음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 '천안함 사태 1주기'에 맞춰 안보문제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 민주당은 민생문제로 맞불을 놓고 있는 격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구제역 발생 초기부터 원주 등을 방문했고, 손학규 대표는 지난 10일 홍천에 이어 이날 횡성을 찾았다.
손 대표는 이날 횡성 간담회에서 "이 정부가 3년전에 광우병 파동 때부터 미국산 소, 안심하고 먹어라, 오히려 미국산 소를 판촉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조일현 최문순 강원도지사 예비후보들과 함께 소 280두가 매몰된 현장을 직접 찾아 농축산 정책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25일에는 춘천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날 오후에 전국구제역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를 진행한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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