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4·27재보선 김해 을 후보로 확정한 데 비해 야권은 후보단일화 협상이 결렬됐다.
한나라당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원희룡 의원)은 2일 김 전 지사를 후보로 추천키로 했다. 4일 중앙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확정된다. 반면 야4당과 시민단체들이 벌여온 단일화 협상은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고 지난 1일 결렬됐다. 민주노동당과 지역시민단체들은 지역차원에서 단일화를 계속 추진키로 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김 전 지사의 후보 추천은 그가 후보로 나서기로 한 때부터 예상됐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여론조사에 월등히 앞섰기 때문이다. 다만 그의 후보 확정이 늦어진 것은 일종의 '선거전략'으로 해석된다.
그가 지난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박연차 게이트 연루설로 낙마한 데 따른 비판여론을 희석화시키기 위한 사전 여론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김해지역 정치인, 상공인, 학계 인사 등을 두로 만나 양해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후보 등록 후에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바닥민심에 다가가고 있다.
만약 야권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 볼만 하다'는 게 김 전 지사측 분석이다. 다만 여전히 따라붙는 '박연차' 꼬리를 어떻게 자르느냐는 과제로 남아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3월 중순 경 불거진 '김태호-박연차 회동설'이 확산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야권은 고 노무현 대통령 고향이란 김해 을 선거가 손학규-유시민 양 당 대표의 대권 전초전인 양 확대해석되면서 꼬였다. 양 당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경선방식을 주장하다 보니 후보등록 마감일(4월12일)에 쫓기게 됐다.
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민주당은 일각에서 "따로 나가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고 국민참여당은 "원내 진출을 위한 기회"라며 내심 민주당이 양보해 주길 바라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양 당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는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협상 결렬에 따른 책임론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