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막이 아래 수중준설 상당기간 계속돼

지역내일 2011-05-12 (수정 2011-05-12 오후 3:01:12)
환경부 "그곳 현장은 수공 책임, 환경부는 공사감독자 아니다"

내일신문은 지난 3월 26·27일 양일간 구미 해평습지 일대에서 현장취재를 진행했다. 부산을 출발한 '흑두루미'의 마지막 무리가 구미 해평습지를 통과하는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구미취수보가 위치한 낙동강 제방은 흑두루미 이동을 관측하는 주요 지점이여서 26·27일 이틀 연속 현장취재를 진행했는데, 취수보 하류의 수중준설은 해가 떨어질 때까지 쉬지 않고 계속됐다.

4대강 환경영향평가 협의기준에 따르면, 하상준설은 △육상준설(물위의 골재를 굴삭기나 불도저로 채취) △반체절준설(물 깊이가 얕은 경우 가물막이를 하고 육상준설) △수중준설(물 깊이가 깊을 경우 준설선이나 골재채취선으로 진공흡입식 준설) 3가지 방식을 따라야 한다.

◆3월부터 굴삭기 동원한 수중준설 = 구미취수보 하류의 하상준설은 대형 굴삭기 2대가 흐르는 강물 속에 삽날을 담그고 모래를 퍼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명백한 환경영향평가 위반이었다. 그러나 강물이 거의 90도로 휘돌아가는 공격사면에 하상준설용 가물막이가 있었고, 이 가물막이를 보호하기 위해 긴급 수로준설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었다.

한달 뒤인 4월 30일 같은 현장을 찾았을 때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수중준설을 하는 굴삭기는 5대로 늘어났고, 20~30m 정도로 좁았던 강물 폭은 50m 이상으로 넓어져 있었다.(내일신문 5월 4일자 17면 보도)

강 중간에 가물막이 등은 설치되지 않았고 작업량으로 미루어 한달 이상 굴삭기를 이용한 수중준설이 지속되었음을 추정케 했다. 취수용 가물막이가 터져 대규모 급수중단 사태가 빚어진 것은 그로부터 8일 뒤인 5월 8일 오전 6시 20분이었다.


11일 오후 구미 해평취수장 관계자들이 돌망태를 투입하는 등 유실된 가물막이를 복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물이 불어나 취수는 정상화되었지만 가물막이 복구는 물이 줄어든 뒤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구미 = 남준기 기자


◆임플란트 필요한 환자에 보철만 한 꼴 = 물론 하류 준설에 대응한 수자원공사의 조치도 미비했다는 지적이 많다.

경북도 낙동강살리기사업단 관계자는 "몇달 전 가물막이의 시트파일에 틈이 벌어져 보완공사를 요청했다"며 "수자원공사가 시트파일을 다시 박으면서 상부를 아예 용접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수자원공사는 낙동강 상류에서 볼 때 오른쪽은 19m 길이의 파일을 박았고 왼쪽(취수구 쪽)은 6m짜리 파일을 박았는데, 이번에 사고가 난 쪽은 6m짜리 파일을 박은 쪽이었다.

가물막이는 위쪽부터 넘어진 게 아니라 취수구 인근 시트파일 아래쪽이 하류로 밀리면서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잇몸이 뿌리까지 드러나 이가 빠지는 환자에게 임플란트가 아니라 보철치료만 한 셈이었다. 너무 약하다는 지적을 많이 한 곳에서 결국 일이 터진 것이다.

이 관계자는 "차라리 파일이 벌어진 채로 끼워져 있었으면 대량 유실로 취수가 불가능한 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물막이 앞에 이중으로 파일을 박던지 사석을 여유있게 채워 2열로 보강해야 했는데, 수자원공사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한편 굴삭기들이 강물 속에 삽날을 직접 담그고 수중골재를 퍼올리는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경영향평가를 담당한 환경부는 무슨 일을 했을까.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유실된 임시보의 경우, 전적으로 수공에 의해 만들어지고 관리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사중 별도의 중간점검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공사감독은 환경청 소관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 9일 홍보 사이트인 '공감코리아'에 '4대강살리기사업 중 수돗물 안전성 걱정없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나라의 상수도 관련 인프라나 기술 수준은 4대강에서의 준설과 보 건설 공사 등이 수돗물 공급의 안정성을 위협할 정도로 취약하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가물막이 유실 원인 법정공방 불가피 = 구미시민과 구미국가공단입주업체들은 예고없는 단수로 생활불편과 생산차질 등을 입었다며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는 "구미 단수보상해주세요'라는 공간이 마련돼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12일 오전 현재 2254명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YMCA 등 시민단체들도 11일 밤 모임을 갖고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공동대응하기로 했으며 구미 출신 김성조 한나라당 국회의원도 "소송은 당연한 것"이라고 언급해 구미 물난리에 대한 책임공방이 법정으로 비화될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구미 최세호 남준기 이재걸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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