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물가 우려에도 금리동결 … 4개월째 물가 4%대
한국은행 금통위의 13일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의 당초 예상에서 벗어난 조치다. 시장의 다수 전문가들은 김중수 총재의 '베이비 스텝' 언급과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한달씩 건너뛰어 0.25%p씩 금리를 올려온 금통위의 행보를 '징검다리 인상'으로 표현하며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째 4%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해 물가 오름세와 인플레 기대심리 진정을 위해 이달에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 본 것이다.
그러나 금통위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을 선택했다. 물가가 4%대이기는 하지만 3월 4.7%에서 4월 4.2%로 상승폭이 줄었고,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도 7.3%에서 6.8%로 오름세가 둔화됐다는 점에 좀더 주목한 것이다.
1100원을 깨고 내려온 원달러환율이 이달 들어서도 1070~1080원대에서 머물고 있어 물가 상승압력 부담을 덜어주고 있고, 급등세를 보이던 원유가격 등 국제원자재가격이 급락세로 돌아선 상황도 동결의 또다른 이유로 보인다. 한은은 최근의 원자재가격 급락세가 일시적 현상일 것이란 데 무게를 싣고 불안정성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여기에 다음달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적으로는 부동산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어 가계의 이자부담이 늘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한은이 전망하고 있는 물가상승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기조적 흐름이란 점에서 이번 금리동결은 시점을 다시 한번 놓친 것이란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2%로 1월(4.1%) 수준으로 둔화됐으나 3.0~4.0%인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범위를 벗어났다. 생산자물가도 6.3% 상승해 전달(7.3%)보다 오름폭이 줄었지만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1월(6.2%)과 2월(6.6%)에 비해서는 상당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주목하는 것은 근원인플레이션이다. 한은은 근원인플레이션이 4분기에 3.6%로 올라서며 3.4%로 예상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시작돼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대인플레 심리도 문제다. 기대인플레율은 작년 12월 3.3%에서 올 1월 3.7%로 껑충 뛰었고 2월(3.7%), 3월(3.9%)를 거쳐 지난 달엔 4.0%까지 올라섰다.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팽배하다는 것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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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통위의 13일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의 당초 예상에서 벗어난 조치다. 시장의 다수 전문가들은 김중수 총재의 '베이비 스텝' 언급과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한달씩 건너뛰어 0.25%p씩 금리를 올려온 금통위의 행보를 '징검다리 인상'으로 표현하며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째 4%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해 물가 오름세와 인플레 기대심리 진정을 위해 이달에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 본 것이다.
그러나 금통위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을 선택했다. 물가가 4%대이기는 하지만 3월 4.7%에서 4월 4.2%로 상승폭이 줄었고,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도 7.3%에서 6.8%로 오름세가 둔화됐다는 점에 좀더 주목한 것이다.
1100원을 깨고 내려온 원달러환율이 이달 들어서도 1070~1080원대에서 머물고 있어 물가 상승압력 부담을 덜어주고 있고, 급등세를 보이던 원유가격 등 국제원자재가격이 급락세로 돌아선 상황도 동결의 또다른 이유로 보인다. 한은은 최근의 원자재가격 급락세가 일시적 현상일 것이란 데 무게를 싣고 불안정성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여기에 다음달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적으로는 부동산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어 가계의 이자부담이 늘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한은이 전망하고 있는 물가상승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기조적 흐름이란 점에서 이번 금리동결은 시점을 다시 한번 놓친 것이란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2%로 1월(4.1%) 수준으로 둔화됐으나 3.0~4.0%인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범위를 벗어났다. 생산자물가도 6.3% 상승해 전달(7.3%)보다 오름폭이 줄었지만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1월(6.2%)과 2월(6.6%)에 비해서는 상당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주목하는 것은 근원인플레이션이다. 한은은 근원인플레이션이 4분기에 3.6%로 올라서며 3.4%로 예상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시작돼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대인플레 심리도 문제다. 기대인플레율은 작년 12월 3.3%에서 올 1월 3.7%로 껑충 뛰었고 2월(3.7%), 3월(3.9%)를 거쳐 지난 달엔 4.0%까지 올라섰다.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팽배하다는 것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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